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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호

연극 <쉬쉬쉬잇>과 <9월><뉴스테이지>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젊은 연극들
30대 이하 젊은 연출가의 작품 제작을 2년 동안 지원하는 <뉴스테이지>의 결과 발표가 한창이다. 그중 9월에 무대에 오르는 문새미, 설유진 연출의 연극 두 편을 소개한다. 두 연출은 올해 초 1차년도 지원 결과로 <중립국>과 <누구의 꽃밭>을 각각 선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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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 연극 <쉬쉬쉬잇>.

1970년대 희곡의 재발견<쉬쉬쉬잇> 9. 4~9. 9,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

1976년 이현화 작가가 발표해 전위적인 작품으로 충격을 안겼던 동명의 미스터리 희곡을 무대화했다. 원작은 주인공 부부의 신혼 첫날밤, 호텔방을 두드리는 낯선 노크 소리와 불청객의 방문으로 시작된다. 남자(신랑)를 협박하는 사내, 여자(신부)에게 불안감을 주는 여인. 그들은 동시에 신혼부부가 그들 사이의 관계를 의심하게 만든다. 부부는 손님들의 무례한 행동에 반발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차츰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어려워진다. 사내와 여인은 부부를 각자 다른 객실로 이리저리 옮겨놓으며 때에 따라 부부의 상대역을 연기하기도 한다. 이름이 드러나지 않는 등장인물들, 쉽게 파악할 수 없는 의도들, 그리고 복제공간인 호텔방이 갖는 공간 착시를 극명하게 드러내며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감시와 통제를 강조해서 표현한다. 문새미 연출은 기획의도에서 “작품에 녹아 있는 실존적 고뇌가 현대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도록 한다”며 이 작품이 관객에게 기묘하고 신선한 충격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문새미 연출은 원작의 1970년대를 고증하기보다 현시대에 맞추어 재해석했다. 사실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인 내용과 마찬가지로 극의 분위기 역시 친숙하면서도 이질적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원작자가 촘촘하게 짜놓은 희곡의 구성과 미스터리한 수법은 기존과 같은 긴장감으로 살린 한편, 후반부에서는 보다 흥미로운 극의 전개를 기대해볼 만하다.
고(故) 이근삼 원작의 <아벨만의 재판>(1974)을 각색한 <중립국>을 1차년도 작품으로 선보였던 문새미 연출은, 잘 알려져 있지만 21세기에 들어 무대화가 뜸해진 국내 희곡을 재발견하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이기돈, 정우종, 문현종, 조한나, 조민국 배우가 출연하고, 이주영 작가가 드라마터그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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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4 연극 <9월>.

9월의 기차역에 그들은 왜 머물러 있나<9월> 9. 14~9. 20,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

연극 <9월>은 어느 기차역에서 하루 동안 머무는 다섯 인물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역무원과 관객에게 풀어놓으며 전개된다. 등장인물이 덤덤히 풀어내는 각자의 이야기에 따라 극의 시공간은 현재와 과거를 자연스레 넘나들고, 이야기는 오래전 덮어뒀던 진실에 다가간다. 극 안에서는 다소 자극적일 수 있는 소재나 사건도 하나의 ‘상황’으로 묘사된다. 사건의 경중과 상관없이 자신의 일이 아니라면 가해자와 피해자로 구분하거나, 치정 혹은 욕망으로 생긴 일이라며 쉽게 단정지을 여러 사건의 이면을 당사자의 입장에서 담담히 그려낸다. ‘어떤 사건, 상황에 대해 모든 이의 행위는저마다의 이유가 있다’는 명제는 연극 <9월> 속 등장인물들의 행동에 당위성을 부여한다.
극작과 연출을 맡은 설유진은 여러 겹의 시공간과 인물이 혼재하는 상황을 아우르는 물리적, 정서적 공간을 무대 위에 구현하고자 했다.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이 머물다 떠나는 기차역은 극의 배경으로서 상징적인 공간을 형성한다.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공간으로, 무대장치와 조명 변화 등을 최소화하여 관객이 오롯이 등장인물의 감정 변화에 주목할 수 있도록 했다.
연극 <9월>은 실제 상황을 무대 위에 재연하여 관객에게 보여주기보다 등장인물이 각자 자신만의 시공간을 복기함으로써 극을 지켜보는 제3자인 관객이 사건 현장에 있는 당사자의 입장에서 상황을 떠올리도록 한다. 덤덤하게, 때로는 처절하게 감정선의 변화를 드러내는 배우들의 입체적인 연기는 등장인물 간 기묘한 대립 상황을 지켜보던 관객이 극 후반부로 갈수록 인물에 몰입하게 만든다.
이 작품은 연극 마니아들의 호평을 받은 작품에 꾸준히 참여하며 탄탄한 기량을 쌓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여 눈길을 끈다. 박지아, 류경인, 심완준, 황순미, 곽지숙, 정대용이 출연하고 박지만(작곡), 목소(음향·영상디자인), 신동선(조명디자인), 강기정(의상디자인), 권영(기획·그래픽디자인), 김솔(사진)이 참여했다.

글 이준걸, 홍지형 서울문화재단 미디어팀
사진 제공 서울연극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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