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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5월호

주말 오후에 만나는 <거리예술 시즌제> 서울의 낮이 특별해진다!
올해 3회째 맞이하는 <거리예술 시즌제>는 4~6월 석 달 동안 매 주말, 서울시내 네 곳의 장소에서 번갈아가며 진행된다. 서커스와 퍼레이드부터 음악 공연, 다양한 콘셉트의 인형극 등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거리예술 작품이 시민을 찾아갈 계획이다. 5월의 한낮, 색다른 일탈을 경험하고 싶다면 다음 페이지의 일정표부터 확인해도 좋다.

테마토크 관련 이미지1 팀 퍼니스트 ‘퍼니스트 코메디 서커스 쇼’.
2 팀 클라운 ‘경상도 비눗방울’.

인간의 몸짓, 표정, 마음이 전하는 재미

지난 4월 둘째 주 일요일, 성수동 서울숲 공원은 나들이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맑고 따뜻한 봄날임에도 미세먼지 주의보로 날씨가 쾌청하지 않았지만, 예년보다 일찍 꽃망울을 터뜨린 벚꽃이 벌써 만개해 바람이 조금 불면 꽃비가 흩날릴 정도였다. 넓은 부지 곳곳에 자연체험학습장, 곤충식물원, 사슴방사장 등을 고루 갖춘 서울숲은 가벼운 피크닉이나 산책을 즐기기에 그만인 곳이다. 여기에 햇살이 적절히 좋은 오후 2시부터 서울숲 방문자센터 앞, 야외무대, 바닥분수 등지에서 <거리예술 시즌제> 공연이 펼쳐졌다. 팀 클라운의 ‘경상도 비눗방울’(2시), 창작중심 단디의 ‘단디우화’(3시), 팀 퍼니스트의 ‘퍼니스트 코메디 서커스 쇼’(4시), 그리고 그 전주에 우천으로 선유도에서 진행될 예정이던 일정이 취소된 프로젝트 모아의 ‘바가&본드’(5시)까지 총 네 팀이 서울숲을 찾은 시민과 만났다.
근처를 지나다 걸음을 멈춘 시민들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공연에 함께했다. 네 편의 공연 모두 중간부터 봐도 쉽게 몰입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팀 클라운이 ‘경상도 비눗방울’에서 만들어내는 커다란 비눗방울에 어린이 관객의 눈은 비눗방울만큼 커졌고, 흩날리는 벚꽃잎만큼 많은 비눗방울을 공중에 날릴 때에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동심에 젖어 환호했다. 건물 외벽에서 금방이라도 날아오를 듯 버티컬 서커스를 펼치며 애벌레부터 나비가 되기까지의 성장 과정을 아름답게 보여주는 창작중심 단디의 ‘단디우화’도 지나는 많은 시민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건물에 단단히 고정한 줄을 몸에 묶은 배우들이 번데기에서 나비로 피어날 때, 몸짓이 표현하는 아름다움은 고스란히 관객에게 전해졌다. 한편 찰진 음악과 함께 저글링, 마임, 아크로바틱을 재치있게 선보인 팀 퍼니스트의 ‘퍼니스트 코메디 서커스 쇼’는 관객과의 즉흥적인 호흡이 ‘빅 재미’를 선사한 비언어 코미디 쇼. 잠자코 있는 관객을 무대로 이끌어 장난기를 슬슬 발동시키는 팀 퍼니스트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일품이었다.
평소에 쉽게 만날 수 없는 거리공연을 우연찮게 접한 시민들은 인상적인 장면을 사진으로 남기며 공연을 한껏 즐겼다. 다섯 살 딸과 함께 산책하러 서울숲을 찾았다는 한 어머니 관객은 ‘단디우화’와 뒤이어 진행된 ‘퍼니스트 서커스 쇼’를 재미있게 봤다며, 둘 다 언어를 쓰지 않는 공연이라는 점이 인상 깊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렇게 나오지 않았으면 집에서 종일 TV를 봤겠죠. 매시간 TV와 컴퓨터, 스마트폰을 접하며 사는데, 거기서는 끊임없이 말과 글자들이 쏟아져 나오잖아요. 그런데 공연을 보니까 몸짓과 표정만으로도 이렇게 아름답고 재미있을 수가 있네요. 열 마디 말이 필요 없었어요.”

테마토크 관련 이미지3 창작음악그룹 THE튠 ‘인생예찬 콘서트 길가락유랑’.

