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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2월호

책 <여기가 끝이라면, 조용호의 나마스테!>와 <시로 만난 별들>인터뷰, 문학이 되다
필자는 서울문화재단에 입사한 이후 여러 일을 경험했는데, 지금 담당하고 있는 ‘홍보’ 업무를 시작한 지 어느덧 햇수로 7년째가 되어간다. 홍보는 ‘우리가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다’고 외부에 알리는 것이 목적이고, 일차적으로 정보를 알리는 대상은 언론인이다. 매일 신문에 기사를 쓰는 기자들은 취재차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서 그들의 인생사를 독자들에게 알린다. 물론 ‘기자가 만난 사람을 기사로 다뤄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인지 조금은 딱딱한(?) 글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인터뷰 기사에 그치지 않고 한 권의 책으로 엮어 출판하는 사례가 더러 있다. 분명 기사를 그대로 책으로 옮겨 내놓지는 않기 때문에 신문을 책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고민도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백가흠 소설가는 이런 과정에 대해 “문학적이나 비문학적이어야 하고, 감성적이나 이성적이어야 하는 그 중간에 놓여 있다”고 말한다. 소개하는 두 권의 책은 두 명의 기자가 각각 발간한 인터뷰 모음집이다. 공통적으로 신문기자로서 만났던 각 분야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와 지면 사정상 기사에서 담지 못했던 이면의 에피소드까지 공개하고 있어 상당히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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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 100인의 내밀한 세계 속으로<여기가 끝이라면, 조용호의 나마스테!> 조용호 지음, 도서출판 작가

조용호 문학 전문 기자는 필자가 홍보 업무를 시작하기 전 예술가의 모습(?)으로 먼저 만났다. 그는 연희동에 위치한 문학 전문 레지던시 ‘연희문학창작촌’에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 동안 운영위원을 맡았다. 이는 연희문학창작촌이 잘 운영되도록 하는 자문위원의 성격인데,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갖가지 조언을 해주는 역할을 한다. 문학인으로서 연희문학창작촌과의 인연도 남다르다. 2008년부터 현재까지 네 번에 걸쳐 단기 입주작가로 활동하면서 다양한 작품 창작에도 매진했다. ‘기자’와 ‘문학인’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쫓으면서도 둘 중 어느 하나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나마스테’는 ‘당신 안에 있는 세계(신)에 경배드린다’는 뜻의 산스크리트어로, 인도나 티베트 사람들이 두 손을 모으고 주고받는 인사말이다. 작가는 특정 지역의 인사말을 떠나 안부를 묻고 평온을 기원하는 용어로 보편화됐다고 말한다. 이 책은 지난 5년 동안 세계일보에 ‘조용호의 나마스테!’를 격주로 연재하며 소개한 120명의 인터뷰이 중 문인 중심으로 100명을 한정해 묶어 냈다. 작가는 책을 발행하면서 “이들이 의미 있는 책을 낼 때마다 그것을 명분으로 만났지만 그들만이 지닌, 그들 안의 내밀한 세계와 신을 짧은 지면 안에서라도 대면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작가는 지난여름 작고한 황현산 소설가에 대한 기억을 책머리에서 언급하면서 소감을 밝혔다. “가는 끝이라는 단어를 희망으로 바꾸어 말했다. 항암투병 중이던 선생은 여기가 끝이라면, 여기까지 왔다는 이정표 하나는 세울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누구에게나, 어떤 일이건 간에 끝이 없을 수 없다. 다만 그 끝을 맞는 자세가 중요할지 모른다. 달려가건 기어서 가건, 간 만큼, 도달한 곳 거기까지 끝이 아니라 성취라는 낙관적인 태도는 애틋하고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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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 스타, 순수문학으로 만나다<시로 만난 별들> 장재선 지음, 도서출판 작가

장재선 기자와 처음으로 명함을 교환한 자리는 서울시에 출입하는 전국부 기자단과의 상견례였다. 당시 그는 전국부장을 맡고 있었으며, 그 자리에서 자신을 “시를 좋아하는 기자”로 소개했다. 그에 대한 인상적인 에피소드는 문화일보에서 수습기자 채용을 알리는 공고문과 관련된 것이다. 신문 1면에 게재된 소식이었는데, 여기에서 ‘기자에 도전하라!’는 내용을 시로 표현했다. 이후 문화부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시를 비롯한 다양한 영역에 걸쳐 예술가 및 연예인 인터뷰를 다루어왔다. 기자이면서 시인으로 활동해온 작가가 이번에 펴낸 책 <시로 만난 별들>은 한국 대중문화를 대표하는 39명의 이야기를 총 40편의 시와 에세이로 담았다. 김지미, 최불암, 조용필, 안성기, 송강호, 전지현, 소녀시대 등 다양한 대중문화 스타들의 이야기가 담긴 이 책은 대중문화와 순수문학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새로운 시도로 평가받는다. 그리고 각 인물의 문화적 삶과 그 이면을 정리한 ‘프로필 에세이’도 흥미로운 읽을거리다. 저자는 “제 공력에 대한 부끄러움 탓에 십수 년 동안 문학적 글쓰기 작업을 책으로 묶어내지 않았으나, 이번 책은 독자들이 공감해주리라 믿기에 기꺼이 세상에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책을 펼치면 대중문화 스타들이 희로애락을 지닌 인간으로서 이웃들과 얼마나 가깝게 살고 싶어 하는지를, 유명세를 누리는 대가로 각종 소문에 시달리며 얼마나 고통받는지를 이해하게 된다. 생활인으로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기 위해 치욕을 견디고, 어느 날 다가온 행운을 붙들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는 사실을. 성공의 정점에서 침체기를 겪은 후 바닥을 딛고 다시 일어서기 위해 생애를 걸고 사투를 벌이는 스타들의 이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글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팀장
사진 제공 도서출판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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