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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2월호

공공의 청년예술가 지원사업 문턱 낮춘 공공지원사업, 안정적 지원은 과제
최근 1~2년 사이 문화예술계에도 ‘청년’을 내세운 공공지원사업이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는 청년예술가를 별도의 지원 대상으로 구분하지 않고 예술지원사업을 운영하거나, 소수의 젊은 예술가들에게 유망 예술가라는 이름을 붙여 육성하는 사업이 있는 정도였다. 경험이 부족한 청년예술가 대다수가 기성 예술가들과 경쟁해서 지원사업에 선정되기란 쉽지 않았다. 이제는 창작지원사업의 진입장벽을 낮추었을 뿐만 아니라 창업, 프로젝트 매칭 등 지원하는 방식도 다양해졌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갓 진출한 예비예술가들이 공공지원의 문턱을 넘어볼 기회가 늘어난 셈이다.

청년예술가를 대상으로 특화한 사업을 운영하는 공공기관들이 제시하는 ‘청년’의 범위는 보통 만 19세부터 만 35세 또는 만 39세다. 청년이라고 하기에 다소 많은 나이라는 의문이 들 수 있지만, 청년들이 사회에 정착하는 시기가 점점 늦어지는 추세를 감안하면 그리 무리는 아닌 듯싶다.

예술가의 길로 이끄는 창작지원

대표적인 사업은 서울문화재단의 비기너스(Beginners)프로젝트 중 ‘최초예술지원’사업이다. 비기너스 프로젝트는 연령 제한 없이 홍대 지역에서 벌어지는 소규모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소액多컴’과 공공지원금 수혜 경력이 없는 신진예술가를 대상으로 하는 ‘최초예술지원’사업으로 구분된다. 2016년 시작한 ‘최초예술지원’은 서울 전역에서 이루어지는 순수예술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35세 이하 신진 예술가(또는 단체)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고 지원금액은 200만 원이다. 시각, 연극, 무용, 음악, 다원, 전통 분야 창작활동 외에도 세미나, 워크숍 등의 사전 연구활동도 지원한다. 별도의 신청 양식이 없어 활동계획서를 자유롭게 만들어 제출하면 되고, 상금 방식으로 지급되어 정산을 할 필요가 없다. 한번 선정된 예술가는 해당 프로젝트가 끝난 후 다시 신청할 수 있고, ‘최초예술지원’ 다음 단계인 ‘유망예술지원’사업에 지원할 경우 가산점을 부여받는다. 공공의 지원사업을 통해 예술가로 성장해나갈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둔 것이다. 선정자들은 임대아파트, 싱크홀 사고, 히키코모리 등 이 시대와 청년의 현실을 반영한 주제로 창작활동을 진행했다. 전시나 공연 외에 온라인 사이트를 만들고, 책자와 음원을 내고, 제작한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거나, 독립출판물 및 제작물 축제인 ‘언리미티드 에디션’에 참여하는 등 다채로운 방식으로 작품을 공개했다. 발표 장소도 사업의 주관처인 서교예술실험센터뿐 아니라 ‘개방회로’ ‘800/40’과 같은 신생공간, 진짜 냉동창고 등 도심 곳곳을 활용해 선보였다. 최초예술지원을 통해 기존의 틀에 박힌 전시나 공연 방식을 벗어난 새로운 예술 생태계를 청년들이 직접 만들어가며 보여준 것이다. 2016년에는 5월, 7월, 9월 3차례 공모를 진행해 각 18명(팀)씩 총 54명(팀)이 생애 처음으로 공공지원을 받았다. 2016년 사업의 경험을 토대로 2017년에는 최초예술지원사업의 규모를 대폭 확대해서 운영할 예정이다.
인천문화재단의 ‘바로 그 지원’은 청년예술가를 대상으로 매월 공모를 진행해 100만 원을 지원해주는 소규모 프로젝트다. 2015년 시작했으며 지원 대상에 맞춰 신청 양식과 진행 절차를 간소화했다. 신청서 파일만 봐도 수십 가지 항목을 채워 넣어야 하는 공공기관의 일반적인 사업신청서와는 다르다. ‘바로 그 지원에서 해보려는 당신의 작업을 알려주세요’라는 문구 옆에 넉넉한 빈 칸이 있고 아래에는 연락처만 적게 되어 있다. 심사도 전문가들이 모여 서류를 검토하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탈피해 심사위원, 동료 예술가, 관객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원자의 프레젠테이션을 보면서 한다. 선정된 청년예술가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사람, 자원, 공간을 연결하고, 전문가의 리뷰도 받을 수 있게 해준다. 신청서 접수와 프로젝트 결과 발표가 2개월 내에 이뤄진다.
대구문화재단의 ‘청년예술가 육성 지원사업’은 지역 출신의 유망한 청년예술가를 발굴해 차세대 예술가로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공모를 통해 음악, 무용, 연극, 전통, 시각예술 등 5개 분야별로 2~3명을 선발하며 지원 자격은 만 35세 이하다. 매월 80만 원을 상금 형식으로 지급하는 것 외에도 멘토링, 홍보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펠로십 지원제도다. 한번 선정되면 최대 2년간 집중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아쉽게도 2017년에는 기존에 선정된 15명을 지속 지원해 공모가 없으며, 2018년에 다시 선발한다.

