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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7월호

글로벌 무대에서의 한국문학 작품, 좋은 번역, 활발한 세일즈의 조화
문학은 예술 장르 중 창작자를 통한 ‘직접 구매’가 가장 어려운 분야다. 불특정 다수 독자 대부분은 많은 책이 모여 있는 서점, 즉 시장을 통해서 책과 만난다는 뜻이다. 작품과 이를 다른 언어로 전하는 번역의 우수성에 더해 세계시장을 향한 ‘유통 전략’의 조화가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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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 독자와 만나는 곳은 ‘시장’

종이가 귀하고 인쇄 문화가 대중에게 널리 보급되지 않았던 그 시절. 조상들은 하나의 이야기를 입에서 입으로 전하고, 형편이 나은 이는 필사를 통해 그것을 주변과 나누고, 또 보급하기도 했다. 많은 이에게 널리 퍼져나갈수록 그 이야기의 힘은 더 큰 힘을 발휘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상당수의 고전문학이 그렇게 전파되며 수백 년을 내려왔다. 그러다가 근현대 들어 출판이라는 하나의 산업과 만나면서 한국문학은 출판 시장에서 불특정 다수의 독자와 본격적으로 소통하게 되었다. 결국 문학도 미술이나 음악 등 다른 예술 영역과 마찬 가지로 많은 대중과 활발히 소통할 때 그것이 지니고 있는 힘과 가치가 발휘된다는 것이 이미 확인된 셈이다.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는 세계 출판 시장에서 한국문학이 자체의 경쟁력으로 정면승부하며 좁은 영역이나마 확보하기 시작한 것이 불과 십수 년 전의 일이다. 사람들은 군중이 운집한 씨름판 한가운데 나서 당당히 도전장을 던지며 누군가와 어깨를 맞대고 승부를 겨룰 때 그에게 관심을 보인다. 아무리 뛰어난 기량을 가진 선수더라도 지켜보는 사람 없는 공간에서 홀로 기술만 연마하며 힘만 키울 뿐 씨름판 중앙으로 나와 대결하며 소통하지 않으면 그의 멋진 기량과 진가는 노출되지 않아 그 누구로부터도 인정받기 어렵다. 불과 15~20년 전 세계 출판 시장에 나선 한국문학의 자화상이다. 그렇다 보니 한국문학은 영미권과 유럽에서는 물론이고 아시아 전역에서도 일찍이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 무라카미 하루키를 포함한 일본 작가의 문학이 19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에 이미 미국에서 번역 출간되는 등 그간 세계 40여 나라 독자들과 만나오고 있던 것과 대비된다.
출판은 비즈니스이며, 문학도 출판을 거쳐 서점가로 나오는 순간부터 상품이 된다. 셰익스피어 문학도, 세르반테스 문학도, 조앤 롤링 문학도 모두 그렇다. 베토벤과 바흐의 음악도, 피카소와 샤갈의 그림도 시장으로 나오는 순간 모두 상품이 된다. 예술과 상품을 따로 떼어놓고 볼 필요가 없는 대목이다. 예술적 가치는 다수의 대중과 호흡하며 공감할 때 더욱 빛을 발한다.
한국문학이 글로벌 무대에서 활발히 움직이며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출판 시장에서 산업적인 성공을 거둬야 한다. 영미권에서든 유럽에서든 한국문학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많은 독자와 소통하게 된다면 그들은 더 많은 한국문학을 찾게 될 것이다. 해외 현지의 수많은 유력 언론, 출판인, 편집자, 그리고 독자들 모두 한국문학에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게 될 것이다. 한국문학의 대중화는 바로 이 시점에서 일어난다. 필자를 통해 영미권으로 진출해 현지에서 책이 번역 출판됐거나 앞으로 나올 예정인 작가가 10명이다. 2005년부터 한국문학의 영미권 진출 시도를 본격화했으니 평균적으로 1년에 한 작가를 진출시킨 셈이다. 김영하, 조경란, 신경숙, 공지영, 이정명, 황선미, 안도현, 한강, 편혜영 그리고 북한작가 반디에 이르기까지, 각 장르에서 저마다 독특한 개성을 보여온 작가들이다. 이러한 진출 과정에서 다양한 성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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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지에서 읽히기 시작한 한국문학

