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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토크

12월호

크라우드 펀딩의 기본 알아보기 콘텐츠 성장의 싹을 틔우는 크라우드 펀딩
한국에서 크라우드 펀딩이 본격적으로 확산된 것은 불과 5년 안쪽의 일이다. 그동안 여러 플랫폼을 통해 초기 자본이 부족한 예술인·창작자 또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성격의 프로젝트가 펀딩에 성공하며 의미 있는 진전을 보이는 사례는 꾸준히 증가해왔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가능한 영역은 어디까지일까. 또한 바람직한 방향으로 확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은 인터넷 환경을 기반으로 다수의 사람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개인 또는 단체에 필요한 재원을 후원하는 것이다. 크라우드 펀딩의 개념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 참여한다는 점에서 다수의 사람으로부터 훌륭한 아이디어 또는 해결책을 얻어내는 크라우드 소싱(crowd sourcing)에서 그 뿌리를 찾아볼 수 있으며 최근에는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소셜 펀딩(social funding)이라고도 한다. 소액의 기부 혹은 투자가 가능하고, 언제 어디서나 쉽게 참여할 수 있으며 제안자와의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진다는 장점으로 말미암아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한국에서 크라우드 펀딩은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으며 2015년 7월 크라우드펀딩법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2016년 1월부터 본격 시행되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의 종류와 방법

