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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호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여의도 월드나이트마켓 서울의 밤이 즐거워진다!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이 돌아왔다. 지난해 10월 시범적으로 운영되어 7일간 약 21만 명이 찾았지만 비상설 시장의 형태로 운영되어 아쉬움을 남겨 2016년에는 상설 시장으로 운영키로 한 것이다. 더욱 풍성해진 볼거리와 즐길 거리로 가득 찬 ‘2016서울밤도깨비야시장’이 3월부터 10월까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서울 곳곳에서 시민들과 만난다.

서울의 밤이 즐거워진다

한강을 가로지르는 교량에 불빛이 켜지고 여의도한강공원에 땅거미가 내리기 시작하면 형형색색의 푸드트럭이 모여들어 옹기종기 자리 잡는다. 2주간의 현장품평회를 마치고 첫 공식 오픈을 맞은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이 열리는 날이다. 오후 6시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의 문이 열린다.
한강의 야경을 배경 삼아 디자인도 모양도 제각각인 수십 대의 푸드트럭이 일렬로 서 있는 광경이 이채롭다. 닭꼬치, 김치볶음밥에 탄탄면, 감바스 알 아히요 등 익숙한 음식부터 전문 음식점에서나 볼 수 있는 음식까지 푸드트럭의 종류는 무척 다양했다. 한쪽에는 구입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테이블도 마련돼, 아이와 함께 온 시민들도 편안하게 야시장을 즐길 수 있었다. 푸드트럭과 더불어 개성 가득한 핸드메이드 제품이 손님 맞을 준비를 시작했다. 레게 머리를 한 외국인 셀러가 실팔찌를 만드는 모습과 즉석에서 외국 동전을 이용해 반지를 만드는 소리가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친구들과 함께 야시장을 찾은 시민 정윤희 씨는 “한강에서 이렇게 다양한 음식을 먹고 축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줄은 몰랐어요. 아직은 조금 추운데 여름에 오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아요”라며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야시장을 찾은 시민은 물론 상단들도 기대와 흥분이 가득해 보였다. 푸드트럭에서는 시식을 진행하기도 하고 판매하는 물건에 맞춰 한복을 입고 손님을 맞는 셀러도 눈에 띄었다.
야시장의 진가는 밤이 깊어질수록 드러났다. 한강을 가로지르는 자동차 불빛과 야시장을 밝힌 푸드트럭, 셀러들의 조명이 멋진 풍경을 만들어냈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중앙에 마련된 버스킹 무대에서 마술 공연과 어쿠스틱 밴드의 공연이 시작됐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관객과 함께 소통하는 무대로 즐거운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밤도깨비와 함께하는 하룻밤의 세계여행

시범적으로 운영된 작년과 달리 올해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의 가장 달라진 점 두 가지는 3월에서 10월까지 매주 개최된다는 점과 여의도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목동운동장, 청계광장으로 장소가 확대된다는 점, 그리고 각각의 마켓이 독특한 콘셉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네 곳의 야시장은 순차적으로 개장하는데 가장 먼저 막을 올린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여의도의 콘셉트는 ‘월드나이트마켓: 밤도깨비와 함께하는 하룻밤의 세계여행’이다. 콘셉트에 걸맞게 다양한 세계 음식과 외국인 셀러들을 볼 수 있지만 가장 이국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역시 문화 공연이다.
의외성, 유희성, 자발성을 큰 맥락으로 한 2016서울밤 도깨비야시장의 문화 공연은 크게 세 곳에서 이루어진다. 물빛무대 및 장터특설무대인 메인 스테이지와 야시장 내 한평으로 이루어진 미니 스테이지, 버스킹이 진행되는 버스킹 스테이지다. 가장 큰 규모의 메인스테이지에서는 매월 첫째, 셋째 토요일에 월드나이트마켓의 주제에 부합하는 다양한 콘셉트의 문화 공연이 이루어지는데 한국 전통 무용부터 유럽, 아시아 및 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 등의 전통 문화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메인 스테이지뿐만 아니라 야시장 내에 마련된 미니 스테이지와 버스킹 스테이지에서는 마술과 저글링, 인디밴드 등 평소 한곳에서 만나보기 어려운 다양한 공연을 볼 수 있다.
각각 콘셉트에 맞는 다양한 공연이 겨울을 제외한 연중 상시 펼쳐지는 만큼 단순히 물건을 사고 파는 시장을 넘어 언제나 서울에서 만날 수 있는 문화 콘텐츠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테마토크 관련 이미지2016년 상설 시장으로 운영되는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서는 세계 여러 나라의 음식을 즐길 수 있는 푸드트럭과 개성 넘치는 핸드메이드 제품, 다채로운 공연을 만날 수 있다.

