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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7월호

김설진여기저기, 별안간, 이상한 곳에서, 샘솟는 춤

Q 당신은 누구입니까?

저도 제가 누구인지 정말 모르겠어요. 계속 변하고 있기 때문이죠. 주변의 많은 것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형성된 집합체 같기도 하고요. 아마도 제가 죽고 나면 누군가 정해 주지 않을까요?(웃음) 공연은 창작자가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올리지만, 관객들은 자신이 담아 가고 싶은 것만 담아 가고 그들의 방식대로 해석하잖아요. 공연과 마찬가지로 제가 저에 대해 스스로 정의하는 것보단 저를 바라보는 누군가가 정의해 주는 것이 더 의미 있을 것 같아요.

Q 여기는 어디입니까?

예전에는 미싱 공장이었던 곳이고, 지금은 제 연습실이에요. 직접 다 수리했어요. 누군가 이곳이 꼭 저 같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왜인지는 모르겠지만.(웃음) 처음에는 이곳을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는 ‘도피처’라고 하려 했는데, 생각해 보니 아닌 것 같네요. 도피처라기엔 현실을 정말 자주 마주하고 있거든요.
작당 모의하는 곳?(웃음) 그런 곳인 것 같아요. 《허클베리 핀의 모험(The Adventures of Huckleberry Finn)》에서 허클베리 핀이 집 근처 숲속에 오두막집을 지어두고 친구들과 온갖 작당 모의를 하잖아요. 그런 느낌이랄까요? 여기서 연습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영화도 보고, 술도 마시고, 자전거도 타고, 운동도 하면서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어요. 그리고 아이들이랑 놀기도 해요. 최근에 여기서 아이들 생일 파티를 했는데 여기저기 어질러놔서 이걸 언제 다 치우나 한숨 쉰 적도 있어요.(웃음)

Q 이곳에서 춤은 어떻게 발견되나요?

이곳에서 춤은 수도꼭지처럼 정해진 곳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여기저기서 발견되고 어떨 때는 별안간 이상한 곳에서 나오기도 해요. 나오던 곳에서 안 나온 경험도 있고요. 그런데 확실히 관심을 가지는 곳에서부터 춤이 나오는 것 같아요. 책에 관심을 가졌다가 책에서 발견하기도 하고, 자는 게 좋아서 온종일 자다가 자는 동작에서 발견한 경험도 있고요. 그래서 이곳은 되도록 제가 좋아하는 것들만 가득 채워두려 해요. 그래서 여기 있는 것들 대부분이 서로 안 어울리죠.(웃음)

취재·정리 김연임_웹진 [춤:in] 편집장
아티스트 소개
김설진은 무버(Mover)의 예술감독이다. 대부분 왜? 그런가? 꼭? 글쎄? 라는 질문으로 작업을 시작하며, 사람을 생각할 때에는 ‘그럴 수도 있겠다’ ‘이유가 있겠지’라고 생각하는 것을 좋아한다. 예술을 삶에서 발견하고 삶을 ‘예술’과 다르게 살고 싶은 까닭일까?
※본 원고는 지면 관계상 편집되었습니다. 원문은 웹진 [춤:in]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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