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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상담소

4월호

별자리 운세도 신통치 않을 때예술적으로 상담해드립니다
“똑똑똑… 여기가 ‘예술적 상담소’ 맞나요?”
여러분의 어떤 고민도 예술적으로 상담해드리는 ‘예술적 상담소’. 온라인으로 별도 공간을 마련해 고민 상담을 위한 만반의 채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올려주신 고민에 대한 예술적 대책을 찾아 답변을 달아드립니다. 서울문화재단 페이스북 탭에서 ‘예술적 상담소’를 찾아주세요! 다른 사람의 고민에 댓글을 달 수도 있답니다. 채택된 질문은 [문화+서울]에 게재되며, [문화+서울]을 1년 동안 보내드립니다.

제 이름으로 책을 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제 이름으로 책을 내는 게 꿈입니다. 하지만 출판 관련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도 아니라서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평소 여행을 즐기고 책을 읽거나 메모하는 걸 좋아하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그때그때 적어놓은 생각들을 엮어 책을 만들 수 있을까요? 아니면 글쓰기를 배워야 할까요? 요즘은 1인출판 같은 형태로 나오는 책도 많던데, 회사를 다니면서 책을 만들 수 있을지, 무엇을 준비하고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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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내기 위한 과정

오랫동안 독립출판을 보면서 ‘자발적으로 하는 것’의 힘을 느꼈습니다. 누가 말릴 수도, 부추길 수도 없는 ‘자연스러운’ 행동이지요. 책을 내는 꿈은 책을 잘 읽지 않는 시대에도 말릴 수 없는 자연스러운 열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이 책을 내려는 이유는 뭘까요? 나름대로 몇 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을 겁니다. 우선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저자라는 타이틀에 매력을 느낀다거나, 저작권료라는 마르지 않는 샘의 신화를 상상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작업’을 한다는 것, 내가 쌓아온 작업물들을 의미 있게 마무리한다는 목적이 클 거라 생각합니다.
10년 넘게 찍어온 사진들은 추억에 젖게도 하지만 그것이 한 권의 사진집이 되기도 하지요. 오랜 시간 틈틈이 써놓은 시가 모여 한 권의 시집이 될 수도 있고요. 여행에서 느낀 감정을 담은 글귀와 그림이 서랍에 잔뜩 있는 사람은 여행 에세이를 읽을 때마다 나도 이렇게 묶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될까요? 질문에 답이 있습니다.
책으로 만들면 됩니다. / 글쓰기를 더 배우면 좋겠지요. / 1인출판으로 낼 수 있습니다. / 회사를 다니면서 책을 만들면 더 좋습니다. 다만 시간이 조금 더 걸리겠지요. / 무엇을 준비하고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도 알면 도움이 됩니다.
책으로 만들면 됩니다. ‘책’의 범주는 넓어지고 있습니다. 종이책, 웹문서, PDF 파일 등 상황과 용도, 예산에 맞는 형태를 선택하면 됩니다. 종이책은 디자이너와 인쇄소가 있으면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니 종이책으로 만들고 싶은 열망이 있다면 담을 내용과 디자이너, 인쇄소를 갖추면 됩니다. 물론 독립출판이란 본인이 비용을 부담한다는 뜻이지요.
글쓰기를 더 배우면 좋습니다. 글쓰기를 배우기 위해 꼭 학원에 다닐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이 쓴 글을 다듬고, 새로 쓸 때 글을 읽는 사람을 생각하며 쓴다면 글은 더 좋아질 것입니다. 물론 더 좋은 책으로 엮이겠지요. 그래서 계속 글쓰기를 연습해야 합니다.
1인출판으로 낼 수 있습니다. 1인출판은 결국 출판사를 만든다는것을 뜻합니다. 그러니 ‘책을 쓴다’에 ‘사업을 한다’가 더해지는 것이지요. 그것이 자신이 원하는 방향과 맞는다면 그렇게 한 권 한 권 책을 만들어가는 것도 방법입니다. 저자가 되는 것 못지않게 사업 유지가 어렵다는 건 ‘회사원’이니 잘 알 것 같습니다.
회사를 다니면서 책을 내면 더 좋습니다. 다만 시간이 좀 걸리겠지요. 책을 만든다고 생각했을 때, 가장 넘기 어려운 산은 내용에 있습니다. 책으로 만들어낼 만한 내용이 있는 사람은 흔하지 않으니까요.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넘어야 할 다른 산은 바로 ‘시간’과 ‘비용’입니다. 회사를 다니면 물론 시간은 좀 모자라겠지만 비용을 마련하기는 낫지요. 만약 작업에 집중한다면 시간이 충분하니 내용은 충실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늘어나는 비용은 부담일 것입니다. 그래서 타협점이 필요합니다. 어렵지만 이제 승부를 봐야겠어, 라는 선택의 순간이 아니라면 조금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일상을 유지하면서 작업하기를 권장합니다. 적금이 두둑하다면야 몸을 던져볼 수도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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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은 작가 자신이 만들 수 있다

무엇을 준비하고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를 생각해본 후에 책을 만든다는 건 좋은 시작입니다. 물론 충분하지는 않겠지만 어느 정도 최신의 정보를 가지고 시작할 수 있다면 본인이 원하는 결과물에 다가갈 가능성이 커질 테니까요. 책은 다행히 흔한 매체입니다. 집에 있는 책장에서, 혹은 작은 서점에서 내용과 모양새가 마음에 드는 책을 몇 권 골라볼 수 있을 겁니다. ‘아, 나는 이런 책의 저자가 되고 싶다’거나 ‘내 책은 이런 표지, 이런 지질, 이런 모양새면 좋겠어’라는 생각이 드는 책 말입니다. 그런 책을 참고해서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나 자신의 책을 구상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이후의 작업들은 디자이너, 인쇄소, 유통사(100개를 넘어가고 있는 전국의 독립출판물 서점들)에서 적절한 비용을 받고 해주고 있습니다. 전국의 독립출판물 서점에서는 1일 강좌 혹은 4주의 단기 강좌를 통해 실제로 책을 제작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니 도움이 될 겁니다.
“아니요. 아니요. 저는 좋은 출판사에서 제대로 책을 내고 싶습니다.” 그 마음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독립출판의 붐이 온 이유는 제대로 된 책을 만드는 것이 꼭 좋은 출판사의 몫이 아니라 작가 자신의 역량으로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사람들 덕분입니다. 그것이 현대 작업자의 모습 아닌가 싶습니다. 어쨌든 꼭 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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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피터 김용진 독립잡지 <싱클레어> 편집장, 뮤지션. 2000년 봄부터 독립잡지 <싱클레어>를 만들고 있으며, 앨범 <기타의 붐이 온다>, <너와 오끼나와>, <여행에서 줍다>를 냈다.경주 불국사 아래에서 책 읽는 가게 ‘신촌서당’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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