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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11월호

아이들이 예술로서 무용을 배우고 있지 않다 무용 교육의 미래

‘2022 개정 교육과정’ 발표를 앞두고 음악·미술·연극만 들어 있는 예술 교과에 무용을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무용은 예술 교과가 아닌 체육 교과에 포함돼 있는데,
11번째 교육과정 개정에서 하나의 독립된 교과목으로 인정받고 체육이 아닌
예술의 범주에 속하도록 하기 위해 무용계가 혼신을 다하고 있다.

예술 교과에 무용을 포함하기 위한 활동

지난 9월 10일 무용교육혁신위원회(이하 무교혁)는 ‘2021 대한민국 미래 무용교육 혁신을 위한 성명’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으로 전국 초중등 예술 교과군 내 무용을 교과로 포함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이를 통해 예술 교과의 다양성을 확보해 다수 국민이 무용 교육을 제대로 받을 권리를 실현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요 핵심은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무용이 예술 교과목으로 등재되는 것이다.
무용은 문화예술진흥법에는 문화예술에 포함돼 있지만 교육법에는 체육 분야로 규정됐다. 1955년 1차 교육과정을 만들 당시 무용을 예술로 정의하지 못하고 신체 활동으로 분리하면서 체육 교과의 한 영역으로 편성했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체육 수업 중 일정 비율을 할당해 수업했는데, 초기엔 비율이 30%였다가 15%로 줄었고, 지금은 그마저도 정해진 비율 없이 ‘표현 활동’ 영역으로 남아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2002년, 전국 대학 무용학과·학회·협회·국공립단체 등 무용계를 대표하는 모든 기관이 참여해 무용 교과 신설을 목적으로 무교혁을 설립해 비영리단체로 활동하고 있다. 무용 교과가 단일 예술 교과목으로 인정받기 위해 20년 가까이 노력하고 있는데도 아직 그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결실을 보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난 5월 국민신문고에, 6월에는 국가교육회의에 국민 제안을 진행했으며, 무교혁 100인 참여단을 발족해 ‘모든 국민은 무용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다른 예술 장르는 어떤가. 음악과 미술은 초기부터 독립 교과로 인정받았다. 반면 연극은 아예 교과목에 포함되지 못하다가 지난 2015년 교육과정을 개편하며 예술 영역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무용계도 2003년 무용·연극 교육의 정립과 예술교육의 혁신을 염원하는 ‘범공연예술인 운동’을 펼치기도 했는데 결과적으로 2015년에 연극만 등재됐다.

1 9월 10일 ‘대한민국 미래 무용교육 혁신을 위한 성명서 발표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2 2003년 5월 28일 열린 무용교육현장 보고 및 범 무용인 결의대회
무용은 신체와 정신 동반한 창조 예술

무용은 왜 제외됐을까. 무용은 신체를 매개로 하지만 지적 활동을 동반한 창조적 표현 활동이다. 신체를 통해 자기를 표현하고, 상상력을 발휘해 자기실현이 가능한 예술이다. 더욱이 교육 현장에서는 신체 발달을 돕고, 정서 균형을 맞춰주는 통합교육에 기여할 수 있다. 어느 예술 장르보다 전인교육에 가장 적합하다고 하겠다. 그럼에도 무용은 여성을 위한 예술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남아 있고, 한국무용·발레·현대무용 등 대학의 삼분법 전공에 따라 교육이 이루어진다는 선입관이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무용이 독립 교과목으로서 무엇을 가르치게 될지 알게 된다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예를 들어 무용계에서 제시하는 초등학교 커리큘럼을 살펴보면 몸동작으로 자기 소개하기, 춤으로 나누는 인사, 몸으로 만드는 도형 등 일반 교과와 연계한 다양한 콘텐츠를 포함한다. 몸에 대해 이해하고 몸을 통해 세상을 탐구하며 몸의 가치를 깨닫고, 정서적 안정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좋은 자세’ ‘긴장 완화’ ‘감정 표현’ 외에도 청소년의 창의력을 배양하는 데 탁월한 결과를 얻게 될 것이다. 이런 기초적이고 근본적인 신체 표현에는 당연히 남녀 성별 구분도 없다.
해외 선진국의 사례는 어떤가. 미국의 경우 예술교과에 무용·음악·연극·시각예술 등 4개 과목이 포함됐고, 12학년까지의 청소년은 전 교육과정을 예외 없이 이수해야 한다. 뉴질랜드의 경우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예술교과가 구성됐다. 호주는 예술교과가 총 5단계로 나뉘어 있는데 저학년에 해당하는 3단계까지는 공연예술과 시각예술로 나눴고, 4단계부터 미술·무용·연극·미디어·음악 등으로 세분화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저학년에서는 무용을 체육에 포함하고 있으나, 고등학교부터 무용은 독립 교과목이다. 중등교육자격시험 졸업 평가에서 무용을 치를 수 있어 대학 입학시험에 반영되는 등 제도적으로 무용 과목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국내에서 2015년부터 무용교과 교원 자격증이 발급되고 있지만 독립 교과목으로 인정받지 못해 안타까운 실정이다. 2015년 무교혁에서 실시한 인식도 조사를 보면 참여 교사와 학부모의 90% 이상이 무용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교육 현장에서 체감하는 청소년의 신체 활동에 대한 열망은 매우 높아 이를 해소하기 위한 사교육도 왕성한데 정작 교육과정은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시대에 맞는 미래 지향적 개편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장인주 무용평론가 | 사진 제공 무용교육혁신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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