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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SOCIATED

4월호

책 《도서관 생태마을에 삽니다》와 《전통시장 ‘읽어주는 책’ 방송》 4월, 도서관을 만나는 달

지금의 도서관은 칸막이 독서실이 있던 예전의 폐쇄형 공간과는 다르다. 낮은 서가와 다양한 공간 배치로 휴식을 취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마침 4월에는 도서관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최하는 ‘도서관주간’도 펼쳐진다. 문화체육관광부 출입 기자로 도서관을 취재하면서 더욱 많은 시민이 도서관을 이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다. 이에 취재를 하며 만난 열정적인 현장 사서들이 쓴 도서관에 관한 책 두 권을 소개한다. 도서관과 사서들이 얼마나 역동적으로 시민들과 소통하는지 알 수 있다.

사람을 만나러 가는 도서관 《도서관 생태마을에 삽니다》 | 양시모·김용안 지음
학교도서관저널

《도서관 생태마을에 삽니다》는 당시 노원구립도서관 총괄 관장이 집필에 참여한 책이다. 도서관을 주민들의 삶을 지원하는 기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한 과정이 생생하게 담겼다. 일반적으로 도서관이라면 도서관을 방문하는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한다. 그런데 노원구립도서관은 찾아오는 이용자만 기다리지 않는다. 오히려 도서관을 방문할 만큼 물리·심리적 여유가 없는 이들을 찾아가 선제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런 사업의 대표 예가 ‘책을 읽어주는 사람 리딩인Reading人’이다. 리딩인 사업은 도서관이 책을 읽어주는 재능기부를 하는 활동가를 양성해 도서관을 방문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는 사업이다. 학교·양로원 등 지역 내 책 읽어주기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 곳은 어디든 방문한다. 예컨대 초등학교 돌봄교실을 찾아간 리딩인들은 1년 동안 학생들을 만난다. 어린이들은 이 시간쯤이면 찾아올 리딩인들을 기다리고 반긴다. 빅북Big Book을 보여주며 책을 읽어줄 때면 어린이들의 눈망울은 그야말로 초롱초롱하게 리딩인들을 향한다.
‘전국 최초 상설 사람책 도서관’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휴먼라이브러리도 흥미로운 사업이다. 주민이라면 누구나 휴먼북, 즉 ‘사람책’을 대출해 그들의 경험과 재능을 공유할 수 있다. 홈페이지를 보고 해당 분야의 사람책에 대한 설명을 읽은 후, 만나고 싶은 사람을 신청하면 된다. 주민들은 한 분야를 앞서간 사람을 만나 그들의 역량을 공유하고 잘 알지 못했던 분야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다. 사람책들은 흔쾌히 주민들의 대출에 응한다. “나를 바라보는 아이의 눈빛이 아주 간절해 보였어요. 대학에서 강의할 때도 저렇게 눈빛이 간절한 아이들은 흔하지 않아요.” 이런 주민들의 모습에 사람책들은 진심이 담긴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책에는 이외에도 책과 독서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대해 함께 생각하는 ‘책 읽는 어머니 학교’ 등 노원구립도서관의 다양한 활동이 담겼다. 지역 도서관이 오늘날 어떻게 주민들과 소통하며 지역 공동체를 건강하게 일구기 위해 노력하는지 보여준다.

전통시장의 들리는 도서관 《전통시장 ‘읽어주는 책’ 방송》 | 이은정 지음 | 이채

“우리나라에 씨앗을 대출해 주는 도서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세요? 날이 뜨거울 때 베란다에 뭘 키우면 잘 자라더라고요.” 수원 못골시장과 남문시장 등 전통시장에는 한 달에 한 번 저자의 낭랑한 목소리로 라디오방송 ‘책, 그것이 알고 싶다’가 울려 퍼졌다. 저자는 전통시장 내 방송국에서 대본을 쓰고 연출에 진행, 선곡까지 1인 다역을 맡아 라디오방송을 4년 동안 운영했다. 사서인 저자는 어떻게 전통시장에서 방송을 하게 된 걸까.
저자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내 도서관인 농식품전문자료실의 사서로 7년 동안 근무했다. 그런데 도서관의 주된 이용자여야 할, 농수산식품을 사고파는 상인들은 막상 도서관에 들를 짬을 내지 못했다. 다양한 자료와 정보를 도서관이 갖추고 있다 하더라도 이용자들을 만나지 못하면 활용할 수 없다. 이에 저자는 직접 상인들을 만나러 전통시장으로 향하기로 결심했다. 방송은 한 권의 책을 선정해 읽어주고 관련 내용을 들려주며 때론 농수산식품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혼자 방송기기를 다루는 것도 어려워하던 저자는 어느새 ‘보이는 라디오’까지 송출하게 됐다.
방송을 하는 4년 동안, 저자는 ‘시장 사람’이 됐다. 사서가 언제까지 방송을 할지 반신반의했던 상인들은 꾸준한 그의 모습을 보고 든든한 지지자가 됐고, 책에도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됐다. 차츰 방송에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생겼다. “나혜석에 대한 방송이 좋았다”는 한 청취자의 반응에 저자는 힘을 내 다음 방송을 준비할 수 있었다.
일기와 대본이 묶인 책에는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사서의 모습과 함께 여느 직장인들과 마찬가지로 바쁘게 살아가는 생활인의 모습도 담겼다. 저자는 방송을 하던 시기, 공사에서 1년여 동안 비정규직 노동조합 대표로 활동했다. 성명서를 쓰는 등 비정규직 운동을 하는 동안 겪었던 마음고생과 함께 다른 비정규직 직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따뜻한 마음도 엿볼 수 있다.

송현경 《내일신문》 기자 | 사진 제공 학교도서관저널, 이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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