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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12월호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 전시 <페트병의 위대한 탄생>
예술로 환경 문제를 느끼다

폐자원이 예술로 재탄생하는 곳. 지난 2015년 6월에 개관한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는 업사이클 관련 전시를 꾸준히 개최하고 있다. 열한 번째 전시인 <페트병의 위대한 탄생>(~12. 16)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페트병을 재활용한 예술작품을 소개한다. 폐자원의 리사이클을 넘어 한층 업그레이드된 예술을 경험할 수 있다.

관련사진

1 쓰레기를 십장생에 비유해 경각심을 높인다.

2 이재호 작가의 <Beyond Plastic>.

예술로 재탄생한 페트병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는 광명동굴. 그 입구에 광명시자원회수시설과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가 자리해 있다. 친환경 쓰레기 소각 시설과 폐자원을 활용한 예술작품을 함께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공간이다.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는 개관 취지에 걸맞게 업사이클 관련 전시를 계속 열고 있다. 가구를 주제로 해 폐목재나 폐가구를 이용한 작품을 선보이거나, 아이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폐자원으로 만든 로봇을 전시하기도 했다. 지금은 페트병을 재활용한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페트병은 우리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물건이다. 사용량이 많은 만큼 버려지는 양도 많아서, 쓰레기 문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배경에 대해 강진숙 센터장은 “페트병은 최근 쓰레기 대란으로 사회적인 이슈가 됐다. 페트병이 과연 무엇이고, 실생활에서 얼마나 버려지는지, 또 사라지는 데는 얼마나 오래 걸리는지, 페트병 사용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자 이번 전시의 소재를 페트병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다양한 전시품들은 페트병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페트병을 새롭게 인식하도록 돕는다.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작품은 신화 속 제우스를 감시하기 위해 아르고스의 눈을 한 공작새다. 페트병으로 공작새의 깃털을 표현한 이 작품은 무분별하게 플라스틱을 소비하는 현대인을 감시하는 듯하다. 신선한 아이디어에 감탄했다가도 금세 뜨끔해진다. 페트병을 자르고 이어 붙여 만든 북극곰은 지구온난화를 연상시킨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익숙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자랑하지만, 그 이면의 의미를 생각하면 마냥 귀엽게 볼 수는 없다.
셀프 인테리어가 유행인 시대에 관심을 받을 만한 작품도 있다. 다양한 색상의 페트병을 자르고 줄에 꿰어서 발이나 모빌처럼 꾸민 작품은 실내 장식으로도 손색없어 보인다. 소재가 페트병일뿐, 다양한 현대미술을 만날 수 있는 전시. 페트병으로 만든 작품이 이렇게 아름답다니 감탄스럽다. 게다가 페트병 재활용에 관한 아이디어도 샘솟는다.

관련사진

3 한호남, 정지영 작가의 <감시하는 공작새>.

4 김영현, 손진희 작가의 <Bottle N Life>.

문화예술을 통한 생각의 전환

강 센터장은 “이곳의 지향점은 문화적인 접근을 통해 환경 문제와 업사이클을 알리는 것이다. 전시는 그런 목적으로 활용하기에 좋은 콘텐츠다”라고 설명한다. 이전의 전시에서는 폐자원을 활용한 아름답고 흥미로운 예술작품을 보여주는 데 우선했다. 하지만 이번 전시의 차이점은 입구에서부터 눈에 띈다. 한 사람이 하루에 버리는 쓰레기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 보여준다. 쓰레기를 오래도록 살고 죽지 않는다는 십장생에 비유한 전시가 이어진다. 페트병이 어떤 과정을 거쳐 재활용되는지도 알 수 있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일상적 행위가 낳은 결과에 대해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강 센터장은 “이전에도 예술작품으로 사람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일상으로 돌아가 쓰레기를 버릴 때 한 번 더 생각해보도록 했다. 그때는 우회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했다면, 이번에는 좀 더 직접적으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려 한다”고 부연했다.
환경 문제와 관련해 눈에 띄는 점은 또 있다. 전시 제목 아래에 ‘본 전시에서 사용된 모든 페트병들은 전시 후 재활용될 예정입니다’라고 공지한 부분이다. 단순히 전시에 그치지 않고, 환경을 생각하는 실천의 일환임을 알 수 있다. 이 전시에 참여한 이들은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전시 내용과 취지에 부합하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강 센터장은 “재활용 자체보다 업사이클에 대한 관심을 끄는 게 전시의 가장 큰 목적”이라고 강조한다. 폐자원과 재활용을 재료 및 방법으로 이용하되, 사람들에게 문화예술작품을 제공해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업사이클의 의미를 전달하려 한다. 교육이나 기술 전시로 접근하면 사람들의 관심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업사이클이 전시에 그치지 않고 산업으로 발전해서, 기업과 소비자가 실생활에서도 이용하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어려운 과정을 수없이 거쳐야 할 것이다. “그 태산을 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며, 그것이 곧 이 전시의 목적임을 강 센터장은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글 이민선 자유기고가
사진 제공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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