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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호

‘창작 활성화’라는 창작공간 본연의 목표를 상기하며
창작공간의 의미와 역할을 돌아보다

서울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창작공간 사업이 올해로 10년을 맞이했다고 한다. 물론 전초사업으로서 대학로연습실(2005년 1월 개관)이나 남산창작센터(2007년 10월) 등이 먼저 있기는 했다.
하지만 10주년의 시작을 2009년으로 본다면, 이는 서울시의 ‘창의문화도시 구축’ 계획과 관련한 정책기조에 따른 것이라 하겠다.

1 2018년 신당창작아케이드의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시장 축제 <황학동별곡>.

당시 서울시는 ‘창의문화도시’라는 모토 아래 도시 곳곳의 유휴 공공청사나 구공업지역의 폐공장, 상권이 쇠락한 지하상가 등 낙후된 지역의 공간을 예술창작공간으로 재생하는 아트팩토리 사업을 진행했다. 그리하여 서교예술실험센터(2009년 6월), 금천예술공장(2009년 10월), 신당창작아케이드(2009년 10월), 연희문학창작촌(2009년 11월)을 시작으로 문래예술공장(2010년 1월), 성북예술창작센터(2010년 7월), 관악어린이창작놀이터(2010년 12월), 홍은예술창작센터(2011년 5월) 등으로 이어졌다.

창작공간의 탄생

2009년을 돌이켜보면, 당시는 정부 및 지자체 단위에서 매우 활발한 창작공간 사업이 펼쳐졌던 시기이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는 2008년을 기점으로 ‘지역근대산업유산을 활용한 문화예술창작벨트조성’ 시범사업을 진행했고, 이에 따라 대구(구 KT&G 연초창 활용)와 신안(소금 창고 활용), 포천(폐채석장 활용) 등이 선정된 바 있다. 또 지자체별로도 인천에서는 2009년 아트 플랫폼이 개관했고, 경기도는 옛 경기도립직업전문학교를 창작스튜디오로 전환해 2009년경기창작센터를 개관했다. 결국 이 시기의 창작공간 조성사업은 폐산업시설 활용을 근간으로, 산업유산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었던 배경과 맞물려 도시재생 및 창조도시, 지역문화 진흥이라는 정책 구도 속에서 탄생한 것이라 하겠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가 그렇듯 서울시 역시 창작공간에 부여한 미션은, ‘예술가 창작지원’과 ‘시민 문화예술 향유’, ‘도시재생’이라는 세 마리의 토끼를 잡는 것이었다. 하지만 작업공간이 없는 예술가들에게 공간을 지원하여 창작 활성화를 꾀한다는 목표로 시작된 사업에 너무 거대한 목표가 부과됨에 따라 혼선과 부작용도 없지 않았다. 일단 1년 거주를 기준으로 하는 단기지원이어서 충분한 작업을 하기에는 기간이 짧고, 공간별 수용인원이 10명에서 20명 내외라 수혜효과 역시 크지 않으며, 결과적으로 입주하려는 작가들 간에 과도한 경쟁이 이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여기에 도시재생과 창조도시라는 정책성과가 부과되어 지역사회를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창작공간은 일종의 지역문화센터로서의 기능도 하게 된다.

2 옛 조선소와 항만시설을 재생한 NDSM 전경.

창작공간의 역할

사실상 이런 성격은 지극히 한국적인 것이다. 작업실 정책의 오랜 역사를 보유한 유럽을 보면, 창작공간은 기본적으로 작가에게 영구 임대하는 방식의 장기적인 지원을 말한다. 오히려 1년이나 수개월 등 일시적이고 단기적인 공간 지원은 국제교류를 위한 레지던스 프로그램으로 이해된다. 프랑스의 경우 임대아파트에 처음부터 작업실 설계를 포함시켜 거주공간과 작업실을 동시에 분양하기도 한다. 또 폐산업시설 활용의 경우에도 대체로 예술가들이 나서서 비어 있는 공장 등의 산업시설을 무단 점거(스쾃)해 사용하고, 이후 합법화시키면서 장기적인 차원으로 지역사회 프로그램을 실행한다. 필자가 최근에 다녀온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북쪽의 옛 조선소와 항만시설을 재생한 NDSM도 스쾃으로 점거한 예술가들이 시로부터 10년 장기 임대를 보장받으면서 운영권을 얻게 된 경우이다. 시는 1999년 이 지역의 재생방안을 공모했는데, 스쾃으로 이 공간을 사용해오던 예술가들이 제안한 방안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시는 전체 시설 정비 및 기반시설 확충과 프레임을 지원했고, 거주작가들은 직접 공사를 진행해 자신의 작업실을 완성했다. 또 몬트 리올에 있는 크리에이티브 아틀리에(Ateliers Creatifs Montreal, ACM)라는 단체는 대형 산업시설을 작업실로 활용하는 데 있어 매개 역할을 담당하는 비영리기구이다. 이 단체는 2015년 공사를 마 치고 피에 캬레(Pied Carre)라는 이름으로 총 230개의 작업실을 운 영하며 650명의 예술가를 수용했는데, 몬트리올시가 시설 보수를 지원했다.
물론 서울시 창작공간은 이런 사례와는 다른 구조다. 다만 한국적 상황은 이처럼 장기 임대 형식의 창작공간 사업이 본격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금의 창작공간이 최대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수준이라 하겠다. 그런 점에서 창작공간이 지역별로 고유한 성격을 만들어가면서 공간의 역할을 분명히 한 점은 주목할 만한 성과다. 성북예술창작센터의 명칭을 서울예술치유허브로, 홍은예술창작센터를 서울무용센터로 변경하면서 장르적 특성을 분명히 한 점이 그렇다. 금천의 경우 국제교류나 담론생산이라는 역할을 부여했다. 장애예술을 위한 공간인 잠실의 경우도 그렇다. 기본적으로 창작공간은 ‘창작 활성화’라는 본연의 목표를 갖는다. 그 목표에 충실할 때, 도시재생이나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가 부수적으로 동반된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또한 앞서 말한 장기 임대 개념의 창작공간에 대한 정책적 고민도 동시에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글 박신의_경희대 경영대학원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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