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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

8월호

이달의 표지 작가 윤현선

MATRIX_Water parsley
< MATRIX_Water parsley >digital c-print | 130×83cm | 2012
음식이란 삶의 에너지다. 우리는 매일 하루 세 끼를 챙겨 먹을 것을 권유받는다. 음식은 삶을 영위하고 무언가 생산적인 일을 하기 위해 꼭 필요한 에너지인 동시에 즐거움 또는 탐욕의 대상이다. ‘필요한 만큼 먹고 산다’는 말은 실제에 비해 우스울 수 있다. 스스로 제어하고자 해도 탐욕은 끝이 없고 그중 식욕, 식탐은 가장 일상적이고 갖기 쉬운 욕심이기 때문이다.
< MATRIX > 연작은 이런 에피소드와 의문에서 시작됐다. 어느 날 너무 배가 고팠던 나는 짜장라면을 세 개나 끓여서 작업실 쇼파에 앉아 TV를 보며 허겁지겁 먹어치웠다. 그때 본 영화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 이 작품에는 주인공의 엄마와 아빠가 무언가에 홀려 식당에서 음식을 먹다가 돼지로 변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당시 짜장라면을 허겁지겁 먹는 내 상황과 그 장면이 딱 겹친다고 느꼈다. 나도 모르게 많은 음식을 먹고 포만감에 지쳐 누워 있는 자신이 처량하기도, 한심스럽기도 했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지? 왜 이렇게 사는 거지? 뭘 위해서?” 아등바등하며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한 일인지 고민하게 됐다.
< MATRIX > 연작은 음식이라는, 시간이 지나면 변형되는 물질, 인간이 사는 데 꼭 필요하지만 끝없는 욕심을 자극하는 것(그리고 그 욕심)에 대한 기록이다. 표지작인 < MATRIX_strawberry ice cream > 역시 달콤한 유혹 속에 치열하게 살아가는 다양한 군중을 보여주는 작업이다. 많은 양의 음식 앞에서 나도 모르게 정체성마저 잃어버리고 사는 순간은 꽤나 자주 다가오는 것 같다. 식재료 사이로 현실 속 인물들을 콜라주한 초현실적인 풍경 속에서 사람들은 어디론가 도망치거나 무엇에 매혹된 듯 삶을 즐기고 있다. 이는 현대인의 일상에 대한 풍자인 동시에, 나자신의 정체성과 본질마저 잃어버리고 돼지가 돼버리는 악몽에서 깨어나 인간으로 살아남기 위한 전쟁의 표현이다.문화+서울
coldblood-01
< coldblood-01 >digital c-print | 165×110cm | 2016
Ice cream
< Ice cream >digital c-print | 130×95cm | 2015
표지작 MATRIX_strawberry ice cream
표지작 표지작 < MATRIX_strawberry ice cream >
digital c-print | 90×90cm | 2012

이달의 표지 작가 윤현선

윤현선
2016년 서울문화재단 시각예술 분야 지원작가. < heat shimmer >(쌀롱 아트테인, 서울, 2015), < MATRIX >(화봉갤러리, 서울, 2014), < WHERE I AM >(나무 모던 앤 컨템포러리, 서울, 2012), < MEMENTO >(대안공간 충정각, 서울, 2010) 등 개인전과 < 식사를 합시다 >(암웨이 미술관, 성남, 2015)를 비롯한 다수의 단체전을 통해 작품을 선보였다. 익숙한 재료를 극대화해 낯설게 만들고 그 안에 길을 찾거나 잃는 군중을 점처럼 작게 배치하는 등 독특한 상상력을 작업에 풀어내 현실을 풍자한다.
글 윤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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