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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한 공연예술계 비상 감염질환 사태에 대비한 지원 시스템 구축 필요
“정말이지 여러 가지로 어렵네요. 코로나19 상황이 더 장기화되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계속될 경우엔 공연 중단을 고려할 수밖에 없죠. 어린이 전문 극단들은 관객이 급감해 우리보다 훨씬 힘들다고 합니다.” 최근 문화예술인 모임에서 만난 연극계 관계자의 말이다. 그는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기를 고대하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 조금 더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이 극단 관계자만이 아니라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하나같이 “코로나19 상황이 더 이어질 경우엔 큰 피해가 우려된다”고 입을 모았다.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공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사태로 공연예술을 포함해 문화예술계가 휘청거리고 있다. 특히 실내 공간에서 이뤄지는 연주회나 연극, 뮤지컬 등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감염 우려로 예매 취소가 잇따르고, 관객들의 발길도 급감했다. 배우나 연주자들도 걱정되기는 마찬가지다. 공연을 아예 취소하거나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때까지 연기하는 사례가 속속 벌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이하 보스턴 심포니)의 첫 내한 공연이 공연 1주일여를 앞두고 취소된 것이 대표적이다. 클래식 애호가들의 관심을 모은 공연이었지만 보스턴 심포니는 아시아 투어 일정을 통째로 중단했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을 비롯해 KBS교향악단 · 대구시립교향악단 · 성남시립교향악단 등도 연주회를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대전예술의전당 등은 아예 공연장 문을 닫기도 했다.
연극계의 경우 대학로 극단 관계자들은 “약 20%의 관객이 줄어든 것 같다”고 말한다. 특히 단체 관람객 비중이 높은 어린이와 청소년 대상 연극의 피해가 크다. 면역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어린이들의 감염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일부 인기 있는 뮤지컬들도 공연을 중단한 가운데 시민들도 관람을 주저하기는 마찬가지다. 한 대기업 임원은 “고객 사은행사의 하나로 단체관람을 예정했다가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대중가수들의 콘서트, 한류 스타들의 해외 공연, 야외에서 예정된 갖가지 문화행사도 한파를 맞았다. 지역 축제도 유례없는 취소 · 연기 사태가 벌어졌다. 다만 관객 급감으로 위축된 영화계의 경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사상 처음으로 아카데미 작품상 · 감독상 등을 수상하며 회복세에 대한 기대가 높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파장은 수치로도 일부 확인된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공연예술통합전산망 공연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매출액 감소가 눈에 띈다. 관객이 상대적으로 많은 일요일인 지난 2월 2일 매출액은 13억4000여만 원이었으나 9일에는 8억8000여만 원 으로 뚝 떨어졌다. 앞서 토요일인 2월 1일 매출액은 19억5000여만 원이었으나 8일엔 12억6000여만 원으로 급락했다. 주말 매출액이 늘 20억여 원을 넘어선 지난 1월과 비교하면 2월 주말 매출액 감소가 두드러진다.
사실 공연예술계에는 감염질환으로 인한 깊은 상처가 남아 있다. 2015년 6~7월 벌어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다. 당시 관람객 감소와 공연 취소가 잇따르며 공연장은 문을 닫아야 했다. 물론 피해도 컸다. 공연예술계에서는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메르스 사태처럼 재현될까 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사태가 2월 말까지 계속될 경우 3월은 물론 상반기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걱정한다. 메르스 감염 공포가 전국을 뒤덮은 당시 2개월 동안 연극 · 뮤지컬로 대표되는 공연 티켓 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 떨어졌다. 재정과 인력이 열악한 중소 공연기획사와 소속 예술가들은 생존을 걱정할 정도로 피해가 컸다.

1 공연장 내부 이미지
2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열 감지기를 설치한 서울시립미술관 로비

정부의 지원과 대책 필요

코로나19 사태가 더 길어질 경우 정부의 공연예술계 지원 대책도 필요할 전망이다. 메르스 당시 문화체육관광부는 500억 원의 예산을 추가로 편성해 문화예술계를 지원했다. 문체부는 당시 공연 티켓 구입 시 한 장 더 주는 행사의 지원, 문화예술단체들의 경영난을 해소하고 지역 문화예술 소비 심리를 더 빨리 회복시키기 위한 순회 공연과 소규모 공연 프로그램 지원 등을 추진했다.
당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문화예술계의 메르스 관련 영향 및 대응방안 연구’라는 보고서를 펴냈는데, 이번 코로나19 사태에도 시사점을 준다. 보고서에 따르면 “문화 예술인들의 창작활동 및 문화산업계의 경우 기반이 약해 외부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특성상 일시적 위기 상황이 장기적 위축 내지 피해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신속한 복구 및 지원 시스템 구축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원책과 관련, “직접적 피해 보상뿐 아니라 세금 감면, 긴급 운영자금 및 향후 행사에 홍보 지원 등 다양한 지원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문화예술계 관계자들은 “정부의 지원은 문화예술계는 물론 국민들에게도 위로와 희망을 주는 일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문체부 관계자는 “현재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 대책에 매달리는 상황”이라며 “향후 피해 상황 파악 등을 통해 지원책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 도재기_경향신문 선임기자
사진 제공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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