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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호

뮤지컬 <제이미>와 <펀홈> 한국 상륙한 웨스트엔드·브로드웨이 최신 화제작
코로나19가 좀처럼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힘든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공연은 멈추지 않고 계속된다. 영국 웨스트엔드와 미국 브로드웨이의 최신 화제작 2편이 국내 초연으로 나란히 무대에 올라 침체된 공연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뮤지컬 <제이미>와 <펀홈>이 그 주인공이다. 대극장과 소극장으로 각각 무대 규모는 다르지만 두 작품 모두 실화를 바탕으로 한 성소수자의 이야기를 따뜻하면서도 유쾌하게 풀어내 감동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함께 보면 더 흥미롭다.

※ 해당 공연 일정은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변경 또는 취소될 수 있습니다.

뮤지컬 <제이미>의 공연 장면

‘드래그퀸’ 꿈꾸는 10대 소년의 성장담 <제이미> | 7. 4~9. 11 | LG아트센터

<제이미>는 2017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한 뒤 오픈런으로 공연 중인 작품이다. 드래그퀸(여장 남자)을 꿈꾸는 17세 고등학생 제이미의 성장담으로 실존 인물인 제이미 캠벨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2011년 영국 BBC에서 방영한 다큐멘터리 <제이미: 16세의 드래그퀸(Jamie: Drag Queen at 16)>에서 영감을 받은 연출가 조너선 버터렐이 작곡가 댄 길레스피 셀즈, 작가 톰 매크래와 함께 뮤지컬로 만들었다. 영국 이외의 국가에서 <제이미>를 공연하는 것은 한국이 처음. 공연제작사 쇼노트가 오리지널 프로덕션을 그대로 선보이는 레플리카 형태로 국내 관객에게 선보이고 있다.
고등학생이 주인공인 만큼 작품 분위기는 하이틴 영화처럼 밝고 유쾌하다. 주인공 제이미는 자신의 성적 지향에 대해 솔직하고 당당한 캐릭터다. 제이미의 꿈은 드레스를 입고 졸업 파티에 가는 것이다. 드래그퀸이 되고 싶은 자신을 낯설게 바라보는 주변 사람들 때문에 고민과 갈등을 겪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꿈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희망적으로 펼쳐진다. 제이미를 묵묵히 응원하는 엄마 마가렛과 이모 레이, 전설적인 드래그퀸 로코 샤넬이자 제이미의 롤모델인 휴고, 제이미의 하나뿐인 친구 프리티 등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작품에 매력을 더한다.
팝음악 콘서트에 온 것 같은 경쾌한 음악, 스트리트 댄스를 방불케 하는 현란한 안무, 여기에 드래그퀸들이 펼치는 화려한 쇼가 더해져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드래그퀸 외에도 노동계급, 이슬람교도, 여성 등 소수자의 이야기가 곳곳에 녹아 있는 점이 눈에 띈다. 2막에서 마가렛이 제이미도 남들과 똑같은 사랑스러운 아들이라며 절절하게 부르는 넘버 ‘히즈 마이 보이(He’s My Boy)’는 차별과 혐오에 맞서기 위해선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는 작품의 주제를 잘 보여준다. 가수 조권, 뮤지컬배우 신주협, 그룹 아스트로 멤버 MJ, 뉴이스트 멤버 렌이 제이미 역에 캐스팅됐다. 최정원·김선영이 마가렛 역으로 이들과 호흡을 맞춘다. 윤희석·최호중이 드래그퀸 ‘로코 샤넬’ 휴고 역으로 무대에 올라 반전 매력을 뽐낸다.

뮤지컬 <펀홈>의 공연 장면

레즈비언 딸, 게이 아빠의 비밀을 찾아가다 <펀홈> | 7. 16~10. 11 | 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

<펀홈>은 2015년 토니상에서 작품상·극본상·음악상·남우주연상·연출상 등 5관왕을 차지한 브로드웨이 화제작이다. 레즈비언 작가 앨리슨 벡델이 자신의 회고록으로 발표한 동명 그래픽 노블이 원작이다. 작곡가 지닌 테소리, 작가 리사 크론이 무대화해 2014년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초연했다. 이듬해 브로드웨이에 입성해 토니상을 휩쓸었고, 이후 영국 웨스트엔드까지 진출했다. 원작자인 앨리슨 벡델은 창작물에서 여성의 비중을 평가하는 일종의 성 평등 테스트인 ‘벡델 테스트’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인물. 이 작품으로 전미비평가상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이번 국내 초연은 공연제작사 엠피앤컴퍼니가 제작하고 달컴퍼니가 주관한다.
앨리슨 벡델이 직접 극 중 주인공으로 등장해 극을 이끈다. 장의사이자 영문학 교사이던 아빠 브루스 벡델을 떠올리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대학에 들어간 뒤 레즈비언으로서의 성 정체성을 깨달은 앨리슨은 그 무렵 아빠가 클로짓 게이(자신의 성 정체성을 감추고 결혼한 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빠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계기로 앨리슨은 그동안 아빠의 삶을 둘러싸고 있던 미스터리와 마주하게 되고, 그동안 이해할 수 없었던 아빠와 가족,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조금씩 알아간다.
성소수자에 대한 이야기지만 누구나 공감할 평범한 가족 이야기이기도 하다. 잔잔하면서도 감성적인 음악, 인물의 감정을 세밀하고 섬세하게 풀어낸 극본이 만나 오랜 여운을 남긴다. 특수하다고 여겨질 수 있는 소재를 보편적인 이야기로 풀어내 가깝고도 먼 존재인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만든다. 한 무대에서 3명의 배우가 서로 다른 나이의 앨리슨 벡델을 함께 연기해 눈길을 끈다. 방진의·최유하가 43세, 유주혜·이지수가 19세, 아역배우 설가은·유시현이 9세의 앨리슨 벡델을 연기한다. 브루스 벡델 역에는 최재웅·성두섭이 캐스팅됐다.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태일> <차미> 등 섬세한 무대를 선보여 온 연출가 박소영이 국내 초연을 책임진다.

글 장병호_《이데일리》 기자
사진 제공 쇼노트, 달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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