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여, 모험을 떠나라’ 수업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요?

문화예술에 대해서는 관심이 거의 없이 살았죠. 금융 카운셀링, 컨설팅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 ‘이런 삶은 아니다’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고, 삶의 본질로 접근하고 싶어지더라고요. 전에는 제게 돈이 주는 의미가 굉장히 컸어요. 하지만 금융 쪽에서 20년 넘게 일하다 보니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죠. 일하면서 돈 많은 사람을 많이 만났는데 행복한 사람이 없었어요. ‘이건 삶의 본질이 아니구나’ ‘내가 참 모르고 살았구나’ 싶었죠. 직장 생활을 26년이나 했으니 이제는 행복한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막상 하려니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수년간 알고 지낸 분이 있는데, 이분은 문화예술 분야에 10여 년 몸담고 있는 분이에요. 그분이 말하길 누구나 예술적 재능을 다 가지고 있는데 발현하지 못하고 바쁜 삶에 시달리다가 죽는대요. 그분이 하는 일은 삶에 지친 사람들이 예술적 재능을 발현해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체험 연극이었어요. 그분과 사회적 기업을 같이 하기로 했어요. 그분이 이 프로그램을 알려줘서 참여하게 됐고요.

다른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해본 적이 있나요?

앞서 말한 분의 추천으로 ‘체험 연극’에 참여해봤어요. ‘돈키호테여…’도 연극이 가미된 프로그램인데 40~60대 남성만 참여할 수 있는 점이 특이합니다. 사실 남성에게 문화예술이 친근하지 않아서 남성만을 대상으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굉장히 힘들고 드문 일이라고 하더라고요. 처음 이 프로그램을 신청했을 때 제가 춤추고 어울린다는 것이 상상이 되질 않아 어색하게 느껴졌어요. 그런데 각자 인생을 50~60년 사신 분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참 재미있어요. 이전의 체험 연극과 형식은 좀 다르지만 결국 추구하는 방향은 같다고 생각해요.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일상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지금까지 네 차례 수업을 들었어요. 지난 수업 주제는 ‘내 인생의 반항’이어서 인생을 통틀어 가장 큰 반항이 무엇이었는지 얘기했어요. 매주 주제가 다른데, 수업을 통해 각자 과거에 잘못했던 것이나 칭찬할 만한 것을 잠시 객관적으로 보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살지 삶의 방향을 생각해보는 거죠. 수업을 계기로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어요.

지금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돈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방법으로 인생을 새롭게 조명하는 걸 얘기하곤 해요. 본질이 무엇인지 깨닫는 것 말이죠. 그 과정에서 예술의 힘이 크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군요.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이들의 길잡이 클래스
<서울시민예술대학>의 ‘예술, 나와 삶을 닮다’도 베이비부머와 어르신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이다. 수강생들이 겪은 삶의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들어 전시하고 움직임으로 표현한다. ‘예술로 준비하는 인생이모작! 인형극과 함께하는 달달한 내 인생’은 사진을 활용한 치유활동을 통해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고 자신의 모습이 투영된 인형을 만들어 연극놀이를 하면서 새롭게 펼쳐질 인생 후반부를 준비해보는 프로그램이다. ‘신장년층을 위한 춤 인문학-나는 춤춘다, 고로 존재한다’는 무용의 움직임을 통해 자신의 몸에 대해 알아보고 고유한 감각을 회복하는 미적 체험프로그램으로 55~65세의 남녀를 대상으로 한다.
인문학적 성찰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라면 <서울시민대학> 프로그램을 참고할 만하다. 뚝섬학습장(방송통신대 서울지역대학)에서는 국내 석학을 비롯한 저명 교수, 전문가를 초빙해 다양한 주제의 인문교양 강좌를 연다. 서울시내 권역별 14개 대학에서는 대학별로 특화된 인문과정을 운영하고 있어, 대학 교양수업과 같은 수준 높은 강의를 수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