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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10월호

예술이 있는 공간, 예술가를 만날 수 있는 시간 금천예술공장 ‘오픈스튜디오’

서울의 대표 공업지대, 독산동의 한 낡은 인쇄 공장은 2009년 예술가들의 창작공간 ‘금천예술공장’으로 재탄생했다. 금천예술공장은 시각 예술 분야의 국제 창작 레지던시로 예술가들이 거주하면서 다양한 예술을 실험하는 공간이다. 예술가의 거주 공간이기에 항상 공개하기 어렵지만, 일 년에 단 한 번 ‘오픈스튜디오’ 기간에만 모든 곳을 개방한다. 예술뿐만 아니라 예술가의 삶도 함께 만날 수 있는 금천예술공장의 열 두 번째 오픈스튜디오 <On & Off>를 소개한다.

2020년 금천예술공장 오픈스튜디오 전경

새로운 예술을 꿈꾸는 공장

잿빛 공장 사이로 로봇이 우뚝 솟은 건물이 하나 있다. 금천예술공장이 개관할 때부터 함께한 이 로봇 설치물은 이기일 작가의 작품으로 이제는 금천예술공장의 상징물이 됐고, 10여 년 전 예술과 기술의 만남을 통한 새로운 예술을 꿈꾸던 공간의 역사를 보여준다. 이렇듯 다양한 예술가들이 모이는 실험의 장으로 자리매김한 금천예술공장은 매해 공모를 통해 선발된 20명 남짓의 예술가가 입주해 다양한 예술을 실현하는 거점이 돼주고 있다. 1970년대에는 전화기 코일 공장으로, 1990년대 에는 인쇄 공장으로 활약한 곳이지만 이제는 새로운 예술을 꿈꾸는 또 다른 공장으로 국내외 시각예술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금천예술공장의 열두 번째 오픈스튜디오 <On & Off>

레지던시 공간은 일반적인 전시장이 아니라 예술가의 작업실이자 거주 공간이다. 그렇기에 레지던시에 입주한 예술가는 개별 작업실에서 작업을 이어갈 뿐 아니라 주변을 산책하며 새로운 영감을 얻기도 하고, 동료 예술가와의 만남을 통해 또 다른 예술 세계를 경험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2021년 이 공간, 금천예술공장에 입주한 16명의 예술가가 바라 보고 느낀 것은 무엇일까? 예술가의 하루는 어떨까?
금천예술공장은 올해 열두 번째 오픈스튜디오를 조금 특별하게 <On & Off>라는 주제로 개최한다. 그간 예술가의 작품만을 집중해 보여주던 관행에서 벗어나 레지던시 공간의 특성을 살려 예술가의 작품과 더불어 예술가의 삶도 함께 보여주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작가의 예술적 실험과 과정을 공개하는 ‘ON’ 프로그램으로는 스튜디오를 공개 하는 <예술가의 방>과 5명의 입주 예술가가 참여하는 오픈 토크 <1:1 전문가×아티스트 토크>, 그리고 입주 예술가의 협업 퍼포먼스 등을 진행한다. 또 예술가의 일상도 조망할 수 있는 ‘OFF’ 프로그램을 선 보인다. ‘OFF’ 프로그램에는 올해 처음 기획한 프로젝트 전시 <Life Logging: 라이프 로깅>과 3명의 입주 예술가가 참여하는 온택트 아티스트 토크 <보통의 이야기>를 진행할 예정으로, 그동안 쉽게 드러내지 않은 예술가의 작품 이면에 존재하는 ‘삶’ 자체와 ‘일상’을 공유함으로 써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On & Off> 포스터

예술가, OFF의 시간

예술가에게도 OFF의 시간이 있을까? 흔히 우리는 예술가라고 하면 긴 시간 작업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상상하곤 한다. 하지만 레지던시에 입주한 예술가가 하는 말 중 가장 독특한 언어가 있었는데 바로 ‘출퇴근’ 이다. 진짜 출퇴근을 해야 하는 직장인의 관점에서야 이 단어가 일상적이지만, 예술가의 출퇴근은 다소 생소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감독하는 사람이 본인밖에 없다는 차이가 있을 뿐, 예술가도 작업실에 ‘출근’하고 ‘퇴근’한다. 이렇게 어떤 예술가는 예술과 삶을 분리하며 자신만의 규칙을 만들고, 또 다른 예술가는 오히려 평범한 일상에서 예술을 찾기도 한다.
결국 예술가에게 ‘OFF’의 시간은 다음 예술을 준비하기 위한 일상의 시간이기도 하고, 혹은 그 자체가 예술이 되기도 하는 시간이다. 그래서 이번 금천예술공장 오픈스튜디오 <On & Off>는 오히려 예술가의 ‘OFF’ 시간을 바라보며 그들의 예술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이 되길 바란다.
2021년 금천예술공장에는 16명의 시각분야 예술가 권도연·김신욱·김영글·김영미·김태연·김희천·돈선필·문서진·문이삭·박형진·신민· 유지영·임노식·전명은·최윤·허우중이 입주해 활동하고 있다. 2021년 금천예술공장 오픈스튜디오 <On & Off>는 10월 13일부터 16일까지 4일간 이어진다. <On & Off>의 자세한 내용과 사전 예약은 서울문화재단 누리집과 아래의 큐알코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021 금천예술공장 오픈스튜디오 <On & Off>

일시 2021. 10. 13(수)~16(토) 오후 1시~9시

장소 서울시 금천구 범안로 15길 57 금천예술공장

누리집 www.sfac.or.kr | 문의 02-807-4800

금천예술공장 오픈스튜디오 사전 예약 링크

김혜나 서울문화재단 금천예술공장 | 사진 서울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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