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민예술대학 넘나들이.
서울시민들의 문화활동은 위축되지 않았다
지난 2월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16년 소비자물가 상승을 제외한 실질가구소득이 전년에 비해 감소하였으며, 오락문화 부문의 지출 또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어려운 경제 상황은 시민들의 문화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은 시민들의 문화활동 참여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거나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도와의 비교를 위해 서울문화재단 회원만을 대상으로 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서울문화재단 회원들은 문화예술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보였다. 연간 문화예술 관람횟수는 1.8회, 연간 총 지불금액은 1만 5,000원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서울 문화환경 만족도 및 거주지 문화환경의 만족도가 각각 4.7%, 2.5% 증가한 가운데, 삶의 만족도는 오히려 3.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관심집단과 일반 시민 간의 문화향유 실태 차이 확인
‘서울시민 문화향유 실태조사’는 그간 서울문화재단 회원만을 대상으로 했지만, 2016년 조사에서는 문화에 관심이 많은 집단과 일반시민 간의 차이를 비교 분석하기 위하여 조사대상을 확대하였다. 유사한 조사결과와 비교하여 문화관심집단과 일반 시민 간의 차이를 추정했던 이전까지의 조사와는 달리, 동일한 내용의 설문을 통해 조사집단 간의 비교를 본격적으로 시도하였다. 우선 일반 서울시민의 문화향유를 파악하기 위해 연령, 성별, 거주지 등을 기준으로 선정한 온라인조사패널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하고, 서울인구에 비례한 가중치를 적용하여 조사결과를 분석하였다. 문화관심집단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서울문화재단 회원을 포함하여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시 문화행사 뉴스레터 수신자 등 서울시 공공문화행정서비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동일한 항목의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
주요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문화관심집단은 서울문화재단 회원만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보다 전반적으로 수치가 낮은 편이긴 하지만 일반 시민에 비해 문화향유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 만족도는 비교적 높은 경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관심집단의 연간 문화예술 관람횟수는 평균 23.8회로 일반 시민 14.6회에 비해 9.2회 많았으며, 연간 총 지불금액은 약 32만 6,000원으로 일반 시민이 연평균 25만 4,000원을 지출한 것에 비해 약 7만 원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도 및 중요도는 문화관심집단과 일반 시민 간의 차이가 비교적 크게 나타났다. 문화관심집단의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도는 89.1%로 일반 시민의 64.8%에 비해 약 24.3% 높았으며, 문화예술을 중요하게 여기는 정도는 85.3%로 일반 시민의 56.1%에 비해 약 29.2% 더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일반 시민에 비해 문화관심집단의 높은 욕구가 실제 문화예술관람 및 참여로 이어지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2 시민예술대학 몸소리.
시민청에서 진행된 ‘토요일은 청이좋아’.
기존의 한계 극복을 위한 새로운 유형의 분석 시도
2014년과 2015년에 실시한 조사에서는 시민들의 삶과 문화생활에 대한 이해를 위해 생애주기별 특성 그룹을 분류하고, 그에 따른 문화생활을 분석했다. 이러한 유형분석은 나이와 성별, 결혼 및 자녀 유무 등에 따라 어떤 문화적 패턴을 띠는지를 관찰하고 파악하기에 유용하였다. 그러나 삶의 형태와 여가활동이 다양해짐에 따라 이러한 생애주기별 유형분류만으로는 비슷한 삶의 시기에 있더라도 개개인의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다를 수 있다는 현실을 반영하기 어려웠다. 이에 생애주기와는 별도로 문화에 대한 욕구 및 참여, 만족 정도에 따라 군집분석을 실시하여 7개 유형, 즉 ‘무관심층’ ‘불만누적층’ ‘현실순응층’ ‘관람주력층’ ‘활동주력층’ ‘활동만족층’ ‘적극활동층’을 도출하였다.
7개의 유형 중 가장 많은 유형은 ‘현실순응층’으로 전체 조사자 중 29.4%를 차지했다. 이러한 현실순응층은 특히 자녀가 있는 30~40대 여성들(30대 육아맘, 40대 컬처맘) 사이에서 33% 이상의 높은 비율을 이루었다. 현실순응층에 속한 이들은 문화에 대한 관심과 욕구는 높은 편이지만 그만큼의 관람이나 창작활동을 하지 못함에도 주어진 여건과 현실 속에서 스스로 만족하는 그룹이며, 전 연령과 생애주기 그룹에 고루 분포된 편이다.
두 번째로 많은 유형은 ‘무관심층‘이다. 무관심층은 전체 응답자 중 19.4%로 나타났으며, 그중에서도 40대 남자와 50~60대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한편 본 조사가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은 시민들의 참여도가 높은 점을 감안할 때, 문화적 욕구와 참여가 가장 활발한 ‘문화열광족’ 20대에서도 무관심층이 11.5%나 차지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문화향유 실태조사도 진화한다
2016년 서울시민 문화향유 실태조사는 이전 조사들에 비해 통계적 타당성과 신뢰도 향상을 위해 조사설계 및 분석방법 등을 개선하였다. 첫째, 조사대상자의 변화이다. 이전까지 주로 서울문화재단의 회원을 대상으로 했던 조사범위를 서울시 공공문화행정서비스 이용자로 확대하고, 서울문화재단의 회원은 물론 서울시통합회원 중 문화행사 뉴스레터 수신자 및 서울시립미술관 회원을 대상으로 설문을 시행하였다. 이러한 대상범위의 확대는 문화예술에 관심 있는 시민들의 참여를 보다 적극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었다.
둘째, 일반 시민의 문화향유 실태파악을 위한 온라인패널 조사의 병행이다. 이전 조사에서 기존 일반 시민과 문화관심자 간의 간극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유사한 타 조사와의 비교를 통한 추정방법뿐이었으나, 이번에 온라인패널 조사를 병행함으로써 일반 시민들의 문화향유 실태파악도 가능해졌다.
셋째, 유형세분화 및 ‘욕구-참여-만족’에 따른 문화지수 도입 시도이다. 기존 생애주기에 따른 유형화를 통해 성별, 나이, 결혼유무 등에 따라 어떻게 문화활동이 변화하는지 알 수 있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동일한 유형 내에서도 문화예술에 대한 욕구 및 참여, 만족 정도를 더 세분화하여 살펴볼 수 있었다. 더불어 서울문화재단이 연구개발한 ‘욕구-참여-만족’ 분석모형이 이번 조사연구를 통해 지수화되었다. ‘욕구-참여-만족’ 문화지수를 통해 조사결과에 대한 이해가 쉬워졌으며 연도별 비교 분석이 더 용이해진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의 활용이 기대된다.
서울시민을 위한 문화정책을 기대한다
서울문화재단은 2016년 서울시민 문화향유 실태조사의 조사방법을 개선하고 그 결과를 분석하는 과정을 통해 시민들의 다양해진 삶의 패턴과 문화생활에 대해 더욱 주목하게 되었다. 사회 변화와 더불어 1인 가구, 베이비부머, 육아맘, 노인, 여성, 중년 등 다양한 삶의 패턴이 나타나면서 전통적인 생애주기만으로는 시민을 정의하기 어렵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었다.
서울문화재단은 2016년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청년, 1인 가구, 베이비부머, 육아맘 등 다양한 삶의 패턴의 시민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삶과 문화에 대해 깊이 있게 이야기 나누고 탐구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다양한 삶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바탕으로 시민들의 삶과 문화를 더 밀접하게 반영하는 서울의 문화정책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 글 박은희_ 서울문화재단 정책연구팀 대리
- 사진 서울문화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