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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1월호

π-ville 99(파이빌 99) 컨테이너의 다양한 가능성
컨테이너는 18세기 후반 영국에서 석탄을 나르기 위해 마차 뒤에 연결하던 큰 나무상자에서 유래했다. 최초로 스탠다드형 컨테이너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1956년 4월 26일 말콤 맥린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쓴 유조선을 개조해 ‘Ideal X호’라는 컨테이너 선박을 만든 후부터이다. 20세기 해상 운송의 혁신으로 화물을 생산자에서 수요자에게 통째로 전달해주는 컨테이너의 시대가 열렸다. 표준화와 대량생산을 통해 화물을 실어 나르기 위해 만든 컨테이너는 이제 인간의 삶과 행위를 담아내는 목적으로 재활용된다. 표준화된 컨테이너 속 다양한 인간의 삶을 담아내는 공간으로 작용하는 고려대학교의 ‘π-ville 99’(이하 파이빌 99)가 궁금해지는 이유이다.

서울 건축 읽기 관련 이미지1 다양한 색의 컨테이너들이 캔틸레버 형식과 함께 바깥 외벽의 철골 트러스 구조미를 강조한다.
2 주변 지형을 이용해 형성된 계단형 객석이 1층 카페와 연결된 외부공간을 때로는 조그마한 무대공간으로 바꾼다.
3 엇갈려 쌓은 스튜디오동은 다양한 사이 공간을 만들어 소통이 가능한 동선을 형성했다.
4 스튜디오동과 다목적동을 연결하는 브리지와 오픈된 테라스가 중첩되어 보인다.

지속 가능한 건축

컨테이너는 오래전부터 공사 현장이나 농촌 등에서 임시 건물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 유행처럼 번진 컨테이너 건축은 좁은 공간과 낮은 천장 등의 단점보다는 운반이 쉽고 튼튼한 구조와 더불어 레고와 같은 모듈의 장점을 활용하여 독특한 장소성을 만들어낸다. 커먼그라운드, 언더스탠드에비뉴, 플랫폼창동61 등이 주목받고 있는 공간들이다.
컨테이너 건축은 환경을 생각하는 사회적 요구에 부합한다. 재사용이 가능하며 건설 폐기물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건축이기에 지속 가능한 건축(sustainable architecture)으로서의 의미와 가치가 크다. 컨테이너 건축은 건축물을 해체 후 재조립하여 사용할 확률이 60%이며, 컨테이너의 스틸을 재활용할 수 있는 확률은 90%나 된다. 건설 공정의 약 80% 이상을 공장에서 제작하기 때문에 건설 현장에서의 폐기물이 상대적으로 적고, 현장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분진도 최소화할 수 있어 친환경적이다. 컨테이너 건축은 비용과 환경 측면에서의 장점 이외에도 비즈니스에 최적화된 상업공간이라는 측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 컨테이너 건축의 경량성으로 인하여 건축물의 이동이 용이하며, 짧은 시간 안에 조립과 해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파이빌 99를 설계한 유아이에이건축사사무소는 컨테이너의 가능성과 함께 다양한 적층방식을 통해 역동성과 창의성을 표현했다.

새로운 재활용

파이빌 99는 창의적인 학생들의 개척자 정신이 세계로 뻗어나가길 바라는 마음을 의미한다. 숫자 99는 파이빌이 위치한 도로의 주소다. 파이빌 99는 20피트의 컨테이너 19개, 40피트의 컨테이너 19개 등 총 38개의 중고 컨테이너로 이루어져 있다. 파이빌 99는 의도적으로 재활용 컨테이너를 사용했다. 친환경적인 측면과 경제성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새로운 콘텐츠를 공유하는 혁신적인 공간 디자인에 전 세계를 누볐던 컨테이너를 사용해 그 의미를 부합시켰다. 내부의 책상과 의자들도 1950~60년대에 사용했던 것들을 재활용해 고려대의 역사를 담았다.
파이빌 99는 스튜디오동과 다목적동으로 구분되며, 두 개의 동은 브리지를 통해 연결된다. 먼저 스튜디오동은 학생들의 창의적 작업을 위한 공간이다. 17개의 스튜디오와 벤처기업, 학생들의 창업동아리 공간 등으로 활용된다. 벽돌을 엇갈려 쌓아 컨테이너의 사이 공간을 형성, 충분한 공용면적을 확보했다. 빈 사이 공간들은 복도와 계단, 휴게공간 등으로 조성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동선을 구성했다. 모든 스튜디오 공간은 폴딩도어를 활용하여 공간의 확장 가변성을 높였다.
다목적동에는 2층의 대형 강의실과 함께 1층의 카페, 4층의 오픈 스튜디오를 배치했다. 다목적동은 6m 캔틸레버 형식을 통해 활용도 높은 외부공간과 내부의 확장성으로 다양한 퍼블릭 공간을 제공, 여러 행사 및 활동을 수용하도록 했다. 여기에서 발생한 구조 문제는 바깥 외벽에 철골 트러스를 보강하여 해결했다. 1층의 카페는 캔틸레버 아래의 공적공간과 함께 주변 지형으로 형성된 자연스러운 계단형 객석을 통하여 조그마한 무대공간을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 대형 강의실은 4개의 컨테이너를 이열로 적층하여 쌓아 복층 높이의 개방감을 확보했다.
파이빌 99는 표준화된 컨테이너들을 불규칙하면서 규칙적으로 적층하여 새롭고 매력적인 공간을 만들었다. 파이빌 99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파이빌 99뿐만 아니라 2차, 3차의 파이빌을 계획 중에 있다. 무한한 가능성의 공간을 기다려본다.

글·사진 이훈길_ 천산건축 대표. 건축사이자 도시공학박사이다. 건축뿐만 아니라 건축 사진, 일러스트, 칼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도시를 걷다_사회적 약자를 위한 도시건축, 소통과 행복을 꿈꾸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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