테마 토크 관련 이미지1 인천문화재단의 ‘바로 그 지원’은 청년예술가를 대상으로 매월 공모를 진행해 100만 원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2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정동길에서 열린 청춘마이크 청년예술가 ‘프로젝트 루미너리’의 공연.
3 서울문화재단 ‘최초예술지원’ 사업의 프로젝트 발표 현장.

청년예술가 일자리 창출

청년예술가들에게 활동할 기회를 주면서 이에 대한 인건비를 지원해주는 사업도 있다. ‘문화가 있는 날’ 사업 중 하나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원하는 ‘청춘마이크’는 열정과 재능이 있는 젊은 예술가들이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고, 전문예술가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해주는 사업이다. 만 19~35세를 대상으로 학력, 이력, 수상 경력을 배제한 공개 오디션을 통해 청년예술가를 선정한다. 개인이나 소 규모 팀으로 참가할 수 있으며, 공연당 평균 200만 원 정도의 사례비를 지급한다. 2016년에는 88팀(시즌1), 60팀(시즌2)이 선발되어 매월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 기차역, 거리, 광장, 병원 로비 등 전국 각지의 공개 무대에서 공연을하며 관객들을 만났다. 지난해 말 우수 청년예술가로 선정된 10팀은 ‘영 아티스트 어워드’를 통해 공식 무대에 설 수 있었다. 지금까지 거리공연 아티스트들에게는 공연 실비를 지급하거나 재능기부를 요구하는 것이 관행이었으나, ‘청춘마이크’에서는 공연활동에 대한 보수를 정식으로 책정하고 지급했다. 2017년에도 사업을 확대해서 진행한다.
서울시에서는 2017년 ‘서울청년예술단’ 사업을 시작한다. 서울청년예술단은 젊은 예술가들이 예술활동과 사회적 일자리 경력을 쌓아 예술인 지원사업 대상이 될 수 있게 하는 사업이다. 지원 대상은 20~35세 예술인(1983~1998년생) 3인 이상으로 구성된 청년예술단체다. 50여 팀을 선정해 ‘서울청년예술단’으로 지정하고 창작활동비용과 사업운영비를 지원하고 공공 예술활동 기회를 제공한다. 예술단체별로 사업 내용과 규모에 따라 8개월간 1억 원 내외가 지원될 예정이다. 예술단체는 이 비용으로 활동 실적에 따라 단원들에게 창작활동비(인건비)를 지급하게 된다. 일부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개인에게 고정적으로 월 70만 원을 지급하는 수당 방식은 아니다. 서울청년예술단으로 선발되면 기획, 연습, 발표(공연, 전시 등) 활동을 포함해 연 80회 이상 활동하게 된다.
문화예술계 밖으로 눈을 돌려 보면 국토교통부, 농림축산식품부 등의 기관이나 사회적 경제 영역에서 젊은 예술인을 찾는 공고를 발견할 수 있다. 서울시 뉴딜일자리사업인 ‘우리가게 전담예술가’의 관할 부서는 서울시 소상공인지원과다. 회화, 판화, 전시 디자인 등 시각예술을 전공한 청년예술가와 소규모 상점을 연결해주는 사업이다. 청년예술가들은 상점 주인과 정기적으로 만나 필요한 작업을 의논하고 상점의 입구, 셔터, 디스플레이를 바꾸고 명함, 종이컵 등 맞춤형 디자인을 제공했다. 서울시에서는 청년예술가의 인건비를 지급하고 소상공인은 실비용만 부담하는 방식이다. 청년 예술가들에게 지급되는 임금은 6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일 4만 6,000원(식비 포함). 만 18~39세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하지만 대학 재학생은 신청할 수 없다. 첫해인 2016년 사업에는 19명의 청년예술가와 31개의 소상공인 점포가 참여했으며 지난 12월 15~19일에는 8개월간의 활동 내용을 담아 전시회도 열었다. 2017년에는 좀 더 다양한 업종의 소상공인들이 참여하고 청년예술가들도 좀 더 나은 여건에서 근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4월부터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예비예술가를 위한 장학금 제도
예술가를 꿈꾸며 대학에 들어갔지만 졸업도 하기 전에 빚쟁이가 되어 예술가의 길을 스스로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청년들이 감당하기 힘들만큼 비싼 대학 등록금 때문이다. 학자금 대출 이자를 갚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들에게 예술은 사치가 되어버린다. 이처럼 장학금이 절실한 예비예술가들을 위해서는 한국장학재단의 예술체육비전장학금이 있다. 장학생에 선정되면 매학기 등록금 전액을 지원해주고 기초생활수급자에 한해 학기당 180만원의 생활비도 추가로 지급한다니, 형편이 어려운 예체능 계열 학생에게는 꿀 같은 장학금이 아닐 수 없다. 신청대상은 국내 4년제 대학의 예체능계열학과 3학년 재학생이며, 직전학기 성적기준은 평균평점 4.5만점 기준 3.5이상이다. 성적기준만을 충족하면 졸업할 때까지 계속 지원해준다. 작년에는 2월 말에서 3월초에 신청을 받아 학교 추천, 서류심사, 심층면접의 단계를 거쳐 140명의 장학생을 선발했다.
(한국장학재단 관련 페이지 goo.gl/a7bzeh)

테마 토크 관련 이미지4 서울시 뉴딜일자리사업인 ‘우리가게 전담예술가’ 프로젝트의 작업.
5 서울문화재단 ‘최초예술지원’ 사업에 선정된 원정윤 작가의 전시 포스터.

