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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

11월호

이달의 표지 작가 표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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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작 <낮은 곳>
oil on canvas|91 × 117cm|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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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좀비> pencil and watercolor on paper|38 × 28cm|2012
2 <없는 얼굴> oil on canvas|145 × 112cm|2015
3 <경계> oil on canvas|194 × 130cm|2015
4 <장막> oil on canvas|130 × 97cm|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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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영실
2016 서울문화재단 시각예술 분야 지원작가. 1997년 덕성여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1999년 동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개인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감정들과 내밀한 심정들에 관심의 시선을 두고 섬세하고 세밀한 필치로 눈에 보이지 않는 그 무엇에 형태를 부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1999년 관훈갤러리 개인전을 시작으로 2004년 대안공간 풀 <소리 없는 방>, 2010년 담 갤러리 <난처한 모양>, 2015년 스페이스비엠 <반투명>, 2016년 이목 갤러리 <검은 밤> 등 현재까지 11회의 개인전을 열었고 다수의 기획 단체전에 참여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스튜디오 화이트블럭 레지던시(파주)에 참여했다.
그림을 그리는 일은 다른 형태의 창작 활동과 다름없이 외부로부터 들어온 무수히 많은 경험들이 내 안의 필터를 거쳐 밖으로 드러나는 과정을 거친다. 그중에서도 나는 찰나이지만 끈질기게 주변에서 부유하는 인간의 섬약하고 예민한 감정들과 형태 없는 사념들을 이미지로 고착시키는 것에 관심이 있다. 구체적 대상을 지칭하지 않는 화면의 형태는 색채와 윤곽선의 뉘앙스가 그 성격을 드러내는 중요한 역할을 하며 사용하는 색들 또한 드러내고자 하는 심리적 효과에 의해 선택된다. 상처받은 분홍, 불안한 노랑, 빈 마당 같은 얼굴, 난처한 모양 등의 문학적 은유로 선택된 색들과 형상은 섬세한 붓질로 배경과의 경계 면에서 흔들리거나, 떠오르거나, 젖어 있으며, 혹은 날카로움과 부드러움 등의 다양한 느낌을 드러낸다. 즉 경계 면의 붓질 처리로 그 형상이 무기력한지, 불안한지, 닫혀 있는지, 열려 있는지 등의 성격이 결정된다.
이처럼 화면의 이야기는 감정적이나, 방법을 선택하는 창작의 태도는 이성적이고 분석적이다. 예를 들면 <장막>에서 세필의 붓으로 수없이 반복하여 만들어진 방사의 형태는 연약함이 한없이 쌓여 단단해진 것이며, 하찮게 인식하던 사소한 것들이 반복되어 어느 순간 눈앞을 가로막는 무거운 것이 되기도 함을 대변하는 식이다.
표지 작품 <낮은 곳>은 소외되고 외면된 어떤 존재의 끝으로 몰린 절망에 관해 이야기한다. 이는 신체의 일부분, 무릎을 꿇고 주저앉은 모습으로 은유되어 화면에 젖어 있는 듯 가라앉거나 희미하게 사라지고 있다. 내면의 섬약한 감정들은 한두 가지의 단어들로 규정할 수 없는 복합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며 감정은 매우 미묘하여 다양한 층위에서 다양한 모양으로 발현된다. 정서의 시작에서 기인된 시각 언어로 만들어진 이미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아도 또렷하고 쓰라린, 실감나는 마음의 난해함을 전달한다. 움직이는 법을 잊은 몸뚱이거나 눈동자의 존재 여부가 사라진 둥근 원처럼, 텅 비었지만 가볍지 않은 이 그리기가 무수히 많은 감정의 덩어리를 품고 있는 짧은 호흡처럼, 섬세하고 미묘한 정서의 파편으로 존재하길 바란다.
글 표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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