일반적으로 크라우드 펀딩의 유형은 크게 기부형(donation), 보상형(reward), 대부형(lending), 지분 투자형(equity)으로 분류된다. 기부형은 보상을 전제로 하지 않는 단순 기부로 국내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은 네이버에서 운영하는 해피빈, 카카오에서 운영하는 같이가치·비카인드·씨 펀 등이 있으며, 보상형은 창조적인 프로젝트에 소규모 후원이나 선구매하는 방식을 따르는 텀블벅·펀루·굿펀딩 등이 해당된다. 대부형은 개인 또는 개인 사업자에게 소액 대출을 해주는 형태로 아이디어 오디션, 팝펀딩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지분 투자형은 머니옥션, 오퍼튠과 같이 소규모 창업 또는 아이디어에 투자하는 형태의 크라우드 펀딩이다. 해외에서는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의 개념으로 연계된 다수의 영리형 펀딩 사이트가 있어 수익을 공유하는 시스템을 갖추어 운영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지분 투자형의 크라우드 펀딩은 아직 시작 단계며 대부분은 주로 온라인을 통해 기부금을 모금하는 형식이다.
모금액을 프로젝트 개설자에게 지급하는 방식은, 모금 목표액을 정하고 성공 여부에 따라 모금액을 모두 가져가거나 가져갈 수 없는 ‘All or nothing’ 혹은 목표 금액 도달 성공 여부에 관계없이 목표 기간의 펀딩 금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Keep it all’의 유동적인 방식을 취한다. 대부분의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는 기부금을 모금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어 모금 성공에 따르는 금액적인 보상을 구체적으로 설계하지는 않지만 목표 금액의 모금에 성공한 이후 대부분 유무형의 보상 콘텐츠를 마련하고 있다. 결제 방식의 경우 대부분 기부의사를 보이면 즉시 이체하는 ‘선불’ 결제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텀블벅은 예외로 자체적 후불 결제 방식을 고안해 후원자의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 익스플로러뿐만 아니라 모든 브라우저에서 자동이체를 할 수 있는 결제 방식을 고안해 국내 소셜 펀딩 업체 중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크라우드 펀딩의 문제점은 모금 참여자 대부분이 지인이거나 관계자들이라는 점이 한계로 지적되며, SNS가 주된 홍보 매체로 이용되다 보니 뉴미디어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 등 일반인의 크라우드 펀딩에 대한 인지도 및 참여도가 높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SNS를 주로 활용하는 20~30대의 경우 주로 모바일 결제를 선호하지만 모금 결제 방법으로 모바일 결제를 택했을 경우, 휴대전화 사용료와 연동되기 때문에 실제로 플랫폼 업체가 모금액을 받기까지는 약 3개월이 소요된다. 이에 모금 종료 후 2주 내에 모금액을 수혜자에게 주어야 하는 업계의 규칙을 감안하면 펀딩 업체는 모금액이 입금되기 전에 프로젝트 개설자에게 모금액을 먼저 지급해야 하는 부담을 안는다. 이로 인해 결 제가 가장 용이한 모바일 결제를 모금 사이트에서는 꺼리고 있고 이는 결국 좀 더 적극적으로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는 하나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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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가치를 위해 움직이는 군중으로부터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화제가 된 가장 성공적인 해외 사례는 미국의 대표적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Kickstarter)에서 찾을 수 있다. 2015년 미국의 스타트업 ‘페블테크놀러지’가 ‘페블타임’이라는 스마트 워치의 신제품 개발 비용 10만 달러를 모금하고자 했으나 100배를 넘어선 1000만 달러를 모아 화 제가 되었다. 국내 사례 중에서는 2015년 고려대 ‘영철버거’의 재개업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의 성공 사례가 눈에 띈다. 고려대학교 후문에서 노점으로 시작한 영철버거는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을 제공하며 고대의 명물이 되었으나, 영업 적자로 인해 문을 닫았다. 폐점한 영철버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대 정경대학생회가 재개업 프로젝트를 기획했으며 이 프로젝트는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와디즈에 공개된 후 5일 만에 2000명이 넘는 사람이 참여해 6000여만 원을 모금한 바 있다.
개인, 혹은 소규모 스타트업 기업, 예술단체 등에 크라우드 펀딩이 갖는 매력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자금 수요자들은 초기 및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고, 잠재적 소비자들이 개발하려는 제품에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사전에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제품 개발 과정에서 문제점이나 보완해야 할 부분에대한 아이디어를 투자자들로부터 받을 수 있다고 평가하기 때문이다. 특히, 예술단체의 경우는 온라인을 통한 모금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소액 결제가 가능하며 나아가 모금 행위 자체가 입소문이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알려져 콘텐츠의 홍보 마케팅이라는 부수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보기때문이다. 이에 현재 국내에서는 주로 사업 초기에 수요 예측이 어렵고 제작과 생산을 위한 최소한의 비용이 많이 드는 제조업이나 상대적으로 자금을 모으기 어려운 문화예술 분야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자금을 확보해나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단순히 스타트업 기업의 신제품 개발과 예술단체의 소규모 프로젝트를 위한 자금 조달의 수단으로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사각지대 이슈를 재조명하고 보다 많은 사람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방법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와디즈에서 지난해 진행한 충북 보은 도서관 설립 프로젝트와 올해 초 진행한 위안부 소녀상 설립 프로젝트 등은 각각 성공적으로 지역 사회 발전과 역사 인식 개선에 공헌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최초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효과적인 크라우드 펀딩

정부, 시민단체, 민간 기업 등이 정책적·전략적으로 크라우 드 펀딩과 같은 개인 기부에 주력하는 상황은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9월 포털 사이트 다음은 사용자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저널리스트를 비롯한 콘텐츠 생산자 를 후원하는 ‘뉴스펀딩’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펀딩을 시작하 고 2016년에는 이를 ‘스토리펀딩’으로 확장 브랜딩했다. 크 라우드 펀딩을 통해 모든 제품 혹은 프로젝트가 엄청난 운영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 단지 다양한 형태 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시드머니(seed money·종잣돈)를 만들거나 많은 사람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 서 희망적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제품 혹은 프로젝트가 얼 마나 설득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얼마나 긍정적인 태 도를 견인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요소다. 소비자 혹은 기부자들의 참여를 더욱 촉진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프레 임의 구조를 연구해보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다.문화+서울

글 한지연
서울문화재단 제휴협력실장
그림 손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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