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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6월호

춤과 노래로 건강한 삶 얻는 실버 세대 건강과 행복이 최고
요즘 어르신은 바쁘다. 생기 없고 위축된 모습을 머릿속에 그린다면 오산이다. 스스로 건강과 행복을 찾아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어르신이 늘고, 이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교육 프로그램 역시 다양해지는 추세다. 어르신들은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통해 예술적인 감성뿐만 아니라 생각보다 많은 것을 주고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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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아니었다면 못 왔을 거예요. 요즘 노인들이 얼마나 바쁜데요. 복지관에서 하는 게 정말 많거든. 댄스스포츠, 차밍댄스, 라인댄스, 한국무용… 우리 춤 도사예요.”(웃음)
토요일 오후 2시 시민청 이벤트홀에서 진행되는 ‘누구나 예술가-은빛 피터팬 이야기’ 수강생인 김행자·이춘자 어르신. ‘어르신 프로그램이 주로 평일에 진행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모르는 소리 말라며 답했다. 복지관에서 마련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바쁘게 지나간다는 것이다. 실제 종로구노인종합복지관의 프로그램을 보면 오전 10시부터 오후 4~5시까지 한 시간 단위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는데, 춤, 악기, 연극, 서예, 스포츠 등 다양하게 체험하고 움직이며 배우는 프로그램부터 인터넷과 스마트폰 활용 수업, 손뜨개봉사동아리, 중국어와 영어·일본어 등 어학까지 배울 수 있다. 복지관에서 오후 시간까지 보내고 저녁에는 그날 배운 것을 복습해도 하루가 짧을 터.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것들이 생겨나는 세상에서 이들은 계속 배워가는 재미에 ‘행복하다’고 말한다.
2015 서울시민 문화예술 향유 실태조사에서 문화예술 관련 교육 경험에 대해 ‘받아본 적 없다’고 응답한 만 60세 이상의 응답자 비율은 29.5%로, 이는 50대(25.8%)를 제외하면 20·30·40대보다 낮다. 이는 노년 인구 증가에 따라 지역주민센터와 복지관, 기타 민간 영역에서 실버 세대가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다수 마련하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향후 문화예술교육 참여 의향에 대해서도 91%가 ‘있다’고 답했다.
노년 세대가 문화예술교육에 적극적인 이유 역시 다양하게 파악할 수 있는데, 동년배의 친구를 사귀며 소통할 수 있는 기회이며 무엇보다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같은 조사에서 ‘참여할 의향이 있는 문화예술교육 분야’로 미술(62.5%)과 역사문화유산(51.8%)이 1·2위에 꼽힌 데에서 옛것의 의미를 찾고 교양을 다지려는 욕구 역시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행자·이춘자 어르신이 참여하는 ‘누구나 예술가-은 빛 피터팬 이야기’는 시민청이 주관하는 프로그램으로, 노래, 가벼운 율동, 악기 연주 등을 배우고 어르신들이 직접 출연하는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며 지금 젊은 세대는 잘 모르는 주택복권, 월급봉투 등 추억의 물건도 가져와 그 의미를 공유하는 등 다양한 배움과 소통이 오가는 시간이다.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이들의 세심한 배려에 두 어르신의 만족도는 ‘최고’라고 한다.

MINI INTERVIEW 배우면서 건강하게, 즐겁게, 바쁘게 사니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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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예술가-은빛 피터팬 이야기’ 수업은 어떻게 알고 참여하셨나요?

김행자(이하 ‘김’) 수업을 진행하는 강사가 종로구 노인복지관으로 홍보물을 제작해서 찾아왔어요. 강당에서 사람들에게 ‘시민청에 놀러 오세요’ 라고 홍보했는데, 나는 그 사람한테 당신 약장사 아니냐고, 안 간다고 했지(웃음). 그랬더니 대표가 그런 거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요즘엔 다단계 같은 게 많아서 나쁜 데 걸려드는 줄 알고 자식들도 걱정 많이 해요. 근데 오라는 날짜에 여기(시민청) 와보니까 너무 좋더라고. 복지관처럼 매일 춤 추고 하던 데가 아니어서 몸이 잘 안 풀리지만.

