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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호

공예작가와 고객을 연결하는 익숙하지만 새로운 지원 방식 아트마켓 <에스스토어S-store>

<에스스토어S-store>는 2021년 4월 롯데백화점 강남점 4층에 조성된 공예·디자인 아트마켓이다. 코로나19 위기에 대처하고 자생 가능한 공예 장르 예술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기획됐다. 신당창작아케이드 전·현 입주작가 300여 명을 대상으로 분기마다 입점 작가를 선정하고 있으며, 최소 판매 수수료를 제외한 판매액 전부를 작가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에스스토어(S-store) 매장 전경

새로운 예술지원 방식

문화예술을 지원하는 가장 정석의 방법은 지원금을 창작자에게 직접 전달하는 방식이다. 창작 과정에 필요한 만큼 금전적 원조를 제공한다는 직관성과 오랜 기간 실행하며 다듬어진 운영체제의 안정성은 이미 증명이 끝났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관련 예산이 축소되며 통상적 예술지원 방식을 뛰어넘는 지속 가능한 방식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하고 있다. <에스스토어S-store>는 공예 작품의 예술성과 상품성을 바탕으로 고객의 ‘구매 과정’ 에서 발생한 수익이 직접 창작 활동에 ‘투자’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일회성 지원이 아닌 공예 장르 작가가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백화점에 간 아트마켓

<에스스토어>는 서울문화재단 신당창작아케이드와 롯데백화점 강남점 간의 MOU(2020년 8월 체결)를 통해 조성됐다. 대형 유통 플랫폼과의 협업을 추진한 가장 큰 이유는 공예작가와 최대한 많은 소비자를 연결하기 위함으로, 긴 운영 시간과 편리한 접근성을 바탕으로 판매뿐 아니라 신당창작아케이드 전·현 작가의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전시장’의 역할에도 중점을 뒀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에스스토어>만을 위한 매장 디자인부터 입점 작가 선정 방식, 상품 배치, 고객 이동 동선 등 하나부터 열까지 새로운 방식으로 매장을 채웠다. 그 밖에 판매 시 발생하는 최소 수수료를 제외한 전액을 입점 작가에게 전달해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설계했다. 미술 작품을 거래하는 갤러리나 화랑의 작품 판매 수수료가 대개 50% 내외인 것을 감안할 때, 이는 공공기관이기에 가능한 파격적 혜택이다. 이 원칙은 매장을 개장한 순간부터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으며, 지금도 입점 작가의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내는 일등 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

초기 에스스토어 매장 디자인 기획안

같으면서 또 다르게

상설 아트마켓으로서 다른 예술지원 사업과 차별화된 특징은 수시로 바꿀 수 있는 유연한 운영 방식을 채택했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백화점 매장은 계절과 기념일에 따라 매장을 구성하는 품목, 배치, 내부 장식 등을 수시로 바꾸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대량생산 과정을 거쳐 여유롭게 재고를 쌓아둘 수 있다면 이것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하나하나 작가의 손을 거쳐야 완성되는 공예품의 경우 이러한 운영 방식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기계화 대량생산 방식으로 생산된 공예품 위주로 입점하는 것은 <에스스토어>의 기획 의도와 맞지 않기에 깊은 고민과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해결책을 모색했다.
우선 마켓의 운영 인력이 작가와 직접 소통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데 힘썼다. 카탈로그에 기재된 제한된 정보만을 갖고 판매하는 방식은 분명 안정적이지만 공예품과 공산품의 근본적 차이인 ‘독창성’을 구매자에게 전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장에서 판매를 주도하는 직원이 직접 작가에게 궁금한 점을 묻고 고객의 요구 사항을 전달하는 동시에 이에 답하고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것을 입점 작가의 중요한 의무로 정했다. 이를 통해 작가는 대중의 의중을 파악하기에 용이하고, 고객은 자신이 구매하는 것이 n번째 ‘기성품’이 아닌 작가의 ‘컬렉션’이라는 특별한 경험을 체험할 수 있다. 다음으로 공예품의 제작 과정을 구매자가 알 수 있도록 매월 두 명의 작가를 ‘이달의 작가’로 선정해 기존에 입고된 상품이 아닌 별도의 작품을 매장 내에 전시하고 있다. 본인이 구매하는 공예품을 제작한 작가가 어떤 재료적 특성과 기술적 공정을 거쳤는지 자연스럽게 보여줌으로써 공산품을 구매했을 때와 다른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누구를 위해 문을 열었는가

2009년 신당창작아케이드가 처음 문을 연 이래로 현재까지 300여 명의 전·현 작가가 거쳐 가거나 입주해 있다. 서두에서 말한 지속 가능한 예술지원 사업을 위해 현재 입주해 있는 예술가뿐 아니라 이곳에 발을 들였던 모든 예술가를 대상으로 기획해 입점 작가 모집 홍보에서부터 선정, 입고, 정산 등의 전 과정에서 현 입주작가와 전 입주작가의 차이를 두지 않고 있다.

1년이 지나 알게 된 것

<에스스토어>를 개장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실행의 직접적 계기가 된 것은 코로나19의 장기화였다. 모두가 힘든 시간을 보냈고, 또 보내고 있지만 유난히 예술계만큼은 방역 지침이 완화되고 있음에도 아직 겨울바람이 불고 있다. <에스스토어>는 어떻게 이 겨울을 나야 할지에 대한 나름의 대답이다. 다만 실험적 수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처음 시도하는 것이라도 실효성 있는 프로그램으로 공예작가에게 도움이 되는 데 집중했다. 여기에 경제적 이익에 그치지 않고 작가 스스로 자립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을 수 있는 기회(구매자와의 직접 소통, 유통 전문가 멘토링, 온 ·오프라인 작품 노출 등)를 더했다. 개점한 지 1년이 지난 지금, 정답을 찾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의 선택에서 나아가야 할 방향은 분명히 알 수 있었다. 공예는 작품인 동시에 상품으로서 시장에서 자생할 수 있으며, 여기에 필요한 것은 햇볕이 잘 드는, 그래서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양지바른 ‘광장’이라는 사실이다. 앞으로도 꾸준히 공예를 위한 광장이 계속 늘어나 많은 이들의 온기가 모여 봄바람이 되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Q 전 혹은 현 입주작가로서 <에스스토어S-store>에 참여해서 무엇을 얻을 수 있었나요?

한세리 “사실상 레지던시 프로그램들의 시간이 한정적이다 보니 입주 이후의 작가 활동까지 지원받기란 어렵습니다. 하지만 <에스스토어>는 전 입주작가까지 입점 신청을 할 수 있었는데, 참여하면서 후속 지원을 받는 것의 일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현 입주작가님들과 오며 가며 교류할 수 있었던 것 또한 이 사업의 좋은 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입점해 있는 동안 작품에 대한 다양한 피드백을 얻을 수 있었고, 전시장이 아닌 백화점이라는 공간에 전시됐을 때 작품이 어떻게 해석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황지혜 “오브제 작업을 주로 해온 저에게 <에스스토어> 입점은 상품을 제작해 소비자와 거리를 줄이고 다채로운 작업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저만의 유닛을 접목한 상품의 가능성, 대중성을 알게 됐습니다. 또한 적은 판매 수수료, 백화점이라는 유동인구가 많은 차별적 공간은 공예가들에게 지속 가능한 성장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에스스토어

주소서울시 강남구 도곡로 401 4층 롯데백화점 강남점

문의 02-2232-8834

누리집 www.sfac.or.kr

박도욱_서울문화재단 신당창작아케이드 | 사진 서울문화재단, 한세리, 황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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