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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호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 ‘플랫폼 P’ 출판 창작자와 독자가 만나는 승강장
한 권의 책이 나오기까지는 기획에서부터 배본, 홍보까지 험난한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이 더욱 힘들게 느껴질 수 있는 소규모 출판인들에게, 힘이 돼줄 수 있는 곳이 생겼다. 바로 홍대입구역에 위치한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 ‘플랫폼 P’이다. 출판 문화와 관련된 창업자, 기업, 입주인들에게 필요한 시설과 편의 시설로 꽉 차 있는 이곳은, ‘플랫폼(platform)’이란 단어의 뜻처럼 창작자를 위한 공간일 뿐 아니라 창작자와 독자가 만나는 승강장 역할까지 기꺼이 하고 있다.
1 2층 입구에 위치한 플랫폼 P의 북앤라운지

출판업계의 중심지 홍대 거리에서

지난 8월 개관한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 플랫폼 P는 홍대입구역 복합역사 내 코스테이션(CO-STATION) 2층과 3층에 위치하고 있다. 젊은이들의 ‘핫플레이스’라 불리는 홍대 거리에 출판 창작과 관련된 공간이 자리한다는 것 자체로 인상적이다. 사실 홍대 주변에는 오래전부터 크고 작은 출판 관련 회사가 자리를 잡고 발전해 왔다. 플랫폼 P는 이러한 명맥을 그대로 이어가는 것이기도 하다. 2층은 문화·창작공간으로, 북앤라운지와 카페, 멀티미디어실, 편집실, 세미나실 등을 갖춘 공간이다. 3층은 창업 초기 출판사와 관련 스타트업 기업, 1인 창작자 등 출판 문화 분야 종사자들이 입주해 있는 작업 공간이다. 어찌 보면 홍대 거리의 오랜 지역 특색인 ‘인디 정신’과도 맞닿아 있는 셈이다. 인근의 지역 서점과 경의선책거리 등 지역 문화자원과 연계 또한 계획하고 있으니 새로운 출판 문화의 거점을 기대해 봐도 좋겠다.

2 2층에 위치한 ‘아카이빙 미디어’ 시스템. 독립서점의 이름이 적힌 칩을 장치에 삽입하면 모니터 영상에 정보가 나타난다.

출판 창작자를 위한 넓고도 세밀한 공간

플랫폼 P는 연면적 2438.98㎡(약 739평)로 널찍한 공간에 새로 조성되었음에도 자칫 놓치기 쉬운 곳까지 꼼꼼히 신경 쓰고 있다는 점에 마음이 갔다.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하는 출판 과정과 맞닿아 있는 공간 구성이다. 디자인 요소가 중요한 출판 창작자들의 공간인 만큼, 넓은 공간을 곡선과 직선을 이용한 조형적인 요소로 꾸며놓았다. 단순히 작업 공간 제공에 그치지 않고, 창작자들의 작업을 돕기 위해 세세한 부분까지 살핀 인상이었다.
2층의 북앤라운지는 일반 방문객도 이용할 수 있다.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다양한 독립서점에 대한 소개와 함께, 독립서점에서 큐레이션 한 책들을 접할 수 있다. ‘아카이빙 미디어’ 시스템도 하나의 볼거리다. 원하는 독립서점의 이름이 적힌 큐브 형태의 칩을 골라 장치에 삽입하면 해당 서점의 정보와 큐레이션의 이유 등을 모니터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를 종이에 바로 출력해 가져갈 수도 있다.
북앤라운지에는 입주사들이 추후 출간할 책들도 진열해, 자연스레 독자와 소통할 예정이다. 그 외에 주목할 만한 곳은 입주자들을 위한 멀티미디어실과 편집실이다. 유튜브나 SNS를 홍보에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현시대에 걸맞게, 간단한 동영상이나 사진 촬영 등이 가능한 작은 스튜디오가 마련되어 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본격화된 비대면 시대에도 꼭 필요한 요소일 것이다. 출판업 종사자에게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오래 고민하고 살핀 흔적이 곳곳에서 엿보인다.
3층에는 효율적인 사무 공간이 자리 잡고 있다. 출판사뿐 아니라 디자이너·일러스트레이터·전자책 제작자·북튜버 등 20개 입주사와 32명의 1인 창작자가 입주해 있다. 작은 사무실 형태의 부스가 열을 지어 들어서 있는데, 업무 공간인 만큼 조용하게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다. 회의실 또한 마련되어 있어 단체회의나 외부 방문자들을 포함한 회의가 가능하다. 입주사들의 편의를 위한 주방까지 살뜰하게 마련돼 있다.

소통하는 곳, 소통을 위한 곳

필자가 플랫폼 P를 방문한 날엔 입주사 대상 멘토링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사전에 입주사들이 제출한 출판 전반에 대한 궁금증에 센터장이 답하는 자리였다. 김현호 플랫폼 P 센터장은 이날 자리에서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은 충실히 답변하겠다”고 하면서도 “모르는 것은 인정하고 함께 이야기해 가겠다”며 솔직한 모습을 보였다. 플랫폼 P의 소통하는 분위기와 정체성을 느낄 수 있었다. 이외에도 입주사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세미나가 열릴 예정이다. 플랫폼 P는 출판이라는 주제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어찌 보면 지금까지 누구도 생각지 못한, 출판 창작자들을 위한 첫 번째 복지 공간이기도 하다.
이곳의 이름이 플랫폼인 만큼, 많은 독자와의 만남도 고대하고 있다. 책을 만들고 읽고 즐길 거리가 충분한 플랫폼 P의 앞으로의 행보에 주목해 볼 일이다. 앞으로 출판 창작자뿐만 아니라 독자를 위해 북라운지와 카페를 개방할 계획도 갖고 있다. 북 콘서트 등 독자와 함께할 수 있는 행사도 언제든 가능하도록 준비된 공간이기에, 빠른 시일 내에 이 어려운 시기가 지나가고 책을 사랑하는 사람 모두가 함께 둘러앉아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오길 기다려 본다.
글 권민경_시인, 《베개는 얼마나 많은 꿈을 견뎌냈나요》 저자
사진 제공 타별사진관, 플랫폼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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