청년예술가의 새로운 도전 지원

청년들이 창작활동을 넘어 직접 창업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사업도 있다. 2014년 처음 시작된 ‘예컨대 프로젝트’는 청년예술가의 사회 진출과 창업 활성화를 위한 창업지원사업으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주관한다. ‘예컨대’는 ‘예술가와 컨설턴트의 대화’의 줄임말. 가능성 있는 예술 분야 창업팀을 선발해 창업활동지원금, 홍보·마케팅, 전문가 컨설팅과 워크숍, 기업후속연계 등 초기 창업 단계에 필요한 전반적인 사항을 지원한다. 분야는 음악·연극·영상·무용·미술·전통예술·예술융합이며, 대학 재학 및 졸업 5년 이내의 청년예술가 3명 이상이 팀을 이뤄 신청할 수 있다(예술 전공자 60% 이상 필수). 2016년 사업은 7월 말에 신청을 받아 총 102팀이 응모했으며, 사업운영계획 PT 심사를 거쳐 최종 8개 팀을 선발했다. 예술융합 분야가 4팀이고, 미술·영상·연극·전통예술 각 1팀이었다. 8개의 팀은 4개월간의 창업 준비 과정을 거쳐 지난 12월 13일 예술창업 쇼케이스 ‘청년예술가, 창업의 문을 열다’를 통해 그동안 개발한 사업 아이템과 콘텐츠를 공개했다. 4개월간 팀별로 최대 2,000만 원까지 지원해준다.

테마 토크 관련 이미지6 예술경영지원센터 ‘우리 동네 아트페어’의 지원을 받은 ‘더 스크랩(The Scrap)’ (www.facebook.com/thescrap).

자립을 모색하는 청년들

그렇다고 청년예술가들이 공공기관의 지원금과 지원사업만 바라보고 사는 건 아니다. 젊은 예술가들과 기획자들이 모여 작품 창작 과정과 작품에서 파생된 상품을 파는 장터를 열기도 하고, 텀블벅 등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활용해 스스로 프로젝트 비용 모금에 나서기도 한다. 신생공간을 운영하는 젊은 예술가들은 생계 유지를 위한 일을 별도로 하면서, 공간을 매개로 동료 예술가들과 느슨하게 연대하며 창작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1 이에 따라 공공지원사업의 형태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기존에는 영리 목적의 활동은 지원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예술가들의 자립을 도모하는 활동을 지원해주는 추세다. 그 예로 예술경영지원센터 ‘우리동네 아트페어’2의 지원을 받은 ‘더 스크랩(The Scrap)’이 있다. ‘더 스크랩’은 102팀이 작가로 참여해 작가별로 10점씩, 총 1020점의 사진 작품을 선보인 새로운 타입의 전시·판매 플랫폼이다. 2016년 12월 27~29일, 단 3일간 열린 행사에 1,546명이 방문해 5,315장의 사진이 판매되었고, 판매 수익금은 참여 작가들이 균등하게 나눠 갖는다고 밝혔다. 최근 젊은 예술가들이 보여주는 신선한 기획과 일련의 움직임은 청년예술가 지원정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다.
청년예술가 대상의 지원사업이 수적으로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순수한 예술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은 여전히 손에 꼽을 정도다. 창작보다는 사회적 일자리에 투입되는 형태가 많아, 예술을 도구화하고 청년예술가들을 사업에 이용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자리 창출 목적의 사업이라고 해도 정규 일자리가 아니라 일시적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방식인 경우가 많다. 아직 갈 길은 멀어 보이지만 한 걸음을 떼고 걸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기존에는 예술가 개인보다는 프로젝트 중심으로 지원해 재료비, 인쇄비 등 실비만 지원 항목으로 인정했지만, 예술가 개인의 인건비, 창작비를 지원하는 사업이 늘어나고 있다. 청년들의 활동에 대해 조금 더 나은, 정당한 대우를 해주는 것은 다음 단계에서 꼭 이뤄져야 할 일이다. 공공이 계속해서 청년예술가들의 활동에 주목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준다면, 청년예술가들이 ‘포기’가 아닌 ‘희망’을 품을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문화+서울

1 신혜영(2016), 스스로 ‘움직이는’ 미술가들, 한국언론정보학보(2016년 통권 76호). p192
2 청년작가(1983년 1월 1일 이후 출생) 중심의 아트페어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2016년에는 총 7개 단체가 선정되었다.

글 전민정
객원 편집위원
사진 제공 서울문화재단, 문화체육관광부, 김익현, 서울시 경제진흥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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