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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

4월호

이달의 표지 작가유지영

문화서울 표지 2021 04 Vol.170
커버스토리 이미지

1 <Bric-a-Brac> 프린트 벽지, 나무에 아크릴릭, 석고 | 가변설치(벽지 283×338cm) | 2019
2 <Template of Hope> 캔버스에 유채, 나무에 에멀션
페인트 가변설치(패널 200×121.5×2cm) | 2018

3 <September> 나무에 유채 및 아크릴, 석고 | 53×55×4.5cm | 2019


유지영 작가
서울과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 유지영은 회화의 관습화된 조건을 의심하며 사용 가치에 따라 성립된 일상속 대상 간의 관계를 탐구한다. 홍익대학교와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슬레이드 미술대학을 졸업한 이래로 개인전 <One After Another>(2019,전시공간) <엎지른 물>(2018, 레인보우큐브)과 국내외 다수 단체전에 참여했다. 2018년 홍콩침례대학교 산하의 Kaitak Centre에서 초청받아 아티스트 레지던시를 경험했고, 2017년 Beers London이 주관한 ‘제8회 Contemporary Visions’에 선정 작가로 참여했다. 2021년 현재 금천예술공장 12기 입주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나는 회화를 통해 어떤 대상이 ‘그 대상’으로 인식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탐구한다. 그 조건을 따라가기 위해서 해당 개체를 사용해 온 방식이나 대상을 보고 어떤 쓰임일까 지레짐작하는 ‘기대의 역사’를 돌아봐야 하는데, 우리가 대상을 바라볼 때 일차로 주목하는 건 형태의 특징이나 물리적 조건보다는 기능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체의 독자성은 대체로 기능에 따른 쓰임으로 결정되기 마련이고, 부여받은 기능을 기준 삼아 다른 개체와 관계망이 생겨난다. 예를 들어 컵은 액체를 담아 마실 수 있는 용기Container로 기능하고 주로 찬장에 보관된다. 글은 변덕스러운 생각의 흐름을 문자로 고정해 일렬로 꿰어낸 결과물로 읽히기 좋도록 지면에 층층이 쌓이고, 그 지면이 한데 모여 완성된 책은 책꽂이에 꽂힌다. 경계 없는 시간의 계기는 특정 단위로 절단돼 달력이나 시간에 칸칸이 혹은 선형적으로 배치되고, 벽이나 책상 위에 자리한다. 이처럼 현실에서 어떤 대상을 사용하기에 최적화한 배열의 체계나 당연하게 여기던 개체 간의 관계를 의심할 때 보통 작업이 시작된다.
회화 역시 비슷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회화를 더욱 포괄적인 ‘미적 사물’로 치환하고 해당 사물이 관례적 의미의 회화로 인지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좇다 보니, 화면이 전달하는 심상과 더불어 관습에 따라 굳어진 매체의 구조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특히 회화가 담아내는 형상은 바탕이 되는 레이어의 바깥을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틀에 고정된 천부터 공간으로 확장된 작품까지 존재하지만, 그 바탕이 무엇이든 지지체로 삼은 다른 요소의 테두리로 한정된다는 사실은 회화가 오롯이 화면 위 형상을 만드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여타 요인을 통제한 환경 같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오히려 고정돼야 한다고 생각한 조건들의 가변성을 인정하면, 회화는 무엇이든 대입할 수 있는 변수가 된다. ‘회화가 유기체의 피부라면 어떨까? 회화가 컵이라면 어떨까? 회화가 달력이나 시계가 된다면? 혹은 원고지가 된다면?’ 내 작업은 다른 대상과 회화에서 찾은 유사성을 바탕으로 질문을 던지며 서로의 관계식을 대입하는 일종의 놀이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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