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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호

오랜 상상의 물결, 고전 속으로 뮤지컬 <작은 아씨들>과 <프랑켄슈타인>

연말이 되면 좋은 책들을 여유롭게 읽지 못하고 한 해를 보낸 시간이 아쉽게 느껴지곤 한다. 무언가를 진지하게 생각하거나 재미있는 상상을 할 기회를 놓친 셈이니까. 이런 이들을 위해 ‘고전’의 감동을 고스란히 담은 공연이 연말 무대를 장식한다. 뮤지컬 <작은 아씨들>과 <프랑켄슈타인>이 대표적으로, 두 작품은 고전의 변치 않는 가치와 깊이를 보여준다. 두 공연이 펼치는 드넓고 오랜 상상의 물결로 함께 뛰어들자.

뮤지컬 <작은 아씨들>의 조를 연기하는 김소향

무대가 곧 아름다운 책이 되다 <작은 아씨들> | 12. 7~26 |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가슴 벅찬 감동, 새로운 희망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싶다면 <작은 아씨들>이 제격이다. 네 자매의 아름답고 눈부신 성장을 따라가면 어느새 감상자도 함께 훌쩍 커버린 느낌을 받게 된다.
원작은 미국 소설가 루이자 메이 올컷이 1968년 펴낸 동명의 소설이다. 미국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1860년대를 배경으로 네 자매의 성장과정을 담고 있다. 이들은 아버지의 부재와 어려운 경제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각자의 꿈과 사랑을 키운다.
이 이야기가 가진 힘은 이미 다양한 장르를 통해 입증됐다. 영화·연극·오페라 등으로 각색돼 세계적으로 사랑받았다. 시어셔 로넌, 엠마 왓슨 등이 출연한 동명의 영화는 2020년 개봉해 큰 인기를 얻었다. 창작 뮤지컬로 재탄생한 이 공연은 2020년 12월 초연을 올렸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일주일 만에 막을 내렸다. 하지만 1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라 아쉬움을 달래준다.
뮤지컬은 원작이 가진 캐릭터의 특성과 변화를 전면에 내세운다. 따뜻한 첫째 멕, 쾌활하고 진취적인 둘째 조, 수줍음 많은 셋째 베스, 현실적이면서도 야무진 막내 에이미의 개성이 한껏 부각된다. 이들의 대화를 듣다 보면 자매지만 닮은 듯 다른, 다른 듯 닮은 모습을 발견하고 미소짓게 된다.
인물이 가진 각각의 특성에 맞춰 음악도 다양하게 구성된다. 캐릭터별로 대표 넘버(삽입곡)가 부여되는데, 팝부터 발라드·왈츠·탱고까지 장르가 모두 다르다.
독특하면서도 신비로운 무대 구성도 돋보인다. 무대 전체가 곧 한 권의 책이 된다. 원작이 고전소설이라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동시에 둘째 조가 소설로 쓴 자매들의 이야기를 관객이 한 페이지씩 본다는 설정이기도 하다. 그래서 마치 책장을 넘기듯 장면이 전환될 때마다 무대가 다락방, 멕의 집, 뉴욕, 파리 등 다양한 공간으로 바뀐다.
연출은 <레드북> <시티 오브 엔젤> <다윈 영의 악의 기원> 등 다양한 흥행작을 맡은 오경택이 맡았다. 이야기의 중심 역할을 하는 조 역은 김소향과 이연경이 연기한다. 멕 역은 이혜란, 베스 역은 우현아, 에이미 역은 장민제와 이재림이 캐스팅됐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한 장면

인간적 고뇌와 애증, 그 심연을 파고들다 <프랑켄슈타인> | 11. 24~2022. 2. 20 |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프랑켄슈타인>은 고전 특유의 강렬한 메시지와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관객이 다양한 인간적 고뇌와 마주하고 감정의 심연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한다. 뮤지컬의 원작은 1818년 출간된 메리 셸리의 동명소설이다. 이 또한 영화·연극 등으로 각색돼 전 세계 무대에 올랐다.
이야기는 19세기 유럽 나폴레옹 전쟁 당시 스위스 출신의 과학자 빅터가 전쟁에서 죽지 않는 군인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며 시작된다. 빅터는 과학·의학·철학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으로 지식을 갖춘 인물로 자신의 연구에 대한 강한 집념을 보여준다. 이 역은 민우혁·전동석·규현이 맡았다.
그러던 중 그는 신체 접합술에 능한 외과 의사 앙리를 만나 새로운 피조물을 탄생시킨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흉측한 모습의 괴물이 탄생했다. 결국 이 괴물은 다르다는 이유로 철저히 배제되고, 괴물은 복수에 나선다. 앙리와 괴물은 모두 동일 인물이 연기한다. 박은태·카이·정택운이 1인 2역으로 소화한다. 전혀 다른 성격의 앙리와 괴물을 한 배우가 동시에 표현한다는 점이 이색적으로 다가온다.
또 작품은 빅터와 괴물의 표면적 관계보다, 내면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애증을 섬세하게 그린다. 빅터는 자신이 만든 피조물로 인해 고뇌를 거듭하고, 괴물 또한 그를 강렬한 애증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관객의 감정이입을 돕는다. 음악 완성도도 높다. 강렬한 선율로 서사의 깊이를 더하고 뒷받침한다. 대표 넘버 ‘너의 꿈속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너의 꿈속에서’는 앙리가 예상치 못한 살인 사건에 얽힌 빅터를 대신해 죄를 뒤집어쓰고, 죽음 직전에 부르는 곡이다.
<프랑켄슈타인>은 한국 창작 뮤지컬의 저력을 보여주는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2014년 초연된 이후 많은 관객을 불러 모으며 올해로 네 번째 시즌을 맞았다. 초연 당시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올해의 뮤지컬’ 등 총 아홉 개 부문을 수상했다. 2018년 인터파크 발표에 따르면 한 작품을 반복해서 보는 ‘회전문 관객’이 가장 많이 찾는 대극장 뮤지컬 1위에 올랐다. K-뮤지컬 열풍의 시초가 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이 작품은 2017년 일본 대형 제작사 도호 프로덕션을 통해 현지에서 라이선스 공연으로 무대에 올랐다.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으며 한국 창작 뮤지컬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렸다.

김희경 《한국경제신문》 기자 | 사진 제공 서울시뮤지컬단, 뉴컨텐츠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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