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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호

새로운 발판이 될 수 있을까 공연계 OTT 실황

공연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Over The Top 구독 운영이 가능할까? 구독 경제가 본격화하며
공연계에서도 이 같은 질문이 종종 나왔다. 명확한 해답이나 방향성을 갖춘 플랫폼은 아직 없다.
다른 콘텐츠 산업군에 비해 규모가 미약하기 때문에 자본을 갖춘 별도 플랫폼을 구축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공연을 즐기는 팬이 늘면서 구독 경제의 싹이 움트고 있다.

‘온라인 극장’에서 관람 가능한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촬영 현장 스케치
공연 전문 OTT 그리고 기존 OTT와 연계 전략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연 전문 OTT’를 표방한 플랫폼은 ‘레드컬튼’이다. 연극·뮤지컬 팬이 공연 기록 용도로 유용하게 사용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플앱’의 개발사가 제작했다. 공연 실황, 극장 상영작, 소극장 공연 등을 월 9,900원에 무제한 감상할 수 있는 서비스다. 한 배역을 여러 배우가 연기하는 공연 특성상 배우별 출연 회차 영상을 제공한다. 현재는 ‘플앱’의 유료 회원을 대상으로 사전 서비스를 진행하며 약 30편의 작품이 올라와 있다.
2021년 5월 ‘스테이지 엑스STAGE X’도 출범했다. 공연 실황 중계에 초점을 맞췄으며 오리지널 내한 공연, 소규모 창작 공연 영상 서비스를 목표로 삼았다. 배우 인터뷰, 공연 전후 백스테이지 영상, 팬미팅 영상 등도 함께 제공한다. 예매 서비스도 갖췄다. 뮤지컬 <스모크>에 이어 <문스토리>를 송출했다. ‘메타씨어터’는 2021년 4월 뮤지컬 <태양의 노래>를 시작으로 <비밀계약> <알타보이즈> 등을 송출했다. 뮤지컬 <잭 더 리퍼>도 서비스한다. 주로 한류 아이돌이 출연진으로 등장하는 작품이 많아 국경 너머 아시아·유럽 등 세계 팬을 목표로 겨냥했다. 영어·일본어 버전도 있으며 자막을 함께 제공한다.
국공립공연단체도 OTT 물결에 뛰어들었다. 국립극단은 2021년 11월 ‘온라인 극장’을 개설하며 세 개의 오프라인 극장에 이은 극단의 네번째 극장으로 명명했다. 플랫폼에 올라온 작품의 영상을 편당 9,900원에 구매해 관람 가능하다. 연극 <스카팽>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의 경우 배리어프리 버전, 디렉터스 컷 버전을 따로 두고 있다.
국립극장과 경기아트센터는 기존 OTT와 연계하는 변화를 꾀했다. 국립극장은 2021-2022 시즌부터 시작한 ‘가장 가까운 국립극장’을 통해 우수 레퍼토리 작품을 송출한다. 고화질 공연 영상을 촬영했으며 타 OTT인 웨이브·BTV 등에 내보낸다. 롯데시네마 상영관과도 연계해 창구를 다변화했다. 경기아트센터는 국내 공공극장 중 처음으로 OTT인 왓챠에 콘텐츠 배급을 시작했다. 왓챠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구독자는 2021년 2월 경기아트센터에서 공연한 창작 뮤지컬 <유월>과 <금악>을 감상할 수 있었다.

연극 <스카팽> 배리어프리 버전
“관객 시청권 위해 진작 나왔어야” vs “보완점 아직 많아”

공연계의 OTT 실험이 이어지면서 업계 관계자나 팬으로부터 “신선하다”는 반응도 많다. 하지만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보완재에 가까운 수준이라 “현장 공연을 대체할 수 없다. 공연 관람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팬데믹과 맞물리며 극장 방문을 꺼리는 관객의 수요를 해소했다는 긍정적 효과는 명확해졌다. 또 주요 공연장이 서울·수도권에 집중된 탓에 극장 방문이 어려운 지역 관객 그리고 자막·수어통역 서비스와 함께 용이하게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배리어프리 관객에게도 이점을 드러냈다.
이상진 레드컬튼 대표는 “이용자는 늘고 있다. 2,000명 이상의 유료 구독자를 확보하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수익성은 충분하다”고 했다. “회전문 관객에겐 OTT가 이점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기아트센터 임선미 홍보팀장은 “팬데믹으로 공연이 멈춘 상황에서 콘텐츠 전달 범위를 넓히는 도전이 필요했다. OTT도 영화·드라마 외 차별화한 공연 콘텐츠를 확보하려 노력 중”이라고 했다.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현재 OTT를 통해 송출되는 공연 영상 대다수는 원래 예정된 공연을 실시간으로 방송하거나 화면만 간략히 편집해 내보내는 경우가 많다. 고품질 영상을 만들기 어려운 재정·시간적 여건 때문에 관객 유인 요인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수익 구조를 만드는 일이 단기적으로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또 저작권 계약 및 수익 배분에 대한 문제도 남는다. 현재 공연 영상을 서비스할 때 출연진·제작진에게 일일이 연락해 영상 송출 허락을 받거나 일괄적으로 수당을 지급하는 형식이 대부분이다.
결국 공연 OTT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많은 재원과 투자가 필요하다. 따라서 업계 내에서 비교적 큰 자본을 갖춘 대형 뮤지컬 제작사 위주로 OTT 판이 구성될 가능성이 크다. ‘빈익빈 부익부’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현장 관객이 없는 공연은 진짜 공연이 아니다”라는 원로 제작자, 공연예술인이 지닌 부정적 시각도 넘어야 할 산이다. 공연계의 OTT 실험은 장르를 재발견하는 새로운 발판이 될 수 있을까.
해외엔 성공 사례도 있다. ‘메트 오페라’ ‘브로드웨이HD’ ‘오페라비전’ 같은 공연 OTT 서비스는 질 좋은 영상을 제작해 전 세계 팬을 대상으로 서비스한다. 현장 공연 티켓 가격이 수십만 원에 달하나 저렴한 가격으로 고화질 영상의 공연을 본다는 이점이 있다. 박병성 공연 평론가는 “지속적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하고, 고정 팬층 너머 일반인 관객까지 매력을 느낄 만한 확장 요인을 확보하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김기윤 | 사진 제공 국립극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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