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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호

형편없는 참견보다 더 나은 ‘아무거나’
2020 서울예술교육센터 콜로키움

알수록 새롭고 놀라운 10대들과 시원하게 서로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을까? 2020년 11월, 청소년을 정의하는 고정된 인식의 틀을 깨고 10대라는 시간을 살아가는 이들을 새롭게 만나기 위한 어른들의 첫걸음이 시작된다. 서울예술교육센터의 출발점이 될 콜로키움 자리에서다.

이번 콜로키움은 “10대들이 지속적으로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공간은 어떤 곳일까?”라는 센터 운영진의 질문을 근간으로, 우리가 기존에 해온 형편없는 참견이나 조언을 겸손히 내려놓고 이 시간 10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입장에 서보기 위해 무엇이라도 새롭게 시도해 보자는 발상에서 비롯한 것이다. 그렇게 기획한 <2020 서울예술교육센터 콜로키움>은 ‘형편없는 참견보다 더 나은 ‘아무거나’: 10대와 함께 서기 위한 첫걸음’이라는 주제로, 11월 5일부터 6일까지 용산에 위치한 서울예술교육센터 5층 스튜디오에서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된다.

운영 주체와 사용 주체의 거리 좁히기

‘10대와 잘 소통하기 위한 준비 마당’이라는 의도를 담고 있지만 이번 콜로키움에는 10대들이 참여하지 않는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번 콜로키움은 앞서 말한 것처럼 ‘지금까지 습관처럼 해오던 10대와의 소통 방식을 무효화하고 고정관념으로 굳어진 우리의 생각과 마음부터 차근차근 점검해 보자’라는 어른들의 자성적 만남에서 의의를 찾고자 한다. 우리가 뿜어내는 메시지들이 어쩌면 그들에게는 유효하지 않은 ‘쉰소리’일 수도 있음을 인정하면서 센터가 가져가야 할 진정한 함께 서기, 이해와 소통의 해법을 탐색해 보는 자리라 해도 좋을 것이다.
먼저 10대들의 활동에 주목하고 있는 젊은 문화예술 기획자를 초대해 청소년 문화예술교육 관련 현황과 주요 이슈를 함께 점검했다. 또한 서울예술교육센터의 비전을 전 직원이 함께 찾아가는 ‘실무자 비전 워크숍’에 참여해 그곳에서 논의된 내용들을 의제 키워드로 정리해 나갔다. 끝으로 중·고등학생 30여 명에 더해 자신의 청소년 시절을 허심탄회하게 나누어줄 20대 초반 청년들을 대상으로 인터뷰와 설문을 진행해 그들의 정체성과 관심사, 고민 등에 대해 귀 기울여보았다. 실제로 이 과정은 우리가 습관적으로 취하고 있는 청소년이라는 개념에 대한 사회적 정의와 이해를 다시 살펴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렇게 10대들이 풀어준 다양한 고민·질문·비판거리를 주요 키워드 삼아 콜로키움에서 다뤄볼 만한 주제를 3가지로 묶었는데, ‘다양한 관계 언어들 혹은 관계 맺기 방식’ ‘유의미한 경험의 축적과 그것을 통한 성장’ ‘나다움으로 가기 위한 자기 발견과 예술 간의 상호작용성’이 그것이다.

1, 2 콜로키움 준비를 위한 사전 회의 현장

콜로키움을 구성하는 3가지 섹션
-함께·천천히·나다움으로
콜로키움 첫 번째 섹션에서는 관계 맺기에 대한 다양한 관점 그리고 요즈음 10대에게 익숙한 관계 언어에 대한 이해를 도모해 보고자 한다. 인터뷰를 통해 확인한 한 가지는 청소년들이 추구하는 안전함, 편안함의 근간에는 대부분 관계 설정에 대한 긴장감이 스며 있다는 점이다. 10대와의 관계 맺기 방식과 고민, 혹은 자신의 경험이나 관찰을 통해 새로운 관계 맺기를 시도하거나 현대의 관계 언어를 키워드 삼아 작업하고 있는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두 번째 섹션에서는 10대들에게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성장 혹은 다양한 경험에 대한 욕구’를 들여다보고자 한다. 다양한 경험의 축적 혹은 유의미한 추억의 공유를 위해 필요한 환경은 어떤 것일지를 놓고 토론을 이어갈 예정이다.
끝으로 세 번째 섹션에서는 자기 발견과 표현을 통해 진정한 나다움을 찾아가고자 하는 10대들의 갈망과 그러한 맥락 안에서 작동하는 예술의 상호작용에 대해 논해 보고자 한다. 집단화·몰개성화로 연결되는 모든 표현을 본능으로 밀어내는 세대이자 자기만의 멋, 취향을 만들어가고 싶어 하는 10대의 이야기는 어쩌면 우리 모두가 가진 인간 존중을 향한 욕구가 아닐까? 진짜 나다움을 발견해 가는 과정 속 예술은 여전히 유효한지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자 한다.
10대를 위한 시공간,
서울예술교육센터의 출발을 응원하며
어쩌면 내가 겪어왔기에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당연하게 여기던 10대에 대한 인식이 정작 당사자들의 취향과 개성을 위협하는 가장 왜곡된 선입견이었다는 깨달음, 현장에서 만나본 10대의 사뭇 진지한 의견과 질문을 통해 여지없이 깨진 교만까지. 콜로키움 준비 과정에서 인지한 내용이 도리어 세상에 대해 경직돼 있던 생각의 물꼬를 터준 것 같아서 고마움과 시원함을 느낀다.
누군가에게는 ‘쓸데없는’ 난상토론처럼 보일지 몰라도 2020년 가을, 서울예술교육센터의 첫 콜로키움을 함께 준비해 온 이들은 적어도 같은 마음으로 서 있지 않을까? ‘누구나 ‘멋’대로 서는 홀로서기를 서로 지지해 주고, 성장으로 연결되는 경험의 시공간을 천천히 헤엄치면서, 모두가 ‘나다움’을 잃지 않아 편안한 우리가 돼가는, 그래서 언제나 다시 찾고 싶은 곳.’ 서울예술교육센터가 이런 곳이 될 수 있도록, 본 콜로키움이 센터가 앞으로 견지할 태도와 유의미한 관계 맺기 방식을 찾아가는 데 꽤 ‘쓸모 있는’ 출발점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글 전지영_서울예술교육센터 기획감독
사진 이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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