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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상담소

4월호

별자리 운세도 신통치 않을 때예술적으로 상담해드립니다
“똑똑똑… 여기가 ‘예술적 상담소’ 맞나요?”
여러분의 어떤 고민도 예술적으로 상담해드리는 ‘예술적 상담소’. 온라인으로 별도 공간을 마련해 고민 상담을 위한 만반의 채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올려주신 고민에 대한 예술적 대책을 찾아 답변을 달아드립니다. 서울문화재단 페이스북 탭에서 ‘예술적 상담소’를 찾아주세요! 다른 사람의 고민에 댓글을 달 수도 있답니다. 채택된 질문은 [문화+서울]에 게재되며, [문화+서울]을 1년 동안 보내드립니다.

예술을 통해 멋있게 나이 들고 싶습니다.

오랫동안 건설회사에서 일하다 얼마 전 정년퇴직했습니다. 해외 업무가 많아 자주 출장을 다니며 세계의 다양한 문화예술을 접했는데요. 최근 은퇴 이후 남은 생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하다 '예술을 통해 삶의 지혜를 배우고 멋있게 나이 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꿈을 이룰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해외 출장이 잦으셨군요. 해외 출장을 가면 많은 일정을 소화하느라 바빴을 텐데 그곳의 문화예술에 대해 남다른 관심이 있으셨네요. 질문자님은 그간에 접한 문화예술과 관련된 일을 하며 퇴직 후의 삶을 멋지게 살겠다는 목표를 정하셨어요. 퇴직하신 분들이 남은 인생의 방향을 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정한 것만으로도 벌써 그 꿈에 상당히 근접했다고 생각됩니다.
영국의 사회철학자 피터 라슬렛은 제3기 인생론에서 은퇴 후 자기의 적성과 재능에 맞춰 원하는 활동을 하는 삶을 언급했습니다. 제1기는 부모님과 학교에 의존해 양육되고 사회에 나가기 위해 준비하는 시기, 제2기는 사회경제 활동을 하는 시기, 제3기는 제2기에서의 해방입니다. 사회에서의 의무와 구속된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살아가는 진정 행복한 삶이지요. 그리고 제4기는 없거나 짧아야 하는데, 제1기와 비슷한 의존의 시기로서 심신이 쇠약해져 주변인이나 병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삶입니다. 라슬렛은 인생의 황금기를 제3기로 규정하고,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 삶을 강조했습니다. 질문자님은 인생의 황금기인 제3기의 삶을 맞이하셨는데요. 현재의 꿈을 이루는 방법을 다양한 사례 속에서 찾아보겠습니다.

50+ 은퇴 후,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삶의 지혜를 나누다!

'인생에도 학교가 필요하다'는 인생학교(The School of Life)의 한 강사님은 초상화를 전문적으로 그리는 화가이십니다. 인생 2기에는 전문직으로 사회경제 활동을 했고, 은퇴 후에는 어릴 적부터의 꿈이었던 그림 공부를 시작하셨습니다. 3년이 지나서는 책도 편찬하고 화가로도 활동한다고 하시더군요.
또 다른 지인은 예술의전당 전시장에 저를 초대한 적이 있습니다. 전업주부이자 배우자의 사업을 조금 도와주며 사회 활동을 하시는 분인데 전시회를 연다고 해 조금 의아했습니다. 알고 보니 도예 작업을 하시더군요.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연 전시회에는 50여 점이 전시되었는데, 코뿔소의 두상 부분을 각기 다른 시각과 창의성으로 표현한 작품들이었습니다. 전시장에는 "멸종 위기의 코뿔소를 살리고 보존하는 사업을 하는 우간다의 코뿔소 보호 국제기구에 본 작품의 판매금 전액을 기부합니다"라는 글귀가 있었습니다.
저는 지난해부터 서울시 50플러스재단에서 생애 7대 영역과 관련해 상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만난 한 분은 인생 제3기를 맞아 인문학 강사라는 목표를 정하셨는데, 이를 위해 일반대학의 동양학과에 입학하셨습니다. 젊은 20대 학생들과 같이 공부하는 그분의 열정과 학구열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질문자님이 기록하고 정리하는 습관이 잘돼 있으시다면, 각국의 여행지를 다니면서 글을 쓰시면 어떨까요? 그림, 와인, 음악, 문학 등 관심 있는 분야를 정해 글을 쓰시면 좋겠지요. (사)한국여행작가협회에서는 SNS를 활용한 여행 콘텐츠 개발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또 문화체육관광부는 은퇴자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시범적으로 '시니어, 꿈꾸는 여행가'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현재 2기생을 배출했고 3기도 모집할 예정입니다. 더불어 관련 기관에서는 14주의 '여행대학' 과정을 무료로 제공합니다. 국내외 여행 정보, 테마가 있는 여행, 작가의 길, 나 혼자 기획하는 여행 등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습니다.
음악에 관심 있는 분들은 커뮤니티를 형성해 음악 활동을 하고, 해외 공연도 기획 중이십니다. 최근에 다시 각광받고 있는 시 낭송, 연극 활동을 비롯해 피사체를 카메라나 휴대폰이 아닌 그림으로 즉석에서 표현하는 어반 스케치(urban sketch) 같은 활동도 있습니다. 그리고 독일 등 유럽의 70~80대들에게 인기인 탄츠테아터(tanztheater)는 현대무용과 연극이 결합된 예술 행위로 몸으로 자신을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은퇴 이후 위축된 몸과 마음의 긴장을 늦추고 건강도 도모할 수 있는 예술 활동입니다.

50+, 제2의 행복한 삶

은퇴자를 대상으로 한 강의 시간에 여생을 어떻게 생각하고, 또 어떻게 보내고 싶은지에 대해 간단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었는데요. 그 내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새로운 삶, 즐겁고 풍요로운 노후의 삶, 준비하고 즐기는 삶, 남은 여생 알차게, 인생 2막 의미 있게, 사회에 봉사와 나눔, 나를 위한 쉼표, 쉼 없이 달려온 인생 나를 위하여, 진정한 휴식, 인생 후반전 삶의 균형, 나의 인생이 이제 0순위, 배우자와 행복한 삶, 새로운 다양한 경험, 삶의 의미를 찾아서…."

지금까지 질문자님은 쉼 없이 달려오셨습니다. 이제는 인생에 쉼표가 필요한 시기인데 이러한 시기를 잘 활용해 꿈을 찾고 또 그 목표를 이루신다면 더욱 의미 있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답변 강신익_
서울시 50플러스재단(중부캠퍼스) 상담센터에서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해 상담하며, 생애 설계의 중요성을 전파하는 데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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