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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호

책 《아마존 분홍돌고래를 만나다》와 《개는 천재다》 동물을 생각하는 날, 어떤 책 읽을까?

10월은 동물을 깊이 생각하는 달이다. 10월 2일은 농장동물이 겪는 고통을 알리고 농장동물에 대한 비인도적 처우의 개선을 요구하기 위해 지정한 ‘세계 농장동물의 날’이고, 10월 4일은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을 보호하자는 의미로 제정된 ‘세계 동물의 날’이다. 동물에 별다른 관심이 없어 10월을 무심히 보냈더라도, 이번 달에는 인간이 아닌 동물을 먼저 생각하는 책을 읽어보면 어떨까? 1,500만 반려인, 반려동물 시대에 사는 지금, 어릴 적 ‘좋아하는 동물은 무엇인가요?’에 답을 달았던 마음으로.
분홍돌고래와 함께 탐험하는 아마존 이야기 《아마존 분홍돌고래를 만나다》 | 사이 몽고메리 지음 | 돌고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는 배우 박은빈 이상으로 뛰어난 주연이 있었다. 바로 ‘남방큰돌고래’. 현재 제주 해역에는 120여 마리의 남방큰돌고래가 살고 있다. 하지만 마구 버려진 폐어구와 해양쓰레기, 무분별한 선박 관광으로 남방큰돌고래는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2017년부터 4년간 남방큰돌고래 31마리를 비롯한 고래류 해양보호생물은 국내 연안에서만 4천 마리가 넘게 폐사했다. 우리는 해양보호생물인 돌고래를 매우 친숙하게 여기지만 돌고래의 생존 여부나 역사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아마존 분홍돌고래를 만나다》는 정글에서 몇 달씩 체류하며 야생동물을 연구하는 열혈 동물학자이자 자연 칼럼니스트인 사이 몽고메리가 쓴 ‘분홍돌고래’의 이야기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돌고래는 잿빛을 띠고 살아가지만 아마존강 돌고래 ‘보투boto’는 분홍빛 몸으로 살아간다. 사이 몽고메리는 어릴 때부터 아마존의 광활한 생태계에 매료됐다. 성인이 된 후 방글라데시 순다르반을 탐사하다가 처음 민물 돌고래를 목격한 일을 계기로 분홍돌고래에 매료된다. 생태 에세이이자 여행 회고록으로 읽을 수 있는 《아마존 분홍돌고래를 만나다》는 아마존 탐험기를 중심으로 진화생물학, 생태학, 인류학, 신화를 넘나들며 아마존의 과학과 마법을 헤아린다.
저자가 아마존을 탐험한 때는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이지만 지금 우리가 마주한 전 지구적 기후 위기와 환경파괴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분홍돌고래를 만나기 위한 여정 속에서 저자는 아마존에서 자행된 난개발의 실태를 확인하고 환경파괴, 자원 유출, 전염병 유입의 흔적을 목격한다. 그는 분홍돌고래를 만난 기쁨과 함께 외지인이 동물에게 얼마나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는지 깨닫는다. 인간이 동물과 소통하고자 하는 갈망이 동물에게는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동물의 생존권을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본 사람, 그리고 사이 몽고메리의 전작 《좋은 생명체로 산다는 것은》을 읽은 독자라면 이 책에도 빠져들 것이다.

개는 자기 자신보다 인간을 더 많이 사랑하는 지구상 유일한 존재 《개는 천재다》 |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 지음 | 디플롯

지난해 국내에 출간돼 큰 화제를 모은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를 쓴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의 대표작이다. 대학에서 진화인류학을 공부한 두 저자는 《개는 천재다》에서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의 주요 논거인 개의 인지능력과 생존능력을 다룬다. 모든 개는 개만의 고유한 지능을 갖고 있고, 개는 자기 자신보다 인간(당신)을 더 많이 사랑하는 지구상의 유일한 존재라는 것이 책의 핵심. 개와 함께 사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갖게 되는 개의 본성에 대한 호기심을 낱낱이 소개한다.
브라이언 헤어는 “개는 천재다”라는 파격적 문장이 사실인 이유에 관해 “과학자가 동물의 인지를 평가할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은 그 동물이 최대한 많은 장소에서 얼마나 성공적으로 생존하고 번식했는가이다”라고 밝힌다. 이 주장이 팩트라는 것은 누구라도 알 수 있다. 몸이 불편한 장애인을 돕는 보조견, 폭발물을 찾는 군견, 경비를 서는 경찰견, 불법 수입물을 탐지하는 세관견, 위기에 처한 동물의 개체수를 추정할 수 있도록 동물의 똥을 찾아내는 자연보호견 등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개는 인간의 지능만으로는 할 수 없는 일들을 이미 하고 있다.
왜 이 같은 일은 개만 가능할까? 저자는 실험을 통해 늑대와 개의 협력 행동을 비교한다. 영역 보호, 연합 형성 등은 두 동물의 차이가 없었으나 핵심은 ‘인간과의 협력’이었다. 늑대는 사람이 키워도 인간에게 상대적으로 관심이 없는 반면, 사람이 키운 개는 인간에 의지해 문제를 해결한다. 사냥 역시 늑대는 큰 집단이 함께 행동해서 가장 큰 포유동물도 쓰러뜨리지만, 개는 인간이 사냥을 주도하는 동안 큰 사냥감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에 집중했다. 이외에도 개에 관한 통념, 그 너머의 흥미로운 연구를 친절하게 소개한다. 책을 읽고 나면 우리 곁의 개를 더 사랑스러운 눈길로 바라보게 된다.

엄지혜_《채널예스》 기자 | 사진 제공 돌고래, 디플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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