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31일 목요일 오후 2시 11명이 한데 모였다. 11명은 서울 문화재단의 거버넌스 주체로 김서령(예술청)·김수희(청년예술청)·김유진(예술교육본부)·박슬기(예술청)·배소현(청년예술청)·박휘민 (청년예술청)·윤동주(청년예술청)·이강호(서교예술실험센터)·정혜 미(20’예술청)·정혜진(청년예술청)·황유택(서교예술실험센터, 예술 청)이다. 아직도 문화예술계 내에서 소란한 성평등·탈위계 문화의 지평을 날 선 시각으로 조망하고 이야기의 첫 글을 쓰기 위해 모였다. 2016년 미투운동이 가시화된 이후로 문화예술계는 변화가 있었다지만, 우리들은 문화예술계의 많은 관행과 악습을 현장에서 마주했다. 문화예술계에 위계와 성불평등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고, 2020년 6월 다시금 용납할 수 없는 ‘미술계 Y 성희롱 사건’이 일어났다. 이를 계기로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에서 문화예술계 성평등·탈위계 문화조성 사업을 제안했고, 청년예술청이 담당해 진행하게 됐다. 청년예술청이 설계하고 운영하는 지원사업·토론회·워크숍은 다음과 같다.

‘NONE:넌’ 성평등·탈위계 문화조성을 위한 (커뮤니티형) 지원사업

‘NONE’은 ‘No One Normal Ever’의 약자로, ‘평범한 사람이 전혀 없다’와 ‘단 한 종류의 정상^normal만 있지 않다’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지원사업 ‘NONE:넌’은 “당신(너)의 생각과 방식을 통해 안전하고 평등한 예술 환경 문화 만들기”를 추구한다. 현장 예술가의 준비 과정부터 결과 발표까지 지원하는 사업으로 ‘성평등·탈위계 문화조성’이라는 주제에 부합하는 개별 단위 프로젝트를 공모한다. 동시에 사업 기간 중 선정자 간 커뮤니티를 운영해 상호 발전과 협업 기회를 마련한다.

‘확장하는 성평등·탈위계 이야기’ 릴레이 토론회

토론회 ‘확장하는 성평등·탈위계 이야기’는 실제 발생했지만 쉽게 말할 수 없던 문화예술계의 성불평등·위계에 대한 현실을 드러내고, 다양한 주체가 함께 머리를 맞대는 자리를 마련한다. 11월까지 총 4개의 토론회를 진행한다. 8월 <LINE과 카르텔, 위계의 대물림>, 9월 <화장실 빅뱅: 공공공간의 성평등과 다양성>, 10월 <돌아오는 가해자(가 제)>, 11월 <혐오와 불편, 그 사이의 민원>을 주제로 구성해 그동안 공론화하지 못한 담론을 토론회 형식을 통해 순환시키며 예술인이 성평등·탈위계와 관련해 다양한 사유를 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현장에 더 가깝게’ 평등한 예술대학 만들기와 창작윤리 워크숍

워크숍은 현장과 더욱 가깝고 실질적인 이야기와 행동을 취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문화예술계 내 다양한 문제를 따라가다 보면 예술대학이라는 시스템과 마주할 수밖에 없기에 예술대학 시스템에 접근하고 안전망을 형성해 학내 문화에 도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또한 동 시대 예술인이 창작하는 과정에 있어 젠더 감수성을 기반으로 한 창작 윤리에 대해서 고찰하는 시간을 갖고 자신의 창작 방법에도 적용한다. 창작 과정에서 트라우마를 발생시킬 수 있는 장면을 구현할 때 우리는 어떤 창작 윤리를 가져야 하며, 어떤 접근법으로 다가가야 하는지 동료 예술인들과 논의할 예정이다. 이런 워크숍을 통해 현장에서 공공연하게 회자되던 이야기와 주제를 밖으로 꺼내는 자리를 만들고, 공감을 통해 한 걸음 나아가기 위한 방안을 함께 모색하고자 한다.
이제 처음 시작하는 사업이기에 아쉬운 점도 있다. 예산의 한계로 문화예술계 내 현장 실태조사를 진행하지 못해 객관적 지표로 문화예술 계의 현실을 마주하지 못했고, 성평등·탈위계 문화 조성과 지평을 넓히는 사업이지만 현장과의 연계가 아직 불확실하거나 대다수의 현장 예술가와 제대로 마주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각 전술을 잘 활용해 다양한 환경과 정체성, 삶의 방식을 지닌 사람들 간 교류의 물꼬를 트고 서로 확인하며 각자의 방식으로 문화예술계 내 성 평등하고 탈위계한 문화를 확산해 판의 변화를 이끌어나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