문화가 있는 ‘장터’ 서울밤도깨비야시장

테마토크 관련 이미지

항상 이동해야 하는 푸드트럭과 오프라인 매장을 가지고 있지 않은 소규모 핸드메이드 공방으로서는 1년여에 걸쳐 소비자와 지속적으로 만날 수 있는 야시장은 놓칠 수 없는 기회다. 그래서일까 올해 총 30팀을 선발하는 푸드트럭 모집에 130여 팀이 지원해 경쟁률이 4:1에 달했고 수공예품 부문 역시 70팀을 선발하는데 200팀 이상이 지원해 3:1 이상의 경쟁률을 보였다. 소비자를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창구에 대한 갈증이 반영된 수치라고 볼 수 있다.
푸드트럭의 합법화는 2014년 8월 서울시가 푸드트럭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것으로 물꼬를 텄다. 이전에는 기존의 트럭을 조리시설을 갖춘 푸드트럭으로 개조하는 것이 불법이었다면 규제 완화 이후에는 따로 규정된 안전설비 기준에 맞춰 국토교통부의 허가증을 받으면 합법적으로 영업할 수 있도록 개정되었다. 하지만 규제 완화와 별개로 푸드트럭에 대한 인식의 제고는 쉽지 않았고 주변 상인과의 마찰 등으로 인해 여전히 지속적이고 합법적인 판로 확보에는 어려움이 따랐다.

테마토크 관련 이미지

소규모 핸드메이드 공방 역시 사정이 다르지 않다. 소재, 공법 등의 차별화로 기성품과 다른 저마다의 멋이 있지만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상황에서 소비자와 만날 기회가 매우 제한적이며 결제 시스템 역시 갖춰져 있지 않아 좋은 제품들이 제대로 빛을 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야시장이라는 새로운 공간은 푸드트럭과 핸드메이드 공방에 하나의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푸드트럭에 대한 기존의 인식이 화물차에서 한정된 음식을 파는 불법 영업이었다면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메뉴와 개성 있는 트럭 디자인은 그간의 인식에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실제로 야시장을 찾은 많은 사람이 푸드트럭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음식 종류에 한 번 놀라고, 판매하는 음식의 특징에 맞게 개성 있는 트럭 디자인을 보고 두 번 놀랐다는 반응이다. 소규모 핸드메이드 공방들 역시 오프라인 매장 운영에 대한 부담 없이 지속적으로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매우 좋은 기회라는 반응이다. 도자기 그릇을 만드는 ‘The빛나요’ 셀러는 “공방을 운영하기 위해 작년 여름부터 우선 소규모로 핸드페인팅 도자기 그릇을 판매하기 시작했어요. 10월까지 정기적으로 열리는 야시장에 참여하게 돼서 자연스레 홍보도 되고 제 꿈을 향해 한발 내디딘 기분이 들어요. 특히 작년 시범 운영 때 오셨던 손님이 다시 오시기도 하고 많은 분이 제 그릇을 직접 보고 예쁘다고 해주실 때면 밤샘 작업의 피로도 싹 달아나는 것 같아요.”라며 상설화된 야시장에 대한 기대를 전했다.
야시장은 서울시에도 가능성으로 다가온다. 날씨의 영향을 받는 개방된 공간을 어떻게 운용할지, 많은 사람이 몰리는 만큼 쓰레기 처리에는 무리가 없는지 등의 문제가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연인과 함께 그리고 가족, 친구와 함께 서울의 밤을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문화 공간의 탄생이기도 하다.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을 진행하는 서울시 소상공인지원과 정상택 과장은 “서류 심사와 현장품평회 두 번의 심사를 거쳐 선정된 야시장 상인들은 정기적으로 교육을 받아서 자립 기반을 만들고 야시장을 발판 삼아 오프라인 매장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가 되도록 돕고자 합니다. 야시장을 통해 성장한 상인들은 내년 야시장에 참가하는 새로운 희망 창업자에게 멘토가 되어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할 수도 있겠고요. 또한 밤도깨비야시장이 볼거리, 살 거리, 먹거리 등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문화가 결합된 관광 명소가 되길 기대합니다. 서울의 대표적인 관광 브랜드가 되는 것이죠. 상설화를 통해 보다 많은 청년 상인이 일자리를 찾는 기회가 되고 창업을 위한 테스트 기반으로서 밤도깨비 야시장이 기능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라며 야시장과 청년창업자들이 함께 성장하는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말했다. 서울의 대표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을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도 의미 있지 않을까?

