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 <지킬앤하이드> 월드 투어 공연 모습.
월드클래스로 느끼는 감동의 지금 이 순간
<왕위 주장자들> <지킬앤하이드> 월드 투어, 3. 10~5. 21,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지금 이 순간 내 모든 걸, 내 육신마저 내 영혼마저 다 걸고 던지리라 바치리라. 애타게 찾던 절실한 소원을 위해.”
1997년 브로드웨이 입성 이후 세계 곳곳에서 공연된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는 유독 한국 관객들이 사랑하는 작품이다. 브로드웨이에서는 2001년 무대를 끝으로 내려왔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04년 초연된 이래 지난달 말 누적 관객 수 125만 명을 돌파했다. 선과 악의 이중인격을 가진 주인공 지킬(하이드)과 그를 사랑하는 2명의 여인 엠마와 루시의 비극적 이야기가 돋보이는 스릴러 작품으로, <지금 이 순간>(This is the Moment), <한때는 꿈에>(Once
Upon a Dream) 등 감미롭고 서정적인 넘버는 뮤지컬을 보지 않은
일반 대중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다.
영국 스코틀랜드의 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뮤지컬은 1885년 런던이 배경이다. 유능한 의사이자 과학자인 헨리 지킬은 정신병을 앓는 아버지를 치료하기 위해 인간의
신체와 정신을 분리하는 연구를 시작한다.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실험만 남은 상태에서 이사회의 전원 반대로 연구는 무산되고
결국 지킬은 자신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게 된다. 하지만 실험 결과
정신이 선과 악으로 나뉘면서 악으로만 가득 찬 제2의 인물 하이드가 내면을 차지하고, 이사회에서 자신의 의견을 반대했던 임원들을
하나씩 살해하기 시작한다.
2명의 여인 루시와 엠마는 흑백의 대비처럼 상반된 캐릭터로 묘사된다. 런던 웨스트엔드의 클럽에서 일하는 밑바닥 인생 루시는 하이드로 대변되는 악한 인간들로 인해 비극을 맞이하고, 지킬의 약혼녀인 엠마의 꿈도 파국에 처한다.
이번 내한공연에서 주목해야 할 배우는 루시 역을 맡은 다이애나
디가모로, 지난 2004년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 3>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 나오는 파워풀한 에너지가 인상적이다.
3 <드림걸즈> 공연 모습.
본고장의 소울, 서울에 오다
<드림걸즈> 4. 4~6. 25, 샤롯데씨어터
“모든 이들의 마음속엔 누구나 특별한 꿈이 있지. 자 크게 눈을 뜨고 봐. 눈부시게 빛날 그대의 꿈을.”
뮤지컬 <드림걸즈>는 비욘세와 제이미 폭스, 제니퍼 허드슨이 주연한 동명의 영화로 인해 국내 관객들에게도 친숙한 작품이다. 이번에는 브로드웨이의 아프리칸 아메리칸 배우들, 그리고 브로드웨이
제작진과 한국 제작진이 함께 꾸린 프로덕션으로 만날 수 있다. 비욘세의 곡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리슨>(Listen)을 비롯해 <원 나이트 온리>(One Night Only) 등 미국 본고장의 오리지널 소울이 가득한 음악의 향연이 펼쳐진다.
1981년 브로드웨이 임페리얼 극장에서 초연되었던 뮤지컬 <드림걸즈>는 1960년대 미국의 전설적인 흑인 R&B 여성그룹 ‘슈프림스’(Supremes)의 이야기를 모티프로 한다. 흑인 소녀 에피, 디나, 로렐이 ‘드림즈’라는 팀으로 가수의 꿈을 이루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미국 쇼 비즈니스 세계의 명암과 흑인 음악이 억압에 맞서 주류 음악으로 발돋움하는 과정이 그려지며, 그 속에서 일어나는 세 소녀의 갈등과 화해가 아름다운 넘버들을 통해 진솔하고 감동적으로 전개된다.
‘드림즈’의 원년 메인 보컬이었지만 디나에게 메인 보컬 자리와 커티스의 사랑을 빼앗기며 분노와 질투에 사로잡혀 ‘드림즈’를 떠나는
에피 역에는 브리 잭슨과 브릿 웨스트가 더블 캐스팅됐다. 브로드웨이 현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브리 잭슨은 파워풀하면서도
섬세한 가창력을 바탕으로 에피 역을 연기한다. 예쁜 외모와 아름다운 음색으로 ‘드림즈’의 성공을 이끄는 메인 멤버 디나 역에는 캔디스 마리 우즈가 캐스팅됐다. 힘 있는 목소리와 아름다운 외모는
디나의 캐릭터와 완벽히 조화를 이룬다.
이 작품은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브로드웨이 역사상 가장 화려한
쇼”로 평가받으며 1982년 제36회 토니상에서 최우수작품상과 여우
주연상, 안무상 등 6개 부문을 수상했다. 이후에도 전 세계에서 끊임없이 공연되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작품이다. 배우들의 그루브와 폭발적인 에너지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다.
- 글 박지현_ 파이낸셜뉴스 기자
- 사진 제공 오디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