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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호

콘서트 경제, 중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

2023년 열린 저우제룬 콘서트 현장과 2017년 공연 모습 ⓒJVR Music Int’l, Ltd.

중화권 톱스타 저우제룬周杰倫(주걸륜)의 전국 투어 콘서트가 열린 지난 10월 12일 저녁 상하이 쉬후이구의 상하이 스포츠경기장. 이날 콘서트장에 입장한 관객은 7만 2천 명이지만, 미처 티켓을 구하지 못한 음악 팬들이 인근 주택가와 육교를 점령해 경기장 주변은 사실상 스탠딩 좌석이나 다름없었다. 티켓을 구하지 못한 팬들은 접이식 의자를 현장으로 주문하고 맥주 같은 음료나 야식거리를 배달시켜 먹으면서 마치 콘서트장 안에 있는 것처럼 환호했다. 중국의 음식 배달 플랫폼이자 애플리케이션 어러머餓了?에 따르면, 이날 저녁 상하이 지역 음식 배달 주문량은 전날보다 24% 급증했으며 특히 경기장이 소재한 쉬후이구 지역의 음식 배달 주문량은 1.5배 가까이 늘었다. 중국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유명 가수의 콘서트나 음악 축제·공연이 속속 재개되면서 콘서트 경제가 활황을 띠고 있다. 중국공연협회에 따르면 올해 중국 중추절·국경절 연휴(9월 29일부터 10월 6일까지) 기간 중국 전역에서 콘서트·음악 축제가 121차례 열렸다. 과거 국경절 연휴 기간 많아야 10여 차례 공연이 열린 것과 비교된다고 중국 매체 ‘제몐망’은 보도했다. 이에 따른 관객 수만 83만 6,600만 명, 티켓 수입만 해도 5억 4,100만 위안(한화 약 1천억 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문화예술 공연을 통틀어 집계하면 연휴 기간 중국 전역에서 열린 상업 문화예술 공연만 4만 4,237차례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배 넘게 늘었다. 코로나19 발발 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50%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관객 수는 1,180만 명, 공연 티켓 수입은 20억 위안(한화 약 3,700억 원)으로, 모두 전년 동기 대비 3~4배 넘게 늘었다. 중국에서 공연을 즐기는 관객의 연령대는 18~34세가 75%로 가장 많다. 특히 청년들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제로 코로나’ 방역으로 즐기지 못했던 문화·스포츠 경험에 아낌없이 지출하는 데다가, 중국 경기 불황 속 사치품 소비보다는 실용적인 소비를 선호하는 경향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라면 기꺼이 수백 킬로미터 밖에서 비행기를 타고 날아올 정도다.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 학원 강사로 근무하는 20대 후반의 쉬 씨는 타이완 스타 록밴드 메이데이 五月天(우웨톈)의 열렬한 팬이다. 올해만 이미 세 차례 메이데이 콘서트를 찾은 그는 10월에 광저우로 날아가 한 번 더 콘서트를 ‘직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전에만 해도 1년에 평균 두 차례씩 콘서트장을 찾았던 그는 지난 3년간 코로나19 방역으로 콘서트를 즐길 자유를 누리지 못한 데 따른 보상 심리가 크다고 말했다.

타이완 스타 록밴드 메이데이 ⓒB’in Music

음악 팬들을 중심으로 한 요식·여행·관광·숙박 등 소비도 급증하면서 ‘콘서트 경제’가 올해 중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른 모습이다. 콘서트 경제는 유명 가수의 대규모 공연이 열리는 지역에서 소비가 급증하고 관련 일자리가 늘어나는 현상을 일컫는다. 현지 관광·요식·숙박업 매출이 늘고 야광봉 등 공연용 굿즈와 관련 조명·무대 장비도 불티나게 팔리며, 콘서트 경제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모습이다. 중국공연협회는 국경절 연휴 기간 음악 축제나 콘서트 개최에 따른 소비 견인 효과가 약 20억 위안(한화 약 3,700억 원)에 달한다고 잠정 집계하기도 했다. 실제 지난 6월 말 하이난성 하이커우시에서 나흘간 열린 저우제룬의 콘서트에 무려 15만 4,600명 관객이 몰렸는데, 이 기간 하이커우시가 벌어들인 관광 수입만 약 10억 위안(한화 약 1,850억 원)으로 단오절 연휴 관광 수입보다 3배 많았다. 대형 콘서트가 왠만한 명절 연휴보다 더 큰 경제적 효과를 내는 것이다. 콘서트 경제에 따른 효과는 물론, 도시 브랜드 이미지 개선을 기대한 지방정부마다 소비 촉진을 위해 보조금까지 지원하며 유명 가수 콘서트나 음악 축제를 적극 지원 사격하고 있다. 하이난성의 경우, 현재 대형 음악 축제와 콘서트 같은 공연 행사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3만 명 이상 관객을 동원한 대형 공연이나 스포츠 행사를 주최한 기업에 관객 수에 따라 최대 150만 위안(한화 약 2억 7,800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한편, 올해 들어 중국 내 콘서트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정가보다 수십 배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암표도 극성을 부렸다. 앞서 9월 톈진에서 열린 저우제룬의 콘서트 맨 앞줄 좌석을 암표상이 정가 2천 위안보다 80배 높은 최고 16만 위안(한화 약 3천만 원)에 팔았다는 기사도 나왔다. 암표상을 근절하기 위해 중국 정부도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 9월 중국 문화관광부와 공안부는 관객 수 5천 명이 넘는 콘서트와 음악 축제 등 대형 상업 공연 활동에 대한 관리 강화 규범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티켓 1인 1매 판매, 신분증 검사를 통한 실명 인증, 티켓 수량의 85% 이상 공개 판매 등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됐다.

배인선 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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