김치볶음밥 푸드트럭 ‘미스꼬레아’ 대표 백래혁 우리 메뉴는 두 가지, ‘김치볶음밥’과 ‘꿈’입니다
익숙한 냄새가 난다. 쉬워 보이지만 왠지 내가 하면 절대 그 맛이 나오지 않는 엄마의 김치볶음밥. 그런데 그 냄새가 난다. 기웃기웃 살펴보니 한쪽에서는 커다란 주걱으로 무쇠 가마솥에 밥을 볶고 한쪽에서는 달걀프라이와 햄을 굽고 있다. 고슬고슬 잘 볶아진 밥 위에 달걀프라이 하나와 햄 하나! ‘미스꼬레아’표 김치볶음밥 완성이다.

테마토크 관련 이미지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 참여하게 된 푸드트럭 ‘미스꼬레아’의 백래혁 대표.

푸드트럭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처음 제안한 사람은 아내다. 안정적인 회사에 다녔지만 업무가 뭔가 삶의 동기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내심 아이를 낳으면 생각이 바뀌지 않을까 했는데 오히려 아침 일찍 나가 저녁 늦게 들어오는 생활이 반복되다 보니 아내의 결심이 확고해졌다. 고민 끝에 장사를 해보기로 하고 주변 번화가의 가게들을 알아보았는데 잘못하면 2억~3억 원 날리는 건 문제도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불현듯 생각난 게 푸드트럭이다. 마침 푸드트럭에 대한 여러 규제가 완화되고 영화 <아메리카 셰프> 등으로 푸드트럭이 부상하던 시기였다. 그래서 푸드트럭을 해보기로 결심했고 쉬우면서도 친근하고 회전율이 높은 음식을 고민하다가 김치볶음밥으로 결정했다. 메뉴를 개발하는 동안 주말 식사는 김치볶음밥뿐이었다.

푸드트럭 운영의 가장 좋은 점과 힘든 점을 꼽는다면 어떤 게 있을지?

푸드트럭의 좋은 점은 자유로운 시간 운용 등이지만 가장 좋은 건 끊임없이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다는 거다. 푸드트럭을 하다 보면 한 장소에서만 하는 게 아니다 보니 정말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물론 가끔은 힘들게 하는 손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다. 트럭 안에서 바깥을 보면 꼭 영화 스크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매일 다른 영화를 보는 기분이니 늘 새롭고 재미있다. 힘든 점은 아무래도 야외에서 하는 일이라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거다. 날씨가 궂은 날에는 허탕이다.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이라는 새로운 공간이 푸드트럭이나 소규모 핸드메이드 상인들에게 새로운 활로가 될 수 있다고 보는가?

물론이다. 지금까지는 푸드트럭에 대해 불법이라는 인식은 물론이고 푸드트럭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하거나 조언을 받고 또 테스트할 수 있는 창구가 전혀 없었다. 그런데 서울밤도깨비야시장을 통해 많은 푸드트럭과 시민들을 만날 수 있으니 자연스럽게 사업 아이템을 시험할 수도 있고 끊임없이 개선할 수 있다. 서울시도 단순히 지원하는 수준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야시장이라는 새롭고 질 좋은 문화 콘텐츠를 갖게 되는 거니 서로 윈윈(win-win) 할 수 있는 기회라고 본다.

앞으로의 포부가 궁금하다.

‘미스꼬레아’라는 상호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세계로 향하는게 목표다. 김치볶음밥이라는 우리나라의 음식을 들고 나중에는 칸 영화제나 선댄스 영화제에 가는 기분 좋은 상상도 해본다. 또 한 가지 계획은 다른 이들의 꿈을 응원하고 싶다. 푸드트럭이 재미있고 좋아 보이지만 철저한 준비 없이 뛰어들면 3개월에서 6개월 안에 망할 수 있는 사업이다. 생각보다 훨씬 변수가 많고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기틀이 잡혀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정보도 부족하다. 우선 푸드트럭의 기반을 단단히 한 다음 우리처럼 막막하게 시작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고 싶다.문화+서울

글 박지영
사진 박정훈, 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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