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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호

임흥순 개인전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과 2017 통일 테마전 <경계 155>, <더불어 평화> 분단을 사유하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상처와 고통, 갈등의 근원을 좇다 보면 궁극적으로 수렴되는 하나의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바로 ‘분단’이라는 현실이다. 이 현실을 직시하고 숙고해볼 만한 전시가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는 임흥순 작가의 개인전, 그리고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통일 테마전이다. 전자가 개인의 드라마틱한 삶을 통해 분단의 처참함을 드러냈다면, 후자는 분단 70년을 향하는 남과 북의 현재를 건조하게 바라본다.

공간, 공감 관련 이미지 1 임흥순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 영화 스틸.

무엇이 우리를 갈라놓는가?

임흥순 개인전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2017. 11. 30~4. 8

2015년 베니스 비엔날레 은사자상을 수상한 임흥순 작가가 2년 만에 선보이는 전시회다. 작가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분단이라는 질곡의 현대사로 일상이 파괴되는 아픔을 겪었던 여성 4명의 삶을 보여준다. 독립운동을 했던 정정화 씨(1900~1991), 제주 4·3사건으로 가족을 잃은 김동일 씨(1932~2017), 빨치산 생존자인 고계연 씨(85), 베트남전쟁 당시 위문단으로 참가했다가 현재는 이란에 정착한 이정숙 씨(73)가 그 주인공이다.
전시회는 43분짜리 영상작품이 중심이 된다. 당사자나 지인들과의 인터뷰, 실제 역사의 장소를 찾아 찍은 다큐멘터리, 작가의 상상력으로 연출된 영상 등으로 구성됐다. 영상이 상영되는 전시장은 영화 세트장처럼 꾸몄다. 마치 산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 든다. 네 여성이 모두 ‘살기 위해’ 산으로 올라갔고, 그곳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을 잃었다는 공통적인 사연이 있기 때문에 ‘산’을 주요한 장치로 사용했다는 것이 작가의 설명이다. 또 다른 전시장에서는 고인의 유품, 분단을 상징하는 설치작품을 만날 수 있다. 작품을 감상하는 내내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끊임없이 맞닥뜨리게 된다. 임 작가는 “유령처럼 우리 사회와 무의식에 스며들어 있는 분단의 현실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전시 의도를 밝혔다.

공간, 공감 관련 이미지 2 안승일 <백두산 천지>, 코팅 인화지, 200×480cm, 1999.

공간, 공감 관련 이미지 3 김정헌 <이상한 풍경>, 캔버스에 아크릴, 132×163cm, 1999.

적대 대신 평화를

2017 통일 테마전 <경계 155>, <더불어 평화>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2017. 12. 5~2. 4

전시회는 두 개의 소주제로 구성된다. 분단의 상처를 직시하고 인식하는 <경계 155>,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고 위로하는 <더불어 평화>다. 155는 짐작하다시피 휴전선 155마일을 의미한다. 김정헌 작가의 <이상한 풍경>은 일상이 되어버린 분단을 그려낸다. 멀찍이 선 두 개의 철탑에 각기 태극기와 인공기가 걸려 있고 희뿌연 허공 아래 군사시설물이 놓여 있는 을씨년스러운 풍경은 기묘한 안도감을 준다. 양지희 & 다음학교 학생들의 작업 <나의 살던 고향은>은 남쪽에 살고 있는 탈북민들의 기억을 복원해 화폭에 옮겨 담은 작품이다.
<더불어 평화>에는 치유와 위로라는 주제를 의식한 듯 예술적 사명감을 드러낸 작품들이 많다. 눈에 띄는 소재는 민족의 동질감, 근원을 강조하는 백두산이다. 남북한 백두대간을 종주한 최초의 외국인 로저 셰퍼드, 사진작가 안승일이 각각 이를 화면으로 담아냈다. 오윤의 <통일대원도>는 단군신화를 상징하는 푸른 곰과 붉은 호랑이, 민중이 뒤섞여 신명나는 잔치를 벌이고 있는 그림이다.
전시회에는 모두 79점의 작품이 소개된다. 이 중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공모한 작품 15점도 포함돼 있다. 통일에 무관심하거나 부정적 시각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적대가 아닌 평화를 사유해보자는 것이 이 전시의 취지다.

글 박경은_ 경향신문 기자
사진 제공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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