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돌담길 ‘소원반디’ 전시 광경(위)과
<소원반디> 프로젝트에 참여한 시민 모습(아래)
서울문화재단과 (주)한성자동차가 시작하고, 시민이 참여해 완성된 이 공공예술 프로젝트는 시민이 한 개의 ‘소원반디’를 완성해 재단에 기부하면 기업에서는 개당 1만 원의 후원금을 내는 형식으로 진행됐고, 모인 성금은 공연예술계 배리어프리를 위한 지원금으로 적립됐다. 서울시청 광장, 코엑스, 을지로 등을 거점으로 5,000여 명의 시민이 참여해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이를 통해 적립된 추가 기업후원금 5,000만 원이 배리어프리 인식개선 캠페인과 관련 전문인력 교육과정에 쓰이고, 그 결실을 갖고 2020년 하반기 시민들과 만날 예정이다.
배리어프리 공연 인식개선 캠페인
배리어프리 공연은 장애·비장애 구분 없이 관객 모두가 같이 즐길 수 있도록 공연 중 수어통역, 음성 해설, 자막 등을 제공하고, 더 나아가 관객이 극장의 매표소에서부터 객석에 착석하기까지 물리적 장애물 없이 오고갈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그중 별도의 소리장치와 스크린 등을 통해 개별적으로 제공되는 음성 해설, 자막 등과는 달리 공연 중 무대 위 배우와 근접한 거리에서 제공되는 수어통역은 비장애 관객의 시야를 방해한다는 우려가 따르기도 한다. 하지만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관객에게 수어통역이나 자막이 제공되지 않는 공연은 외국어가 익숙하지 않은 비장애 관객이 외국 공연을 자막 없이 이해하는 것보다도 더욱 어려운 일일 수 있다. 대사를 이해할 수 없음은 물론이고 그 외에 공연의 효과음과 배경음악 등 제공받는 정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배리어프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연이 많아지는 만큼, 배리어프리 공연을 접하는 비장애 관객의 인식을 전환하기 위한 노력도 함께 수반돼야 할 것이다. 그 노력의 첫걸음으로 2020년 10월부터 서울의 주요 공연장 인근 지하철 역사를 중심으로 배리어프리 공연에 대한 공익 캠페인 영상을 만나볼 수 있다. 공연 중 제공되는 수어통역이 극을 방해하는 요소가 아닌, 모두가 같이 즐길 수 있도록 공연 중 제공되는 자연스러운 서비스의 일부로 인식되는 날이 오길 바란다.
공연예술 분야 수어통역 전문가 교육과정 진행 모습
공연예술 분야 수어통역 전문가 교육과정
서울문화재단은 국내 최초로 공연예술 분야 수어통역 전문가 교육과정(8월 18일~9월 19일, 총 8회)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현재 수어통역 자격증 보유자 및 수어 능통자 20여 명을 대상으로 일반적인 수어통역과 공연예술의 수어통역 구현 방식 차이 등에 대한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며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 본 과정의 수료자가 실제 공연에 투입돼 수어통역을 제공할 수 있도록 현장 지원까지 진행할 예정으로, 공연예술 현장은 물론 청각장애인들의 문화 향유에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구성했다.
향후 배리어프리 공연의 확산을 위해서는 관련 분야 인적 자원을 확보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하는 전문적 서비스를 통해 장애·비장애의 경계를 넘어 모든 관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문화가 자리 잡길 바란다.
배리어프리 소개 배리어프리(Barrier-Free)란 공연장에 경사로 확보를 비롯해 공연 중 실시간으로 수어통역, 음성 해설 등을 제공해 신체 장애가 있는 사람도 공연장을 찾아 즐길 수 있도록 공연장 이용에 장애가 되는 장벽을 허무는 것을 일컫는다. 1974년 유엔에서 소개한 ‘배리어프리 디자인’이라는 건축용어에서 시작됐으며, 최근에는 공연장의 물리적·심리적 장벽을 없애는 개념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 글 김영지_서울문화재단 메세나팀
사진 서울문화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