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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6월호

김지호새로움과 장애물을 찾는 여정, 모험의 길을 찾아서

Q 당신은 누구입니까?

와, 정말 신기하네요. 제 컴퓨터 모니터에도 “나는 누구입니까?”라는 글귀가 적힌 스티커가 붙어 있어요. 그래서 아침마다 그 질문을 대하게 되는데, 매일 그 질문에 대한 답이 바뀌어요. 하나로 정의 내릴 수 없을 만큼 과거와 현재, 미래의 제가 다르고 지금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죠. 한마디로 현재에 충실한 사람이죠.(웃음)

Q 여기는 어디입니까?

여기는 공덕역 앞에 있는 작은 공원이에요. 우연히 이곳을 지나다가 발견하게 됐는데, 꼭 한 번 다시 파쿠르(Parkour)를 해보고 싶었던 공간이라 선택하게 됐어요. 파쿠르는 불어로 ‘길’ ‘코스’라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한자어로 풀이하면 ‘도(道)’와 같은 의미입니다. 단어의 의미에서 알 수 있듯이, 파쿠르는 다양한 장애물을 극복하면서 자신만의 고유한 길을 개척하는 움직임의 예술입니다. 환경과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면서 움직임과 공간이 이어지게 만들죠. 그래서 파쿠르 수련자들은 새로운 장소를 발견하는 것을 즐거워해요. 그런데 모든 공간이 파쿠르에 적합한 것은 아니에요. 편한 길은 자극이나 성장 지점이 없어서 변화되는 게 없어요. 우리가 가야 하는 길이 모험의 길이듯이, 모험의 요소가 될 수 있는 새로움과 장애물이 필요해요.

Q 이곳에서 춤은 어떻게 발견되나요?

처음 파쿠르를 연습할 때엔 저의 목적과 이상향을 정해 두고 그에 걸맞은 공간을 찾아다녔어요. 그런데 그렇게 했더니 온전히 즐길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이제는 아무것도 정해 두지 않고 그냥 돌아다녀요. 파쿠르를 하는 사람들이 “그 장소가 나를 부른다”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을 처음 봤을 때 정말 이 장소가 저를 부르는 것 같았어요.
파쿠르를 하기 전까지 그 공간과 친밀해지는 작업을 많이 해요. 머릿속에 도전해 보고 싶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더라도 확신이 생기지 않으면 유사한 동작부터 시도해 보거나 맨땅 수준의 안전한 곳에서 연습해 보는 거죠. 그러다가 확신이 생기면 도전해요. 그런 과정을 거쳐서 나오는 동작을 ‘플로우’라고 하는데, 하나의 플로우가 나오기까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움직일지 생각하고 계획하는 과정이 필요해요. 그것을 ‘파쿠르 비전’이라고 하죠. 그런데 아직까지 파쿠르 비전을 기록할 수 있는 언어가 없어요. 그래서 저는 요즘 무용이론가이자 신체동작표기법의 개발자인 라반(Laban)의 움직임 언어를 찾아보면서, 그 언어를 파쿠르에 적용해 우리만의 언어 체계를 고안해 보려 해요. 시간 안에서 사라지는 파쿠르의 움직임을 언어로 기록하며 남기는 거죠. 아직도 해야 할 게 너무 많네요.(웃음)

취재 · 정리 김연임_웹진 [춤:in] 편집장
아티스트 소개
파쿠르 제너레이션즈 코리아 김지호 대표는 한국 파쿠르 1세대이자 전 세계 27명뿐인 국제 공인 마스터 코치다. 현재 그는 대안교육 기관들과 협력해 어린이 및 청소년 파쿠르 교육을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 지원사업으로 레이싱드론과 파쿠르의 포스트휴머니즘적 거리예술 작업, 그리고 대한체조협회 파쿠르 위원장으로 스포츠 파쿠르 종목 개발과 선수 육성에 힘쓰고 있다.
※본 원고는 지면 관계상 편집되었습니다. 원문은 웹진 [춤:in]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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