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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1월호

지원사업 신청자와 담당자에게 묻다 서로를 알기 위해 던지는 사소한 질문
방희영 작가는 2015년 서울문화재단 시각예술 분야 지원 예술가로, 서양고전회화 기법인 템페라 작업을 하고 있다. 이승주 대리는 2012년 서울문화재단에 입사해 현재 창작지원팀에서 예술지원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2015년 지원사업 신청자와 담당자가 한자리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올해 재단 지원사업을 신청하려는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1 방희영 작가(왼쪽)와 이승주 대리(오른쪽)가 만나 재단 지원사업에 관한 소소한 이야기를 나눴다.1 방희영 작가(왼쪽)와 이승주 대리(오른쪽)가 만나 재단 지원사업에 관한 소소한 이야기를 나눴다.

서울문화재단 지원사업엔 처음 어떻게 신청하게 되셨나요?

방희영
(이하 방)
사실 작가들 사이에 알음알음 듣는 얘기로 알게 됐는데,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까 내야 될 게 너무 많고 엄두가 안 나서 포기했었어요. 그런데 갈수록 미술 시장이 어려워지니까, 이번에 용기를 내본 거예요. 저는 공공지원을 처음 받아보는데, 도움되는 부분이 많았어요. 작업하면서 그림이 쌓여가는데 어떻게 전시해야 할지, 매번 고민했거든요.

지원사업 공모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분들이 계세요. 국가문화예술지원시스템을 통한 온라인 신청을 어려워하는 분도 많죠.

저도 홈페이지에 있는 내용만 보고는 지원할 엄두가 안나서 작년에 사업설명회에 다녀왔는데, 설명을 듣고 내용을 다시 보니까 감이 잡히더라고요. 작가들 입장에서는 컴퓨터가 능숙하지 않은 경우도 있는데, 이럴 때엔 직접 가서 도록을 제출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다원화된 창구를 마련하면 좀 더 많은 분이 지원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이승주
(이하 이)
공모를 오픈하면 수천 건의 신청서가 들어오는데, 방문과 우편 접수를 열어놓게 되면 현재 인력으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부분이긴 해요. 그리고 시각예술 분야는 이미지로 이야기하는 건데, 온라인 시스템은 윈도즈 메모장 수준의 텍스트만 입력하는 거라서 더 힘든 것도 있어요. 개인전 경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증빙과 포트폴리오, 전시 계획에 대한 것도 받아요. 지원 시스템이 있는데도 별도로 자료를 더 받아야 제대로 된 공모를 할 수 있다는 게 담당자로서는 아쉬운 부분이에요. 이건 여담인데, 제가 얼마전 장기전세주택 모집요강을 봤는데, 정말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더라고요. 예술가분들이 지원사업 공모를 볼 때 이런 기분일 수 있겠구나 했어요. 지원하는 것 자체가 통과하기 어려운 관문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동료들이 가끔 물어봐요, 그 많은 분량을 어떻게 다 작성해서 냈냐고요.
전통예술 하는 분들은 연세가 있으시니 더욱 어려워하세요. 화내는 분들도 있죠. 그래서 공모 때는 원격으로 지원할 수 있는 계정을 확보해놔요. 화면을 보면서 여기로 접속하세요, 하면서 도와드리죠.

지원금은 실질적으로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지원금 덕분에 큰 전시 공간을 빌릴 수 있었고, 작품이 팔려야 한다는 부담에서 좀 벗어날 수 있었어요. 지원금을 받아 주로 대관료와 전시도록을 제작하는 데 충당했는데, 홍보비까지 사용하기엔 부족한 금액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제가 좀 적게 지원받더라도 많은 사람이 지원받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지원작가가 선정되고 나면 지원금을 배분하는데, 이건 장르마다, 또 심의위원회의 성향에 따라 달라져요. 조금씩 더 많은 분에게 주자, 혹은 ‘선택과 집중’으로 가자는 경우도 있죠. 그래도 단일 장르에서는 시각예술을 가장 많이 지원하고 있어요.

지원금 항목에서 추가되었으면 하는 부분은요?

