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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호

이응주 설화수 마케팅커뮤니케이션팀장 전통의 맥(脈)을 아름다움으로 잇다
과거로부터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내면의 좋은 기운을 외면의 아름다움으로 전하는 기업이 있다. 아모레퍼시픽 럭셔리 브랜드 설화수는 우리 고유의 미에 대한 가치를 일상의 예술로 만들며 다양한 메세나 사업을 통해 대중과 만난다. ‘아름다운 전통문화의 가치와 한국의 미’를 문화메세나 활동으로 세계에 알리고 있는 설화수 마케팅커뮤니케이션팀의 이응주 팀장을 만나본다.

설화수에서 어떤 업무를 하시는지,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아모레퍼시픽에서 설화수 마케팅커뮤니케이션팀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설화수가 어떤 브랜드인지 소비자에게 알리기 위해 커뮤니케이션 전반의 업무를 진행합니다. 광고와 홍보, 디지털 커뮤니케이션까지 넘나들며 전방위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설화수뿐만 아니라 헤라와 같은 아모레퍼시픽의 다른 브랜드 업무도 진행했습니다. 설화수는 ‘전통문화의 현대적 재해석’이라는 브랜드 코어에 맞춰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후원하는 작업을 합니다. 서울문화재단과 함께하는 프로젝트 또한 전통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는 설화수만이 할 수 있는 독창적인 업무 영역이라 생각합니다.

설화수와 서울문화재단은 올해 ‘설화수 연계 시각예술 분야 창작지원’ 사업을 통해 시각예술작가 25인의 작품을 카카오갤러리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선보였는데요, 기업이 예술가 창작지원으로 공공과 만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그동안 설화수는 다양한 분야의 장인들과 작업을 진행하며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현재에 알리는 데 앞장서왔는데요, 설화수의 새로운 아트 프로젝트는 바로 그 ‘전통문화의 창조적 계승’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시대의 변화 속에 가시적으로 영향력을 보이는 밀레니얼 세대와의 소통을 위해선 젊은 작가와의 협업도 의미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서울문화재단과 만나게 됐습니다. 올해는 재단과의 협업을 통해 ‘전통문양, 만나다’를 주제로 꽃과 나비, 새 등의 전통문양을 활용한 작품을 공모해 시각예술작가 25명의 창작활동을 지원했습니다. 한국문화에 대한 철학과 자부심을 가지고, 지금의 젊은 세대에게는 혹여 낯설지도 모르는 전통을 보다 친숙하게 만들고 우리 전통문화를 ‘일상의 예술’로 이끌어내고자 오프라인 전시의 틀에서 벗어나 온라인 공간에서 작품을 발표하게 했습니다. 더 많은 이들에게 우리의 작업을 보여주기 위한 이유도 있었는데, 지난 10월 카카오갤러리에 오픈한 지 3일 만에 방문객 수가 10만 명을 돌파할 만큼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서울문화재단과는 전통을 현대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이 밖에 전통문화 계승을 위한 설화수의 고유한 메세나 활동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설화수가 지향하는 미의 철학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내면의 좋은 기운이 외면으로 드러나는 아름다움을 강조한 선조들의 생각과 닿아 있습니다. 때문에 브랜드의 뿌리이자 영감이 돼준 한국의 전통문화에 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으며, 우리의 전통을 계승하고 널리 알려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세대 간의 아름다움을 이어나가는 방법은 결국 문화와 예술이라는 답을 얻어 다양한 메세나 활동을 통해 전통의 가치와 장인정신, 궁극의 아름다움을 현대에 알리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활동이 올해로 13회를 맞은 ‘설화문화전’입니다. 설화수는 그동안 전통문화,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장인정신을 지켜내고자 다양한 후원 활동을 진행해왔습니다. 2003년에는 40여 명의 문화예술계 인사들과 함께 ‘설화문화클럽’을 창설하여 한국 전통문화모임과 예술가들을 지속적으로 후원하며 한국문화를 알리는 데 앞장섰습니다. 문화진흥기금 마련을 위해 2006년부터 ‘설화문화의 밤’이라는 문화행사를 개최하고 그 수익금을 비영리 문화재단에 기부하는 등 후원 활동의 영역을 넓혀왔습니다. 이러한 뜻을 모은 문화모임은 설화문화전의 근간이 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10년 이상 그 맥을 이어오고 있는 설화문화전은 본래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다양하게 변모해왔을 것 같습니다.