2012년 신경숙은 <엄마를 부탁해>를 통해 ‘2011 맨아시아 문학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으며, 2016년엔 한강이 <채식주의자>를 통해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했다. 한국문학이 해외 출판 시장에서 번역 출간되고 있는 나라 수도 어느덧 40개국에 육박한다.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는 지금까지 35개 나라에 진출했다. 이 작품은 한국 작가 최초로 맨아시아문학상을 받은 것 외에, 미국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상업적인 결실도 함께 거두는 성과를 올렸다. 황선미의 <마당을 나온 암탉>은 영국과 미국을 포함, 지금까지 모두 29개 나라로 수출됐다. 이 책은 ‘이달의 아마존 도서’, 영국 워터스톤스 서점 베스트셀러인 동시에 워터스톤스 북클럽 선정 도서 목록에 올랐으며, 영국 전역에 걸친 독립출판사에서 나온 책 중 ‘인디출판사 톱10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포함됐고, 영국의 출판전문지 <북셀러>가 선정한 올해의 도서로도 이름을 올렸다. 그뿐만 아니라 폴란드에서는 ‘2013년 최고의 아동도서’로 선정되어 그 문학적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맨부커상을 수상한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6월 말 현재 영국과 미국을 포함해 모두 32개 나라로 판권이 팔리는 가운데, 그의 또 다른 작품 <소년이 온다> 역시 영미권을 포함해 모두 13개 나라로 판권이 팔렸다.
이정명의 <별을 스치는 바람>은 2015년 영국에서 ‘인디펜던트 해외소설문학상(Independant Foreign Fiction Prize)’ 후보에 올라 글로벌 출판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했다. 이 책은 영국과 미국을 비롯, 13개 나라에서 번역 출간됐다. 그의 또 다른 책 <천국의 소년> <뿌리 깊은 나무> 그리고 <바람의 화원>도 미국, 이탈리아, 중국, 일본 등 여러 나라로 진출해 그만의 문학 세계를 구축해가고 있다. 정유정도 <7년의 밤>을 통해 글로벌 출판인들 사이에서 관심 작가 반열에 올랐다. 이 소설은 지난 2015년에 독일 유력 주간지 <디 차이트(Die Zeit)>가 선정한 ‘2015 범죄소설 톱 10’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독일어권에서 한국문학이 주요 매체나 기관에서 선정한 순위 리스트에 오른 첫 사례다. 이 책은 독일어권은 물론 프랑스, 중국, 대만, 태국, 베트남 등으로도 번역 판권이 팔려 대부분 출간되었으며, 태국에서는 올해 안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김애란의 단편집 <달려라 아비>는 2014년 프랑스에서 현지 비평가와 기자들이 선정해 수여하는 ‘주목받지 못한 작품 상’을 받았다. 이 상은 뛰어난 작품성을 지니고 있음에도 주목받지 못한 작품 중에서 엄선해 주는 상으로, 더 많은 현지 독자들이 읽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를 갖고 있다. 이 상은 과거에 신경숙의 <외딴방>이 받은 바 있다. 김애란의 장편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은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대만, 베트남 등으로 진출했다.
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조경란의 <혀>, 그리고 김영하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를 비롯한 그의 대부분의 장편소설, 안도현의 <연어> 등의 책도 영미권을 중심으로 유럽 및 아시아 등 10여 개 이상의 언어권에서 번역 출간되어 현지 독자들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편혜영의 <재와 빨강>과 <홀> 두 작품은 이례적으로 한꺼번에 최근 미국의 한 출판사로 진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외에도 이경혜, 김중혁, 그리고 김연수 등의 작품도 동서의 다양한 언어권으로 진출해 한국문학의 개성과 다양성을 더욱 풍성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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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작품, 번역, 그리고 유통 전략의 삼박자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작가 및 작품을 발굴해 해외 출판 시장 각 언어권으로 진출시켜 번역 출판될 수 있도록 하는 번역 판권 세일즈 유통 전략과 현지 독자들이 현지 작가가 쓴 훌륭한 작품인 듯 즉각적으로 몰입해 읽을 수 있는 유려한 번역이 조화를 잘 이룬다면 세계 출판 시장에서는 물론이고 세계 문단에서 풍요로운 결실을 이끌어내는 것은 시간문제다.문화+서울

글 이구용
케이엘매니지먼트 대표, 출판칼럼니스트
사진 제공 케이엘매니지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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