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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호

나뭇잎 조각가 권오석 마른 나뭇잎, 예술이 되다
권오석은 부서지기 쉬운 마른 나뭇잎에 사물의 형상을 조각하는 나뭇잎 조각가다. 미술을 전공한 건 아니었지만 우연히 ‘나뭇잎 조각’(Leaf Art)이라는 장르를 접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나뭇잎 조각이 누군가에게 행복과 힐링으로 다가가길 바라며, 그는 오늘도 힘들지만 보람 있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1 <독도(獨島) 한국땅>(Dokdo of Korea), 2014. ⓒ권오석

왜 이렇게 어려운 작업을 해야 하나?

어릴 때부터 또래 친구들보다 창의력이 조금 좋은 편이라 미술 과목에서는 모두 좋은 점수를 받았으며 대회에서 수상도 했다. 군 복무 중에는 국방일보에서 ‘불조심’과 ‘구타 금지’ 표어를 공모한다는 공고를 보고 하룻저녁에 80편을 만들었으며, 그런 창의력은 회사에서도 발휘됐다. 1년에 36건의 관리개선을 제안했고, 각종 포스터나 기획, 네이밍 공모에서 다수 입상하기도 했다.
오래전부터 TV에 나와 재주와 기량을 뽐내는 사람들을 보면 재밌다고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러웠다. 나도 나만의 취미와 특기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늘 떠나지 않았다. 어느 날 우연히 외국의 ‘나뭇잎 조각’을 접하면서 나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독학을 시작했다.
나뭇잎 조각은 자칫 부서지기 쉬운 마른 나뭇잎에 손과 칼을 이용해 사물의 형상을 음·양각으로 표현하는 작업으로, 현대에 새롭게 대두된 예술 장르이다. 나뭇잎 습득부터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약 2∼3개월이 소요되는데, 크기와 작업 난이도에 따라 조각에만 짧게는 3시간부터 길게는 며칠이 걸린다.
마른 나뭇잎은 부서지기 쉬워 고도의 집중력, 인내력, 창의력을 필요로 한다. 조각의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스케치는 도화지에 그리고 지우는 것을 반복할 수 있지만, 나뭇잎은 칼에 잘리면 원상복구가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재까지 약 2,000점을 완성하는 동안 한 번도 실패하지 않았다. 지금도 작품 활동을 하며 ‘왜 이렇게 어려운 작업을 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하지만, 예술의 한 장르를 개척하고 대중화한 사람으로서 책임감과 성취감, 그리고 사명감을 느낀다.

2 <남매(男妹)>(Brother and Sister), 2013. ⓒ권오석
3 <청와대(靑瓦臺)>(Blue House), 2012. ⓒ권오석

작가의 특권을 공유하기 위해

화가는 신의 생각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작가는 신의 언어를 글로 표현한다고 한다. 놀랍고 신기하고 독특한 나뭇잎 조각을 공개하지 않는다면 신의 특권을 홀로 누리는 것이므로, 작가로서 이를 널리 알리고 공유하기 위해 올해 <열정에서 행복으로>라는 시집에 이어 나뭇잎 조각 작품 모음집을 출간할 예정이다. 한 점의 나뭇잎 작품이 탄생하기까지 기나긴 인고와 고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주면 좋겠다. 작품을 감상할 때마다 신기하고 독특하며 믿을 수 없이 놀랍다고 생각한다면, 지나간 인고의 시간을 보람으로 느낄 것이다. 나 또한 지난 열정의 결과물을 감상하며 힐링과 행복을 추구할 것이다.
음악(音樂)이라는 글자는 풀이하면 약이 되는 소리라는 뜻이며 미술(美術)도 감동을 전하여 치유(healing)하는 것이 기본이다. 나뭇잎 조각이 힐링의 한 요소로 작용하여 온 국민이 행복해하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대한민국 문화예술계에 나뭇잎 조각이라는 장르를 개척하고 대중화의 초석을 다진 작가로 영원히 기억되고 회자되기를 희망한다.

글·사진 제공 권오석_공대에서 공학을 전공했으며, 고려대 사회안전행정학 석사를 거쳐 건국대에서 재난전공으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학부 때 안전 분야에서 자격증을 취득한 후 대학에서 교직원으로 재직하던 중 우연히 나뭇잎에 조각하는 외국 작가를 알게 되었고, 독학으로 공부해 나뭇잎 조각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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