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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1월호

한옥과 판잣집, 추억 속 서울의 주택가 고달픈 ‘내 집’ 찾기
서울에서 길을 걷거나 차를 타고 달리며 주위를 둘러보면 온통 아파트단지만 눈에 들어옵니다. 10년 전쯤 나온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전체 주택 중 아파트 비율이 54%를 넘는다고 합니다. 지금은 비율이 더 높아졌을 거고요. 아파트가 늘어나면서 한옥은 점차 우리 곁에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메모리 인 서울 관련 이미지 <사진 1> 1970년대 주택가.

서울에 아파트가 처음 들어선 건 1956년입니다. 학자마다 의견이 조금씩 다르지만 그 해에 을지로4가와 청계천4가 사이 중구 주교동에 세워진 중앙아파트가 한국 최초의 아파트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아파트는 한 기업의 사원용 주택이었고, 이후 충정로에 개명아파트가 지어져 처음으로 일반에 분양됐다고 합니다. 처음 등장한 단지형 아파트는 마포구 도화동 마포아파트고요. 관리가 쉬운 아파트가 보급되며 한옥은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서울연구원이 서울 시내 ‘도시형 한옥’을 전수 조사한 결과 지난 2006년 자치구 10곳에 총 2만 2,672채가 있던 한옥이 2014년에는 1만 1,195채로 절반 이상 줄었습니다. 남아 있는 한옥도 주택 재개발 등으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도시형 한옥

서울 시내 한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도시형 한옥은 1920~60년대에 지어졌습니다. 1920년부터 1930년 중반까지 도심 주변부에 집단적인 도시형 한옥마을이 조성됐습니다. 가장 먼저 보문동, 돈암동 등 돈암지구에 도시형 한옥주거지가 형성됐고, 1940년대에 들어서며 용두동, 제기동 등 용두지구에도 도시형 한옥사업이 시작됐습니다.
8·15광복과 6·25전쟁을 거치며 도시형 한옥사업이 잠시 중단됐다가 다시 재개돼 1960년대까지 꾸준히 도시형 한옥이 지어졌습니다. 마당이 있는 도시형 한옥은 다른 가구와 섞이지 않고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정기적으로 지붕을 수리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천막을 씌워놓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사진 1>은 1970년대 초 서울 외곽의 한 주택가 모습입니다. 줄줄이 이어진 기와지붕이 운치 있어 보입니다. 또 장독대와 굴뚝이 옛 추억을 떠오르게 합니다. 요즘은 북촌이나 서촌에 가야 이렇게 한옥이 밀집돼 있는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서촌이 옛 모습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1968년 무장공비 침투 사건 이후 이 지역의 건물 증·개축이 통제됐기 때문이랍니다.

메모리 인 서울 관련 이미지 <사진 2> 1950년대 판잣집.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서울의 삶

6·25전쟁의 상처가 복구될 무렵인 1950년대 말부터 피란민과 이농민 등이 서울로 몰리며 서울의 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도시 빈민으로 전락한 이들은 서울 변두리에 무허가 판잣집을 짓고 살았습니다. 판잣집은 대부분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종이 상자와 양철, 함석 등으로 만들었습니다.
1960년대에도 서울에 판잣집이 많았습니다. <사진 2>는 높은 축대 밑에 판잣집들이 즐비한 모습입니다. 당시 정부는 서울 도심의 무허가 거주민들을 외곽 지역으로 강제 이주시켰습니다. 1968년에 서울에만 18만 채의 무허가 판잣집이 있었다고 합니다. 100만 명 정도가 그곳에서 살았고, 서울시는 성남시에 350만 평 규모의 위성도시를 건설해 35만 명을 이주시킬 계획을 세웠습니다. 시는 1971년까지 2만 5,000여 가구, 12만여 명을 이주시켰습니다.
허름한 판잣집에서도 언제 쫓겨날지 몰라 불안에 떨며 살았을 것 같습니다. 요즘도 ‘내 집’을 마련하지 못한 사람들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 전셋값 때문에 마음 편히 살 수 없는 실정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서울에서의 삶은 고달픕니다.

사진 김천길_ 전 AP통신 기자. 1950년부터 38년 동안 서울지국 사진기자로 일하며 격동기 한국 근현대사를 생생하게 기록했다.
글 김구철_ 문화일보 문화부 기자. 대중문화팀장으로 영화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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