초창기에는 전통을 있는 그대로, 장인정신을 고스란히 보여주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전시가 특정 소수에 국한되고, 더 많은 이들에게 대중화하는 데 한계를 느꼈습니다. 5년 전부터 전시의 방향을 바꿔 장인들의 작품만 보여주는 방식이 아니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전통문화가 얼마나 아름답고 가치 있는 것인지를 느낄 수 있도록 전통과 현대의 적절한 조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기성세대뿐만 아니라 밀레니얼 세대도 전통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그 아름다움을 체험할 수 있는 전시를 기획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기억에 남거나 인상적인 순간이 있으셨는지요?

지난해 설화문화전인 <포춘랜드-금박 展<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전까지 외부 아트디렉터들이 전시를 기획했는데 작년에는 저희 마케팅커뮤니케이션팀에서 오롯이 전시를 기획했습니다. 전통소재인 금박을 그대로 보여주는 형태가 아니라, 의외성을 띤 서양의 놀이기구를 들여와 그 위에 동양의 금박을 구현했습니다. 금박을 주제로 한 패션쇼 오프닝 등은 전혀 새로운 시도여서 작년 전시가 가장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신본사로 이전해 처음 진행한 전시였던 데다가, 저희 팀에서 기획을 담당했기에 전시 오프닝 때 많이 떨었지요. (웃음)

말씀하신 의외성이라는 지점이 내부에서도 센세이셔널하다는 평을 들었을 것 같습니다. 올해 전시는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올해 전시에서는 화조영모도 같은 조선시대 병풍 속의 문양을 현대 작가들의 시각으로 재구현했습니다. 건축가, 일러스트 작가, 영상 작가, 패션 디자이너 등이 참여했고요. 문양을 구조물과 그래픽, 영상, 패션으로 확장하여 보여주는 전시예요. 전시장을 방문하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전통문양을 보면서, 현대와 전통을 넘나드는 재밌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앞서 소개한 사회공헌사업 외에도 화장품 브랜드로서 설화수 제품과 예술을 접목한 사례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브랜드의 뿌리이자 영감이 돼준 ‘한국 전통문화의 현대적 재해석’이 제품으로 발현된 적이 있습니다. 바로 ‘실란 메이크업 컬렉션’인데요, 올해로 17년째를 맞이한 실란은 ‘옛 여인의 곁에 자리했던 한국의 전통미의 재발견’이라는 테마로 매년 잊혀가는 전통기법, 옛 소재들을 선정하여 설화수만의 미감으로 구현합니다. 단아하고 기품 있는 한국적 미의 본질을 재현하고, 우리 고유의 화장 문화를 계승하고자 한 것입니다. 올해는 국내 유일의 대한민국 전통기능 칠보공예 전승자 노용숙 장인과 함께 ‘실란 명작 컬렉션’을 선보이며 그동안의 실란의 스토리에 힘을 더했습니다. 실란 메이크업 제품의 수익금 중 일부는 보존 계승이 필요한 세계의 문화유산에 기부되는데요, 이는 2017년부터 시작된 ‘Beauty from Your Culture’라는 글로벌 사회공헌 캠페인의 일환입니다. 한국 전통문화에서 찾은 실용성과 미학이 설화수 제품을 통해 그 가치를 다시 평가받은 것처럼, 설화수는 이 캠페인을 통해 한국을 넘어 중국, 싱가포르의 전통문화 보전과 계승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이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다면 부탁드립니다.

앞으로도 아름다움에 대한 철학을 잃지 않고, 그동안의 활동들을 진정성을 가지고 이어가는 것이 저희의 바람입니다. 설화문화전을 비롯해 계승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종목에 대한 후원, 글로벌 CSR 활동이나 실란 메이크업 컬렉션 등 앞으로도 브랜드의 근간이 되는 전통문화와 그 안에 담긴 숭고한 장인정신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1 2019 설화문화전 <미시감각: 문양의 집> 리빙룸.
2 전통기능 칠보공예 전승자 노용숙 장인과 함께한 ‘실란 명작 컬렉션’.

<아트서울 기부투게더>는 작지만 의미 있는 예술 프로젝트부터 우리의 삶을 바꿀 문화도시 프로젝트까지 기부를 통해 나눔을 실천하는 서울문화재단의 예술 기부 브랜드입니다. [문화+서울]에서는 <아트서울 기부투게더>를 통해 예술 기부로 함께하는 기부자의 인터뷰로 아름다운 나눔 정신을 알리고 있습니다.
정리 황현정_서울문화재단 메세나팀
사진 최성열
사진 제공 설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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