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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3월호

청소년이 예술로 스스로를 표현하는 곳
10대들의 삶이 예술과 만나는 공간 서울예술교육센터

지난 2월, 용산의 고층빌딩 사이에 위치한 서울예술교육센터를 찾았다. 신축 오피스 건물에 들어선 서울예술교육센터 스튜디오 바닥엔 나무·톱·망치와 같은 공구가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언뜻 보면 건물 내부 공사가 아직 진행 중인가 싶지만, 예술교육 프로그램이 한창인 현장이란다. “어떻게 하면 돼요?” 세상에 없던 나만의 도구를 만드는 프로그램 ‘공소(工所)’에 참여한 한 청소년이 질문을 던지자 함께하는 예술가가 답한다. “정해진 답은 없어요. 무엇이든 답이 될 수 있어요.” 질문을 한 10대 참여자는 하얀 종이를 한참이나 쳐다보다 연필로 끄적이더니 슥슥 스케치를 해나간다. 곧이어 “이렇게 만들래요!”라며 손을 번쩍 든다.

서울예술교육센터에서 시작되는 새로운 미래 예술교육

“서울예술교육센터는 어른이 참견하는 교육을 지양해요. 대신 질문을 던지죠. 청소년 자신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지, 어떤 도구로 표현하면 좋을지.” 서울예술교육센터의 운영 철학을 고민하고 공간을 가꾸는 조인호 기획감독의 말이다. 서울예술교육센터는 청소년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내놓으면, 그 메시지를 표현하기 위한 도구로는 무엇이 어울릴까 스스로 고민하도록 돕는다. 경험이 풍부한 예술가가 곁에서 함께해 청소년의 상상을 현실로 구현하는 공동창작의 경험을 나눈다.
서울예술교육센터는 2030년까지 서울 권역별로 총 10개소가 조성될 아동·청소년 예술교육센터의 시작점이다. 이곳은 누구나 사색하고 그 경험을 교류할 수 있는 1개의 라운지와 청소년을 위한 워크숍과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2개의 스튜디오로 구성됐다.
먼저 6층 스튜디오는 도구가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졌는지 탐색하는 곳이다. 예술은 어떤 도구를 활용해 어떤 메시지를 표현하느냐에 따라 새로울 수도, 때론 진부할 수 있다. 이곳에서 말하는 ‘도구’는 정해진 규격이 없다. 길이를 재기 위해 줄자에 표기된 1cm 대신, 자신의 머리카락을 뽑아 ‘1머리카락’을 사용할 수 있다. 물론 뽑을 때마다, 그리고 사람마다 ‘1머리카락’의 길이는 달라 효율은 떨어지겠지만, 6층에서는 상관없다. 청소년들이 다양한 도구를 직접 만들면서 ‘도구가 무엇일까?’ ‘내 생각은 어떤 도구로 표현해야 정확하게 전달될까?’ 같은 고민을 스스로 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은 청소년이 도구의 본질을 처음부터 고민하도록 함께 따라간다. 길이뿐만 아니라 성형을 위한 도구, 재료를 담거나 이동하는 도구 등 세상에 널린 많은 도구를 재탐색한다.
6층이 도구를 만들고 도구에 대해 고민하는 공간이라면, 5층 스튜디오는 미디어를 다루는 공간이다. 글·그림·책·슬라이드필름 등 로테크(lowtech)부터 영상·사운드·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등 하이테크(hightech) 미디어까지 다양하다. 이 공간 또한 청소년들이 미디어의 본질을 처음부터 고민하도록 돕는다. 미디어는 우리말로 매체다. 어떤 작용을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물체, 또는 그런 수단을 뜻한다. 우리는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중간에서 전달 역할을 하는 미디어를 사용한다. 서울예술교육센터는 청소년들이 누군가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을 때, 그 사이에 수많은 미디어가 있음을 가르친다. 책을 예로 들면, 청소년들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직접 정하고 글을 쓴다. 주제에 맞는 책의 판형과 어울리는 질감의 종이를 정하고 제본 방법도 고른다.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경험하며 책이라는 미디어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5층에서 청소년들은 미디어를 수동적으로 소비하던 습관에서 벗어나 미디어를 직접 만드는 과정을 체득한다.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수많은 미디어 중 어떤 미디어가 적합할까 고민해 보고, ‘내 이야기는 이 크기의 책에 담을래’ ‘내 영상은 모니터보다는 종이박스에 매핑해서 보고 싶어’ ‘영상의 길이는 몇 분이 좋겠어’ 등을 스스로 판단하게 된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조명받는 VR·AR 또한 미디어 역할을 할 수 있다. 오는 4월부터 ‘청소년 대상 VR&AR 기술 활용 창작워크숍’과 디지털 네이티브인 청소년과 함께하는 ‘TA(Teaching Artist, 예술교육가) 대상 융합예술 시즌 워크숍’도 진행할 예정이다. 물리적 한계가 없는 가상공간에서 청소년은 자신의 이야기를 맘껏 꾸밀 수 있다. 무한한 상상력으로 스토리텔링을 하고, VR과 AR 프로그램으로 이미지와 소리를 직접 만든다. 미디어아티스트와 함께 미디어 콘텐츠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재창작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도구를 창조하는 경험을 쌓는다.

‘공소: 세상에 없던 도구를 만드는 소규모공작소’ 워크숍 현장

미래 예술을 준비하는 서울

비단 청소년뿐만 아니다. 서울문화재단은 지난 10년간 총 116팀(인)의 국내외 미디어아티스트가 참여한 미디어아트 축제 <다빈치 크리에이티브>와 이를 확장한 융합예술 플랫폼 <언폴드 엑스>로 축적한 경험을 기반으로, 융합예술 전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청년 문화예술기획자를 위한 ‘융합예술기획사관학교’, 장애예술인의 작업 영역 확장을 위한 ‘장애예술인 매체확장 워크숍’ 등을 진행하며, 오는 10월에는 <언폴드 엑스> 전시와 함께 교육 프로그램 결과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계와 제약을 가져온 위드 코로나 시대에 기술과 예술의 만남이라는 도구를 활용해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보려는 시도다.

장영수_객원 기자 사진 서울문화재단

서울예술교육센터

주소 서울시 용산구 서빙고로 17

문의 02-3785-3199 | 인스타그램 @artsforte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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