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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3월호

대학로 예술 생태계와 상생하다

대학로극장 쿼드의 미래

1989년 개관한 동숭아트센터는 대학로에 민간 투자로 세워진 첫 예술 전용 극장이었다. 그리고 경제난으로 공연예술계가 어려울 때면 저렴한 대관료를 내걸고 순수예술 단체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줬다. 그 자리에 새롭게 태어난 쿼드 역시 오래도록 뿌리내린 그 정신을 이어간다.

2022년 7월 20일 2년에 걸친 구조 변경 공사를 마치고, 대학로극장 쿼드QUAD가 문을 열었다. 당초 동숭아트센터 지하에 있던 극장은 프로시니엄proscenium 형태였으나, 다양하고 폭넓은 작업이 가능하도록 ‘가변형 블랙박스 극장’으로 변신을 시도했다. 기왕에 블랙박스로 구축하는 것이면 확장성을 극대화하자는 의견에 상부 그리드에는 트랙 포인트 호이스트 시스템Track Point Hoist System 23기와 배튼batten 23기, 무대 리프트 3기를 설치해 기능이 극대화된 극장 환경을 조성했다. 그 결과 객석과 무대가 고정되지 않고 자유롭게 변형되면서 다양한 장르와 형식을 깨는 실험적인 작품을 진행할 수 있었다. 극장이 문을 연 후 개관 페스티벌을 비롯해 다양한 예술축제가 열렸고, 자체 제작 작품도 쉼 없이 이어가며 극장의 확장성과 최적화를 위한 작업을 시도했다.
2023년 극장은 어떻게 예술가와 시민들을 맞이할 것인가? 극장 개관 당시 언급했던 것처럼, 무엇보다도 창작 초연 1차 제작극장으로서 창작자의 예술적 실험과 도전이 가능한 극장이라는 정체성을 한가운데에 안배했다. 그러나 대학로에 위치한 블랙박스는 더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함으로써 작지만 강한 극장의 기능을 수행해야 하기에 임무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는 대학로에 자리한 공공 극장으로서 책무이기도 하다. 우수한 작품을 발굴·지원·공동 제작하는 협력 극장,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도록 대관하는 열린 극장, 다양한 실험뿐만 아니라 시민의 문화 향유 스펙트럼을 확장해 더욱 다채로운 작품이 오르는 극장, 그리고 창작자와 관객 모두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문턱 없는 안전한 극장을 모두 목표로 삼아야 하기 때문이다.
2023년 일정을 살펴보자. 일단 1차 제작극장으로서 책무를 다하기 위해 2021년부터 제작 계획을 확정한 적극 연출의 <다페르튜토 쿼드>와 황수현 안무의 <ZZZ>, 정진새 연출의 <신파의 세기> 등 세 작품이 연초와 연말을 장식한다. 이 작품의 공통점은 극장이 가지고 있는 물리적 장점을 최대화하는 실험 작품이라는 점이다. 작품은 지속해서 업그레이드될 것이고 이를 통해 서울의 다양한 극장에서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순회하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두 번째로 가칭 ‘쿼드초이스’ 프로젝트다. 쿼드초이스는 예술성과 인지도를 모두 가지고 있는 예술가를 초청해 대학로를 찾는 많은 시민과 우수한 작품을 공유하는 프로젝트다. 무용·전통·연극 등 3개 장르의 작품 7~8편을 5월에서 9월까지 7주간 안배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가칭 ‘동숭길 122’ 프로젝트를 통해서 여름과 겨울 시즌에 맞춰 페스티벌 형태로 어쿠스틱·일렉트로닉·얼터너티브 국악 밴드(여름), 재즈 및 클래식 음악 앙상블(겨울) 등으로 라인업을 구성하고, 극장 안팎을 모두 활용해 축제의 장을 펼쳐놓아 대학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실험을 추진한다.
세 번째는 대관 기능이다. 열린 극장으로서 정체성을 가지기 위해 누구나 극장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올해는 약 40일 정도로 짧게 대관을 진행하지만, 2024년부터는 130일 정도로 대관 기간을 확장해 현장의 목소리에 대응하는 열린 극장으로서 기능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공공 극장으로서 극장 기술 종사자의 안전 교육을 수행하는 교육장 기능을 맡아 공공성을 극대화하고자 한다. 또한 공동 기획을 통해 우수한 예술축제와 함께하는 협력 극장의 역할도 이어갈 예정이다.
올해 진행되는 다양한 프로젝트와 극장이 수행해야 할 기능을 나열해놓고 보니 극장이 쉬지 않고 가동되는 그림이 그려진다. 극장이 할 수 있는 모든 그림을 그려 보고자 욕심을 내는 것은 결국 최적화된 극장의 모습을 찾기 위한 노력이다. 이러한 가운데서 강화할 것은 강화하고, 불필요하거나 기능이 약한 것은 버려가면서 극장은 색깔을 분명히 할 것이다. 지금 서울문화재단 대학로센터에 자리한 극장 쿼드는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단순한 제작극장을 넘어서 지원·협력·대관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자 한다. 대학로 예술 생태계와 상생하며 항상 열려 있는 극장으로서 쿼드는 동시대 예술적 가치를 실현하고 예술가와 시민 모두에게 사랑받는 극장이 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김영호_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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