놀이극부터 서커스까지, 석 달 동안 만나는 다양한 거리예술

<거리예술 시즌제>는 서울문화재단이 2014년부터 운영하기 시작해 올해 3회째를 맞이한 프로그램이다. 서울시내 주요 공원과 도심에서 거리예술 공연을 펼쳐 시민이 일상과 가까운 공간에서 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예술단체들에는 공연 발표 기회를 확대하려는 취지로 시작됐다. 지난해까지는 1년에 두 시즌(봄, 가을)씩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올해는 야외활동과 공연 관람이 원활한 4~6월 석 달에 집중해 공연을 펼친다. 매월 첫째 주말에는 선유도공원, 둘째 주말에는 서울숲, 셋째 주말에는 어린이대공원, 그리고 넷째 주말에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진행하는 등 좀 더 많은 시민이 공연과 함께할 수 있도록 장소를 다양화하는 것도 <거리예술 시즌제>의 특징 중 하나다.
올해 <거리예술 시즌제>에 참여하는 예술단체는 14개. 공모를 통해 선발된 14개 단체는 3개월 동안 총 84회의 공연을 선보인다. 다양한 개성을 지닌 단체들이 관객과 만나는데, 지난해 큰 호응을 얻었던 버티컬 퍼포먼스와 공중서커스, 서커스 코미디 팀 등 서커스 공연을 비롯해 관객 참여형 놀이극, 팝업북 형식 인형극, 국악 중심 월드뮤직 등 평소에 쉽게 접할 수 없었던 공연이 석 달의 일정을 빼곡히 채우고 있다.
공연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트러스트 무용단의 ‘꿈꾸는 사람들-춤추는 돌’은 ‘바둑판 위의 먹고 먹히는 돌처럼 우리의 인생은 살아 있는 돌’이라는 콘셉트에 착안해 삶을 한 판의 놀이로 풀어낸 현대무용으로 몸짓의 아름다움이 기대되는 작품이고, 극단 배낭속사람들의 거리극 ‘WORK’는 아이에서 어른이 되기까지 반복되는 ‘일(노동)’이라는 굴레를 함축적으로 표현해 성인 관객의 공감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오정은의 ‘여행-가방 속에서 꺼낸 기억’은 보는 이들에 따라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인형극. 50번째 생일을 맞은 주인공이 마트료시카 인형처럼 가방 속에서 또 다른 가방을 꺼내며 시간을 거슬러 자신의 과거 속으로 여행을 떠난다는 내용이다. 연극인 집단 더더더의 ‘자전거극장 모빌리베라’는 ‘팝업북으로 개조된 자전거’라는 무대의 독특함이 눈에 띄는 작품으로 공원에서 책을 읽다 잠이 든 앨리스와 요정 팅커벨이 주인공인 인형극이다. 각 공연은 짧게는 30분, 길게는 50분 동안 진행돼, 주말에 도심으로 나들이 나온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테마토크 관련 이미지4 팀 클라운 ‘경상도 비눗방울’.

<거리예술 시즌제>, 단순한 볼거리 그 이상으로 자리잡아

<거리예술 시즌제>는 축제나 일반적인 의미의 버스킹과도 조금 다른 성격을 띠는 프로그램이다. 축제, 페스티벌의 경우 이를 목적으로 한 시민이 일부러 찾아가 즐기는 데 비해, <거리예술 시즌제>는 일상과 비교적 가까운 장소(도심, 공원 등)에서 열려 다른 목적으로 그곳을 찾은 이들이 우연히 관람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즉 일상과 가까운 공간으로 비일상적인 예술, 공연이 찾아가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거리예술 작품의 경우 실내(공연장)에서 진행되는 공연에 비해 관객과 만날 기회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올해 거리예술 시즌제를 봄 시즌에 집중해 개최하는 데에는 이 프로그램을 거리예술의 체계적인 배급이나 지원 시스템으로 성장시키고자 하는 이유도 작용했다. 올해 공연하는 14개 참가 단체 중 일부는 9월 서울시가 주최하는 ‘선유도 거리예술 마켓’에 참여할 기회를 갖는 것. 선유도 거리예술 마켓은 올해 4회째 열리는 행사로, 다양한 장르의 거리예술 콘텐츠가 유통되는 축제형 아트마켓이다. 행사 기간에 거리공연이 진행되며 예술가 단체의 홍보 부스가 운영되는 등 국내 문화예술 기획자와 정책 담당자(구매자), 작품 창작자(판매자)가 참여해 교류하는 장이 되고 있다. 이로써 거리예술이 활발하게 창작되는 환경을 마련하고 더 많은 관객이 작품과 만날 수 있도록 하자는 <거리예술 시즌제>의 목적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한다.
거리예술은 조금씩 천천히 예술의 흥미로운 장르로 자리잡아가는 중이다. 과천거리예술축제, 안산거리극축제, 춘천마임축제 등 지자체에서 주최하는 거리예술 축제가 이름을 알리고 있으며, 하이서울페스티벌(서울거리예술축제)과 서울프린지페스티벌 등 서울 도심에서 열리는 대표적인 페스티벌도 거리예술이 시민과 만나는 중요한 장이다. 서울숲에 들렀다가 공연을 본 시민의 소감처럼, 거리예술은 사람의 몸짓과 표정이 빚어내는 아름다움, 무언의 소통 가능성을 서로가 딛고 선 땅 위에서 직접적으로 전한다. 왁자한 극은 익살을, 서커스와 마술은 일탈을 선사하고 퍼레이드 형식의 공연은 공연에 대한 고정관념을 흔들기도 한다. 일상에서 이러한 일탈을 경험할 시간은 아직 넉넉하게 남아 있다. 봄, 한낮에 거리에서 예술을 만나는 데에는 ‘열린 마음’ 하나만 준비하면 된다.문화+서울

<거리예술 시즌제> 일정표(5월), <거리예술 시즌제> 일정표(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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