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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11월호

책 《결국 Z세대가 세상을 지배한다》와 《영 포티, X세대가 돌아온다》 갈등 아닌 공존 위한 세대 담론을 기대하며

올 들어 세간에 가장 많이 회자된 용어를 꼽으라면 ‘MZ세대’를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MZ세대에 대한 지나친 조명은 한편으론 부작용을 낳았다. 이들의 존재감을 부각하는 과정에서 다른 세대가 홀대받는 현상이 나타났다. 세대 담론의 목적은 갈등 유발이 아니다. 모든 세대가 공존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을 찾는 데 있다. 그런 점에서 10대와 40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책 두 권을 소개한다.
진정한 차세대 권력, Z세대 《결국 Z세대가 세상을 지배한다》 | 김용섭 지음 | 퍼블리온

MZ세대는 1982년에서 1996년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1997년에서 2012년 사이에 태어난 Z세대를 합친 용어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하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1982년생은 마흔을 눈앞에 뒀고, 2012년생은 초등학교 3학년이다. 과연 이들을 한데 묶어 같은 세대라 할 수 있을까. 그런 점에서 책의 저자인 트렌드 분석가 김용섭은 MZ세대라는 용어에 대해 기성세대의 편의주의적 세대 구분이라고 말한다. 세상의 변화 속도를 반영하지 못한 구시대적 세대 구분의 결과라는 것이다.
저자는 MZ세대를 조금 더 세분화한다. 밀레니얼 세대를 전기 (1982~1989년생)와 후기(1990~1996년생)로 구분하고, Z세대도 전기(1997~2003년생)와 후기(2004~2012년생)로 나눈다. 이 중에서 이미 X세대에 어느 정도 동화된 ‘전기 밀레니얼 세대’와 아직 어린 ‘후기 Z세대’를 제외한 중간의 1990~2003년생을 ‘코어 MZ세대’라 부르면서 이들이 기존 질서에 균열을 내고 있는 ‘요즘 젊은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코어 MZ세대’의 시대가 가고 바야흐로 ‘전후기 Z세대’가 젊은 세대의 정중앙에 서면 완전히 새로운 세상의 질서를 보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Z세대에게 공정은 정의가 아니라 생존이다. 밀레니얼 세대도 어느 정도 그렇지만 Z세대는 공정에 굉장히 민감하다. 현재도 이들은 학교 안에서 문제가 있으면 문제가 있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편이다. 이들은 전체 세대를 아울러 가장 개인주의적이고 가장 자본주의적이다. 성 정체성이나 인종, 국적 다양성에는 관대하고, 환경 윤리에는 진중하다. 각종 전자기기에 둘러싸여 성장한 이들은 로봇을 가족으로 받아들일 첫 세대이기도 하다. 요즘 각광받는 메타버스에서도 벌써 자유롭게 뛰어 놀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은 사회적 목소리를 내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특히 온라인에서 다양한 연대가 이루어지는데 이는 생활의 일부다. 이런 특징에 따라 Z세대는 향후 새로운 형태의 정치세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

X세대가 ‘라떼’를 좋아한다고요? 《영 포티, X세대가 돌아온다》 | 이선미 지음 | 앤의서재

시대와 장소를 막론하고, ‘요즘 애들’ 소리를 듣는 새로운 세대는 늘 존재했다. 하지만 ‘신세대’라는 소리를 제대로 들은 첫 집단은 X세대다. 책은 X세대를 1970~1979년생으로 정의하면서 이들이 가진 공통적 경험과 특징을 설명한다.
X세대는 경제적 풍요와 정치적 안정기를 누리며 ‘내 방’을 갖고 자란 첫 세대다. 우리나라 최초의 개인주의 세대라 할 수 있다. 1990년대 대중 문화 르네상스를 이끌었고 자유분방한 패션을 처음 즐겼다. 40대가 된 현재도 이들은 ‘난 나야’란 생각이 강하다.
하지만 ‘하면 된다’는 정신으로 무장한 윗세대와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을 외치는 아랫세대 사이에서 어찌할 바 모른다.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후 “하라면 해”라고 일방 지시를 내리는 선배에게 업무를 배웠지만 이들에게 배운 방식을 후배들에게는 결코 써먹을 수 없다. 까딱했다간 “퇴사할래요” 소리를 듣게 되기 때문이다. 결국 팀원들을 대신해 조용히 야근을 하고 만다. 사회적 목소리도 잘 못 낸다. 흔히 586세대로 불리는 윗세대는 독재에 대항하며 집단 연대를 한 경험이 있다. 아랫세대는 SNS를 통해 물 흐르듯이 연대하는 데 익숙하다. 반면 X세대는 그런 경험이 부족하다. ‘라떼는 말이야’ 타령을 한다고 후배들에게 비웃음의 대상이 되더라도 발끈하기보다는 조용히 입을 닫는 쪽을 택한다.
하지만 이들의 목소리가 작다고 해서 영향력까지 작다고 판단하면 오산이다. 대한민국 인구의 16%를 차지하는 거대한 소비자 집단이자 유권자 집단이다. 세상은 MZ세대에 초점을 맞추지만 사회 여러 분야에서 주도적 흐름을 만들어내는 문화 콘텐츠 제작자, 인플루언서, 경영자 등에 X세대가 다수 포진해 있다. 특히 마케팅 분야에선 X세대와 관련해 재미있는 현상이 종종 포착된다. MZ세대를 겨냥한 프로모션에 가장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사람들이 X세대다. MZ세대만 반응하는 트렌드는 존속 기간이 짧은 반면 X세대까지 호응한 경우에는 대한민국 메가 트렌드가 된다. 저자는 수면 아래서 판을 움직이는 집단이 X세대라고 말한다.
게다가 X세대는 Z세대의 부모 세대다. 미래 권력이 될 Z세대와 이들에게 어른 역할을 하는 X세대가 서로 더 잘 이해한다면 향후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미리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정영현 《서울경제》 기자 | 사진 제공 퍼블리온, 앤의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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