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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6월호

아트센터 예술의시간 산업이 구축한 ‘시간’ 위에 예술을 얹다

금천구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가 자리한 서울의 대표적 공업지역이다. 약 1,100개 제조업체가 입주해 있으며, 특히 독산동엔 소규모 공장이 산재한다. 동시에 독산동에서는 인쇄 공장을 리모델링해 시각예술 전문 레지던스로 탈바꿈한 서울문화재단 금천예술공장을 비롯해 지역적 특성을 살린 문화예술 공간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어떤 시간은 흐르지 않고 쌓여간다. 노동과 산업이 만들어낸 시간 위로 예술과 문화의 시간을 쌓아가는 독산동의 또 다른 문화예술 공간 ‘아트센터 예술의시간’을 소개한다.

아트센터예술의시간입구

예술과 산업이 공존하는 곳

금속부터 조명·인쇄·장난감 제조 공장까지, 다양한 공장이 자리 잡은 독산동 골목을 걷다 보면 서울에 이토록 활발한 노동 현장이 있다는 사실을 생경하게 경험할 수 있다. 공장 건너 공장, 그 공장 옆에 또 공장이 있는 독산동에 아트센터 예술의시간이 지난해 새롭게 자리 잡았다. 예술의시간은 40여 년간 지역과 함께한 반도체 부품 제조업체 (주)영일 프레시젼이 설립했다. 감상자에게 동시대 시각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 지역사회에 환원하고자 조성된 공간이다. 예술의시간은 기업이 후원하는 여타 문화예술 공간과 달리 모기업인 회사의 본사는 물론 공장까지 모두 함께 모여 있는 점이 특징이다. 그야말로 예술과 산업의 공존이 가시화된 공간이라 할 만하다.
예술의시간은 주로 기획 전시가 펼쳐지는 협력대관 전시장과 카페 겸 소규모 행사를 할 수 있는 일반대관 공간 등 총 4개 층으로 구성됐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가장 먼저 전시장을 마주한다. 주로 청년작가와 중견작가를 위한 기획 전시가 열리는 공간이다. 기획자·작가가 협업하는 현대미술 실험의 장을 지향한다. 특히 소재지인 서울디지털산업단지라는 지역 특색에 따라 기술과 관련한 주제를 바탕으로 시대를 관통하는 이슈들을 예술가와 함께 풀어내려 한다. 지난해 5월, 코로나19가 한창인 때 개관해 운영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하나씩 차근차근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2층과 4층의 협력대관 전시장 사이 3층은 누구나 이용이 가능한 카페 겸 일반대관 공간이다. 이곳에선 소규모 공연·워크숍·회의·모임 등을 할 수 있다.
현재 협력대관 전시장에서는 공모를 통해 참여한 청년작가 5명의 <아티스트 프롤로그 2021: 예술가의 서막>(4. 22~6. 26) 전시가 열리고 있다. 1년 전 개관한 신생 공간과 예술가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한 청년작가가 함께 창작 활동에 의미 있는 한 점을 찍을 수 있길 바라며 마련됐다. 미학적 개념이나 설명 없이 ‘그리기’에 중점을 두고 물감과 스프레이로 선과 면을 채워 자아를 직관적으로 형상화하는 강석형 작가, 자동차 부품인 타이밍벨트에 중의적 의미를 지닌 단어와 공백을 넣어 순환시키거나 고전문학의 구절을 파라핀(양초·화장품을 만드는 데 쓰이는 반투명한 고체)으로 작성해 글(의미)이 녹아 사라지는 작업으로 기록과 기억을 재구성하는 김원진 작가, 인물의 무표정한 얼굴을 통해 경험한 기이한 감각을 100장의 페인팅으로 그려 사회적 관계에서 발생하는 긴장과 불안을 말하는 김인혜 작가, 채도 높은 페인팅과 오브제를 활용해 현실과 초현실을 오가는 감각적 세계를 구축하는 이하은 작가, 자신이 위로받았던 바다 풍경을 캔버스에 그리고 롱테이크 영상으로 촬영해 일상에 지치고 관계를 고민하며 느끼는 피로를 달래주는 최영민 작가 다섯 명이 참여했다. 오는 7월엔 미디어 아트와 설치작품 위주로 꾸려지는 전시 <낙관주의자들>(7. 8~9. 4)이 예정돼 있다. 독산동이라는 분주한 산업 현장 한복판에서 회화·설치·영상 등 다양한 매체로 선보이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관람하다 보면 어느새 망중한을 느낄 수 있다.

<아티스트프롤로그2021:예술가의서막>전시전경

과거가 남긴 발자국 따라 ‘시간’을 경험하는 곳

예술의시간은 30여 년 이상 지역의 노동자들이 거주하던 기숙사이자 거주지를 리모델링해 조성됐다. 그 때문일까. 전시장에선 지난 시간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전시장 한쪽 벽면에는 사람이 지나갈 만한 크기의 구멍들이 뚫려 있다. 전시장으로 탈바꿈하면서 한때는 복도를 따라 늘어섰을 문들을 제거하고 흔적은 그대로 남긴 것이다. 하루 일과를 마친 노동자들이 복도를 따라 각자의 방에 들어가 고단한 몸을 뉘었을 시간을 생각하게 한다. “보통 전시장이나 공연장을 떠올렸을 때 공간이라는 물리적 개념만 떠오르게 되잖아요. 하지만 예술의시간은 무형의 시간을 강조하는 곳이에요. 과거 이곳에 살았던 구로공단 노동자들의 동선과 작품을 관람하는 지금의 관람객 동선이 만나도록 했죠. 노동자들이 살아낸 삶의 동선을 따라 작품을 관람하다 보면 과거와 현재의 ‘시간’ 안에 머무는 경험을 하게 될 거예요.” 공간을 담당하는 이상미 큐레이터의 설명에 공간의 이름이 ‘예술의시간’이 된 이유를 수긍할 수 있다. 전시·대관 등 공간과 관련한 궁금한 사항은 예술의시간 누리집과 인스타그램을 참고하면 된다.

아트센터 예술의시간

운영시간 월~금 오전 10시~오후 6시, 토 오후 12시~7시(공휴일·일요일 휴관)

주소 서울시 금천구 범안로9길 23

누리집 artmoment.org

인스타그램 @artmoment.doksan

문의 02-6952-0005

김영민 서울문화재단홍보IT팀 | 사진제공 아트센터 예술의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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