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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4월호

서울시장과 서울문화재단의 미래문화도시 서울로 가는 길
서울문화재단은 서울시장의 문화 접근법에 맞춰 변화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만든 서울문화재단은 당시 ‘서울기획’이라고 불릴 정도로 축제기획 중심이었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 재임 당시에는 보여주기식 문화행정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현재는 시민의 문화향유권을 넓히려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정책에 따라 공연장 밖의 문화예술에 집중하고 있다. 6월 지방선거에서 선출될 새로운 서울시장과 함께, 서울문화재단은 또 하나의 언덕을 넘어야 한다.

관련이미지1 패션쇼 행사에 참여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
2 오세훈 전 서울시장.
3 지난해 5월 17일, 관광 안내원 복장을 하고 ‘서울로7017 해외 미디어 팸투어’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

역대 서울시장의 서로 다른 문화 접근법

장면 하나. 디자이너 앙드레 김이 곤룡포를 응용해 디자인한 황금색 의상을 입은 이명박 서울시장이 좌우에 한류 스타를 대동하고 무대로 걸어 나오고 있다. 이 시장은 마치 황제 같고, 도열한 한류 스타들은 그의 중신 같다. 2004년 ‘하이서울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 행사였던 ‘한류백야패션쇼’의 한 장면이다.
장면 둘. 2009년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디자인재단 현판식에서 축사를 한다. “새로 출범하는 재단이 디자인 서울의 첨병 역할을 해줄 것으로 믿으며 2010년 세계디자인수도, 2011년 동대문디자 인플라자 개관 등 서울의 디자인산업 진흥을 위한 주요 시책에 전문성과 효율성을 더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전임 이 시장이 서울문화재단을 만들었다면 오 시장은 서울디자인재단을 만들었다.
장면 셋. 2017년 박원순 서울시장이 시민들과 함께 새로 개장한 서울로7017을 걷고 있다. 만리동광장에서 열린 개장식에서 박 시장은 서울을 자동차 중심 도시에서 사람 중심 도시로 변화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이 선언 뒤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40여 명의 ‘서울로7017 시민합창단’의 축하 공연이 있었다.
장면 넷. 이 장면은 아직 펼쳐지지 않았다. 다음 서울시장은 문화시장으로서 우리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앞의 세 장면은 문화에 대한 세 시장의 서로 다른 접근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단체장이 접근하는 방법의 차이에 따라 서울문화재단의 역할도 널뛰기를 거듭했다. 서울문화재단의 미래는 다음 서울시장에 달려 있다. 그러므로 역대 서울시장의 문화리더십을 상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관련사진4 2014년 개관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시민과 함께’의 한계를 넘어서려면

이명박 서울시장에게 문화는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화장술과 같은 것이었다. 그 화장이 잘 받도록 축제(하이서울페스티벌)를 열고 자신이 그 축제의 중심에 섰다. 초기 서울문화재단은 ‘서울기획’으로 불릴 만큼 축제기획의 비중이 커서 실무 부서 6곳 중 2곳이 축제기획팀이었다. 그들은 시장의 이런 철학에 맞춰 시장을 중심에 둔 ‘하이 이명박 페스티벌’을 연출했다.
처음 서울문화재단을 설립했을 때 이명박 서울시장은 “문예지원, 문화진흥, 문화교육 등 각종 문화사업을 벌일 주체를 세우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문화재단이 벌이는 사업은 연구 기능이 강하고 기전문화재연구원, 기전문화대학을 설립하는 등 중후장대한 문화정책을 시행하는 경기문화재단에 비해 경박단소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문화정책은 전임 이명박 시장에 비해서는 세련미가 있었다. 서울문화재단이 서울시장의 들러리를 서는 것이 아닌 서울문화재단도 빛나고 서울시장도 빛나는 길을 택했다. 하지만 오 시장의 문화에 대한 인식은 ‘스타일’에 머물러 있었다. 그래서 서울디자인재단을 따로 설립하고 동대문디자인플라자라는 디자인의 성채를 기획하고 ‘세금둥둥섬’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던 세빛둥둥섬 등을 만들었다. 큰 틀에서 보면 보여주기식 문화행정을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기승전-시민과 함께’라는 말로 요약되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문화정책은 한마디로 시민의 문화향유권을 넓히는 것이다. 박 시장은 폐취수장을 거리예술창작센터로 바꾸고 ‘하이서울페스티벌을 ‘서울거리예술축제’로 바꾸는 등 공연장 밖의 문화예술에 주목했다. 프랑스에서 좌파 정권 집권기에 일반 시민들이 돈을 내지 않고 즐길 수 있는 거리예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는데 서울시도 이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오세훈 시장 시절 맹아가 싹튼 서울 각 지역의 창작센터사업도 박 시장의 재임 시절에 만개했다.
‘시민과 함께’는 지고지순한 가치지만 한계도 있다. 서울과 같은 메트로시티의 문화행정에 대해 시민들은 높은 예술적 완성도 또한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서 박 시장의 문화행정은 아쉬움이 있다. 대표적인 예가 서울로7017 개장 때 설치한 <슈즈트리> 논란이다. 잠실 제2롯데월드 개장 때 화제가 된 <러버덕>처럼 거대한 양괴감을 노린 작품이었지만 실패한 이벤트 정도로 치부되었다. 예술을 적절하고 적확하게 활용하는 것은 현대의 문화행정에서 중요한 과제다.
언덕을 넘어야 언덕이 보인다는 말이 있다. 평지에 있으면 작은 언덕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 언덕을 올라야 더 큰 언덕이 보이고 더 큰 언덕에 올라야 산맥의 윤곽을 어림할 수 있다. 서울문화재단은 ‘시민과 함께’ 작은 언덕을 넘었다. 이제 예술적 성취라는 더 큰 언덕을 넘어야 한다. 그 큰 언덕을 넘어서면 문화도시 서울의 큰 산맥이 보일 것이다. 다음 서울시장과 함께 이 언덕을 잘 넘기 바란다.

고재열 시사 IN 편집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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