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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12월호

기부문화가 필요한 이유 기부, 예술의 공유 가치를 만드는 방법
우리가 바라는 아름다운 세상은 개인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다행히 복지가 최근 공동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지만, 예술 분야는 여전히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예술을 누릴 수 있는 권리를 모든 국민이 평등하게 얻으려면, 무엇보다 기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와 기부문화 확산이 필요하다. 기부는 돈 많은 개인이나 단체가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공유해야 할 사회적인 가치임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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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수년 전 안중근 의사 기념관 건립을 위해 후원금을 모금한다는 기사를 읽고 가족회의를 열어 기부하기로 결정한 적이 있다. 온 가족의 기부금을 합하면 더 큰 금액이 되겠지만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자신의 이름으로 기부하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각자의 이름으로 기부금을 만들어 모금 사무국을 방문했다. 온 가족이 각각 저금통을 깨서 가져온 상황이 특이했던지 신문에 기사화되기도 했는데, 기념관이 완공된 뒤 아이들과 방문하여 자신의 소중한 돈이 어떤 선한 결과물을 가져왔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이 경험은 우리 가족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았다.
부모라면 누구나 자신의 자녀가 더 나은 세상에서 더 좋은 삶을 살길 바랄 것이다. 이를 위해 많은 부모들이 편안한 길, 검증된 길을 선호하며 이미 성공한 사람들이 살아온 길을 따라가는 것이 좋은 인생을 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착각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부모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자녀 교육은 ‘꿈’을 갖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꿈을 통해 내 이웃과 사회에 어떤 유익함을 미칠 수 있는지를 고민하게 하면서 뜨거운 열정을 품고 노력하게 해야 한다. 남이 만들어놓은 길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은 좀 더 쉽게 갈 수 있는 인생일지는 몰라도 허무감이나 방황의 늪으로 빠지기 쉬운 인생이다. 진정한 성취감과 세상을 유익하게 변화시킬 수 있는 열정을 기대하기엔 너무 편안하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가 바라는 더 나은 세상과 더 좋은 삶은 결코 혼자 힘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내 이웃과 함께 가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과 세상을 유익하게 변화시키고자 하는 다수의 열정이 합쳐질 때 가능하다. 최근 복지가 국가적 관심이 되면서 저소득층에 대한 혜택이 많아지고 교육 시스템과 사회 시스템이 개선되는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예술 분야는 이런 복지 혜택의 사각지대에 있는 듯하다. 예술교육이 인성의 발달과 지성과 감성의 균형 잡힌 성장 및 건강한 인격체 형성에 중요한 요소임을 깨닫지 못한 까닭일 것이다.

함께 만드는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재단은 저소득층 아동과 청소년들을 위해 다양한 문화예술 사업을 시행함으로써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주역들이 좀 더 풍부한 감성과 지성을 갖춘 건강한 인격체로 성장하도록 돕고 있다. 우선 아동, 청소년들의 특기적성 활동 지원사업은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방과 후 학교 수업에서는 배울 수 없는 것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자기 안의 개성과 다양성을 계발하게 하고, 아이들이 자신의 생활 속에서 작은 즐거움 하나를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또한 문화적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산간벽지, 소외지역 아동 및 청소년들에게 ‘문화체험’이라는 작은 감동의 씨앗을 제공함으로써 아이들이 어엿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문화체험 활동 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여행은 길 위의 선생님 없는 수업이다!’라는 가르침을 깨달을 수 있도록 청소년들의 여행을 지원하는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가족의 부재나 해체로 시설에서 생활하는 아이들, 혹은 빈곤한 가계로 인해 복지단체의 지원을 받고 있9는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여행은 꿈꾸기 힘든 사치일 수 있다. 희망의 길 떠나기를 지원함으로써 삶의 팍팍함과 각박함에서 벗어나 삶의 여유로움을 느끼게 해주고자 하는 사업이다.
한편, 엘 시스테마(El Sistema)는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무상으로 악기를 주고 음악을 가르쳐 베네수엘라의 빈민가 아이들을 마약과 범죄로부터 보호하고, LA 필하모닉의 음악감독이자 상임지휘자인 구스타보 두다멜 같은 세계적인 음악가를 배출한 음악교육 시스템이다. 우리 민족은 유독 예술적 재능이 풍부하다. 예술에 소질이 있어도 비싼 사교육비로 인해 배울 기회를 갖기 힘든 저소득층 아동과 청소년에게 예술을 배울 수 있는 교육의 기회를 후원해주는 것이야말로 후세대에 대한 진정한 투자가 아닐까 싶다.
사랑의 폭을 넓히자. 관심의 폭을 넓히자. 나부터 더 좋은 세상 만들기에 참여하자. 일회성 기부와 후원을 넘어 사회적 문화와 시스템으로서 기부문화를 만들고 예술을 사랑하고 아끼는 공유 가치를 만들어보자.

글 박성연_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 아름다운재단 이사
그림 박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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