수업에서 어떤 점이 제일 좋은가요?

일단 시간이죠. 노인들이 토요일에 약속이 없어서 그때 불러주면 올 수 있다고 했거든. 그것도 오후에만(웃음). 사람들도 너무 좋지. 강사들이 세심하게 배려하고 살피는 게 정말 고맙거든요. 무료 수업이라고 대충대충 하면 여길 왜 오겠어요.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나이 먹고 고집 있어서 수틀리면 안 나와. 여기서 하는 것 중엔 춤이 제일 재밌고요. 운동이 최고예요. 나는 척추 상태가 안 좋은데 운동으로 이겨내는 거예요.

주변에도 이렇게 활발하게 다니시는 분이 많나요?

정말 많아요. 복지관 프로그램만도 시간이 꽉 짜여 있어서 노인들이 쉴 틈 없이 다녀요. 오전에는 당구 한 시간, 요가 한 시간, 오후에는 사교댄스 두 시간 하고. 종로복지관 오면 뒤로 나자빠질 거야(웃음).

이런 문화예술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어르신 생활에 어떤 변화가 있나요?

이춘자(이하 ‘이’) 규칙적으로, 부지런하게 생활하게 됐어요. 건강을 위해 춤 추고 즐기죠. 여기 나오는 걸 우린 직업이라고까지 생각해요. 병 들고 죽기 전까지 계속 나올 거야. 여기 오는 사람들 서로 챙겨주고 안 보이면 궁금하고 만나면 반갑고, 그렇게 하루하루 즐겁게 살고 있어요.
김 젊을 땐 전쟁통에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힘들게 살았는데 자식들 시집 장가 보내고 이렇게 좋은 세상을 만나서 너무 즐겁죠. 젊은 세대는 이런 마음 이해 못할 것 같아.

지금 어르신께 제일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요?

뭐니뭐니 해도 건강이에요. 건강을 위해서 운동을 이렇게 하는 거죠. 여기 나오는 사람들 나이도 다 비슷할 거예요. 자식들도 다 알아서 살고,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건강 챙기고 즐겁게 하루하루 보내는 거, 나는 그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2016 <서울시민예술대학>에는 노년 세대를 위한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마련돼있다. 다양한 장르가 결합되고 삶의 이야기와 감정을 표현하는 수업이 많다는 것이 특징. ‘어르신 예술 소풍’은 연극과 움직임(마임, 무용)을 결합해 어르신이 친숙하게 체험하도록 한다. 이를 바탕으로 문학과 미술 등 다른 장르도 표현해 향후 옴니버스극을 구성해 발표할 예정이다. 연극으로는 부족하다는 어르신께는 뮤지컬 수업을 추천한다. ‘뮤지컬 “할마미아!”’와 옴니버스악극뮤지컬 창작교육 프로그램 ‘아이 해브 드림’이 대표적이다. 탈춤, 풍물, 민요 등 전통연희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상월곡연희단의 ‘풍류 속 낭만+’에서 흥겹게 배울 수 있다.
어르신 프로그램은 접근성 역시 중요하다. 각 지자체의 노인종합복지관에서 마련하는 어르신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답이다.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www.kaswcs.or.kr) 사이트에서는 전국의 노인종합복지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 동네 복지관에서 어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지 문의하고 방문해볼 것. 아울러 서울시는 서울특별시 평생학습포털(sll.seoul.go.kr)을 통해 온라인 강좌 및 오프라인 학습 정보를 제공한다. 배우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자신 있는 분야를 가르치는 ‘강사’에 도전할 수도 있다. 배움은 언제라도 이르거나 늦지 않으며, 문화예술은 생활 가까운 곳에서 생각지 못했던 힘을 불어넣어줄 것이다.

글 이아림, 전민정, 하민희
사진 김창제
자료 사진 제공 서울문화재단, 예술교육연구소 놀자, 오!마이라이프 무브먼트 씨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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