지금의 지원금으론 홍보를 진행하기 어려운데, 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작가들의 작품을 보여주는 것도 방법이 될 것 같아요. 제가 2015년 [문화+서울] 5월호 표지작가로 나왔는데, 그것만으로도 몇 건의 연락을 받았어요.
사실 재단에서 고민이 없었던 건 아니에요. 2013년에 지원작가들의 미디어 아카이브를 만든 적이 있는데, 지속되진 못했어요.
그런 게 제일 절실한 것 같아요. SNS나 블로그를 꾸준히 운영하는 것도 힘든 일이라 정말 작품을 소개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요. 개인적으로 홍보하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작품을 하다 보면 그 부분에 신경을 쓰기 어렵기도 해요.

힘들게 지원금을 신청해서 받은 후, 나중엔 또 ‘정산’이라는 큰 산이 있죠.

2, 3 2016년 서울문화재단 정기공모 지원사업 설명회(2015. 12.29)에 참석한 많은 예술가들.2, 3 2016년 서울문화재단 정기공모 지원사업 설명회(2015. 12.29)에 참석한 많은 예술가들.

사실 정산하면서 말도 안 되는 질문을 몇 번씩 한 거 같은데, 그래도 친절하게 답변해주셔서 2015년 정산은 무사히 끝냈어요. 정산하면서는 구체적인 금액, 가맹점 번호 같은걸 다 써야 해서 힘들긴 했어요. 또 액자 값이나 재료비 같은건 단골 업체에 현금으로 사면 저렴한데, 이걸 카드나 세금계산서로 진행해 지원금에서 사용할 경우에는 비용이 더 많이 들겠죠.
어떤 물품은 대여하는 것보다 직접 구매하는 게 더 저렴할 때도 있는데, 공공지원금으로는 구매가 불가능해요. 비효율적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지원금으로 개인의 자산 취득을 할 수 없게 되어 있죠. 그리고 가맹점 번호 적는 것도, 직불카드로 결제하면 시스템이 연동되어 있어서 별도로 작성할 필요가 없어요. 근데 많은 분이 카드 결제보다는 현금 거래 시 더 가격이 싸니까 꺼리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공금이기 때문에 정확한 매출 신고가 돼야 한다는 점을 이해해 주시면 좋겠어요.

지원금을 받아 운영하는 기간에 평가받는 절차도 있죠.

현장평가라고 해서 전문평가위원, 전문가 시민모니터 각 세 명씩을 배정해요. 평가 결과는 바로 다음 해가 아닌, 차차 년도 심사에 반영되고요. 근데 평가위원을 익명 처리해서 내용을 예술가분들께 보내드리는데, 의외로 좋아하는 분이 많아요. 원고지 1500매 내외의 분량으로 거의 비평문 같은 내용이거든요. 평가위원에게 도록을 보내고 싶다고도 말씀하세요.
개인전을 하게 되면 자신의 작품에 대해 좀 더 객관적인 관점에서 부족한 부분, 개선해야 할 부분들이 보이고 또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작가들 사이에선 개인전을 한층 더 나은 그림을 그리기 위한 ‘고액과외’라고 해요. 근데 전시를 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좋다’는 정도로 막연하게 얘기하죠. 평가 내용엔 전문가의 객관적인 평가가 있으니 안 좋은 말이 있어도 작가한테 실질적으로 도움이 돼요.

마지막으로 올해 지원사업에 신청하려는 예술가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주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용기를 내서 지원해 보라고 하고 싶어요. 저도 지레짐작으로 컨템포러리 아트(Contemporary art)나 현실 참여도가 높은 작품들이 뽑히리라는 생각에 그동안 적극적으로 지원해볼 생각을 하지 않았고, 이런 건 늘 붙는 사람들만 붙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템페라 분야를 하고 있는 저도 됐으니까요. 용기를 내서 발을 내디디는 게 중요할 것 같고, 앞으로 내 뜻대로 이렇게 계속 작업해도 되겠구나, 하는 용기를 받을 수 있으실 거예요.
지침이 빡빡해서 예술가분들도 저희들도 힘든 부분이 있지만, 공공 기금으로 운영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해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문화재단 직원들도 예술가 분들께 어떤 말씀을 드릴 때 항상 조심스럽고 또 무척 어려워한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더 나은 제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기억해주셨으면 해요.
정리 이정연
서울문화재단 홍보팀 차장
사진 최재식, 서울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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