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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호

두 개의 트러스, 두 개의 시간, 두 개의 이름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2009~2019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천장부에는 목재 트러스와 철골 트러스가 나란히 설치되어 있다. 목재 트러스는 현재 사용하지 않지만 1960년대 극장 건립 당시의 낡은 목재 구조가 보존된 상태이고, 철골 트러스는 극장 리모델링 당시 설치되어 현재까지 사용 중이다. 과거의 시간과 현재의 시간이 아이러니하게 공존하는 듯 보이는 무대 천장부의 이런 모양새는 두 개의 시간대로 양분된 극장사를 떠올리게 한다.

1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외관.
2 2018 남산포럼.

실제로 극장의 역사는 1962년 건립 시기부터 2008년까지의 시간과 2009년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시간으로 나뉜다. 전자는 ‘드라마센터’라는 이름으로 극작가 유치진의 (재)한국연극연구소로 시작하여 현 서울예술대학교(학교법인 동랑예술원, (전)학교법인 한국연극연구원)가 극장의 소유와 운영권을 가졌던 시기이고, 후자는 ‘남산예술센터’라는 이름으로 동랑예술원이 서울시에 극장을 임대한 후 서울문화재단이 위탁 운영하는 시기이다. 현재 공식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라는 두 이름의 병기 표기는 이 극장의 과거사와 현대사를 포괄하며, 이 극장이 지닌 두 개의 정체성, 혹은 이중성을 상징하기도 한다. 또한 현재 동랑예술원의 임대종료 요청에 따라 현장에서 제기된 ‘드라마센터의 역사성 및 공공성 회복 논의’라는 연극사적 과제의 중요성을 결과적으로 명시화한 이름이기도 하다.

2009년 이후, 임대형 민간위탁 공공 제작극장 10년

2019년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가 재개관한 지 10주년을 맞이 하는 해이다. 지난 10년의 시간은 ‘컬처노믹스’를 표방했던 오세훈 서울시장으로부터 박원순 서울시장의 민선 5기부터 7기에 이르는 시정 변화의 시기였고, 정치적으로는 드라마센터에서 볼 수 있는 드라마보다 훨씬 더 드라마틱한 격동의 시기였다. 대부분의 공공극장들의 기능이 마비되었던 검열정국을 지나 탄핵, 정권교체를 이루며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원회의 활동과 함께 새로운 공공극장의 기능론이 제기된 시간이기도 하다. 연극계 내부에서는 남산예술센터 개관 시점 전후로 명동예술극장, 두산아트센터 등 제작극장이 본격적으로 함께 가동되어 공공, 민간 양 부문에서 극장의 제작 시스템과 전문성을 축적시켜온 시기였다. 결과적으로 ‘시설’로서의 극장이 아니라 시설과 인력과 전문성이 결합된 ‘창작의 공간’으로서의 극장에 대한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남산예술센터는 이러한 내외부의 문화예술계 환경 변화와 함께 시기별 특성에 따라 극장의 목표와 방향성을 수정해왔다. 동시대성, 창작초연, 제작극장이라는 기본 방향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며 총182편(자체 제작 73편, 공동 제작 79편, 공동 주최 26편, 공동 주관3편, 특별기획 1편)의 작품을 소개했다. 개관 초기 선도적으로 추진한 상주극작가제도, 극장 드라마터그 도입 등의 시도는 예산과 인력 부족으로 지속되지 못했지만 제작 시스템 모델로서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 최근에는 검열, 연극계 미투, 장애, 인권 등의 동시대 이슈와 태도를 담아내는 아고라 극장으로서, 민간극단과 협업하는 공동 제작 시스템을 주축으로 공공-민간협력 공공극장으로서 제작극장의 운영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임대형 민간위탁 방식으로 운영되는 남산예술센터는 장기적인 극장 정책 수립이 불가능하다는 점, 제작극장이 필요로 하는 전문 인력의 안정적 확보와 전문성 비축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 노후한 극장시설에 보충하는 기반시설 재투자 및 개보수가 어렵다는 점 등의 근본적인 한계를 내장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지난 10년간 대표적인 연극 제작극장으로서 쌓아온 성과를 사회적 자산으로 남기기 위해서는 임대, 위탁운영의 방식을 넘어 진정한 공공자산으로서 기능할 수 있는 새로운 극장 운영 모델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3 천장부에 설치되어 있는 목재 트러스와 철골 트러스.

2019년 이후, 다시 쓰는 미래의 극장사(劇場史)

2019년 이후 남산예술센터는 ‘드라마센터의 주인은 누구인가’라는 사회적 질의에 구체적인 답변을 제시해야 하는 시점에 이른다. 데드라인은 서울시와 동랑예술원 간의 임대계약과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간의 4기 민간위탁계약(2018~2020)이 종료되는 시점인 2020년 12월이 될 것이다. 그동안 진정한 공공극장으로서 정체성을 쌓아왔다면 이 극장의 운명은 단순히 극장 소유주(동랑예술원), 임대 주체(서울시), 위탁운영 주체(서울문화재단)만의 협상의 결과로 결정돼선 안 된다. 실질적인 극장의 사용 주체인 현장 예술인들과 관객들의 요구가 담긴 공론의 장 속에서 미래의 방향과 운영 모델이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실제로 2018년 이후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의 역사는 적극적인 극장 사용 주체들의 공적발화의 힘으로 다시 기록되고 있다. 동랑예술원의 임대계약 종료 통보 이후, 600여 명의 현장 연극인 발의로 추진된 ‘공공극장으로서의 드라마센터 정상화를 위한 연극인 비상대책회의’의 드라마센터 사회 환원 요구는 3차례의 공청회와 <유치진과 드라마센터-친일과 냉전의 유산>이라는 단행본 출간에 이르는 공론 절차와 함께 서울시에 현장의 의견을 개진하고 있는 중이다. 서울문화재단 내 독립적으로 운영되던 남산예술센터가 2019년 조직 개편 이후 지역문화본부로 편입되자, 현장 연극인들은 적극적으로 공공극장의 독립성과 자율성 침해의 우려를 표명했고, 현재 현장 연극인들과 재단 직원들로 공동 구성된 공공극장 TF가 운영되고 있다.
현존하는 근현대식 극장 중 한국 근현대사와 반세기 이상을 동행한 극장은 없다. 1962년 이후 개관 57년을 맞이한 이 극장은 한국 근현대예술사의 중요 쟁점과 모순을 압축하고 있다. 이 극장의 역사가 식민 권력, 냉전 권력, 독재 권력, 관료주의 권력에 의한 ‘불한당들의 극장사’만으로 기록되지 않기 바란다. 국가와 시정부,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임과 실질적인 극장의 주인들이 모아내는 사회적 지성의 총합으로 다시 써내려갈 미래의 극장사를 기대한다. 서울문화재단도 그 책임을 다할 것이다.

글 우연_남산예술센터 극장장
사진 서울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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