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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토크

4월호

예술가-관객-시민 만남의 장

서울연극센터 지면 집들이

벽돌 건물이 익숙한 대학로 한가운데에 전면이 투명하게 들여다보여 호기심을 자아내는 4층 건물을 누구보다 먼저 둘러봤다.

대학로에 전면 유리 건물이 들어섰다. 붉은 벽돌의 건물들이 늘어선 대학로 특유의 풍광을 떠올린다면 다소 의아할 수 있다. 대학로 6차로는 김수근 건축가가 본인의 시그니처라 할 수 있는 벽돌을 집중적으로 사용한 아르코예술극장과 미술관, 샘터 사옥(현 공공그라운드) 등이 줄지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2007년 개관해 16년 동안 연극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플랫폼 역할을 한 서울연극센터가, 대학로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 전면 유리라는 새 옷으로 단장을 마치고 다시 문을 연다.
지상 4층 규모의 서울연극센터는 연면적 942.61m2로, 라운지, 다목적실, 공유랩, 세미나실, 스튜디오 등으로 구성됐다. 연출가·작가·기획자·배우·무대 디자이너 등 여러 현장 예술가 및 건축 전문가가 참여한 자문회의와 연구를 통해 많은 이의 고민과 바람을 눌러 담은 공간이다.

먼저 공간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1층은 전 층이 라운지로 조성됐다. 대부분 소극장은 로비가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아 관객이 대기할 장소가 협소하다. 서울연극센터의 1층은 대학로에서 펼쳐지는 공연예술에 관한 정보를 얻거나 공연 시작 전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다. 이를테면 대학로 소극장들의 공공 라운지라 할 수 있다.
리모델링 이전에도 서울연극센터 1층에서는 대학로 내 소재한 약 140개 공연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대학로 문화지도’를 비롯해 다양한 공연단체의 홍보 리플릿을 열람할 수 있었다. 새롭게 달라진 서울연극센터에는 대형 전광판과 모니터를 활용해 공연이나 단체를 홍보할 수 있는 비디오월이 조성됐다. 종이 홍보물 제작이 줄어드는 환경을 반영한 공간의 변화지만, 비디오월 맞은편에는 여전히 공연 소개 리플릿을 비치할 수 있는 게시대도 마련됐다. 대학로에서 펼쳐지는 공연이 궁금할 땐 한 번씩 둘러보길 추천한다.

평소에는 방문객의 휴식을 위해 테이블이나 의자로 쓰이는 가구가 종종 소규모 프로그램을 위한 무대로 변신할 수 있는 특징도 있다. 조각난 10개의 가구가 모이면 반원형의 무대가 되는 것이다. 날이 좋은 봄·가을에는 폴딩도어를 모두 열어 야외의 풍광을 실내로 끌어들이는 소풍 같은 시간도 보낼 예정이다.
2층은 연극인을 위한 공간이다. 워크숍이나 연습을 할 수 있는 다목적실 1개와 회의 혹은 작은 세미나를 진행할 수 있는 세미나실 2개, 그리고 각종 문서 작업을 할 수 있는 공유랩이 마련됐다. 1층이 대학로를 방문한 모든 이들을 위한 곳이라면, 2층은 예술가가 조금 더 창·제작에 집중할 수 있도록 꾸린 곳이라 할 수 있다.

3층에는 약 60평(196.35m2) 규모의 스튜디오가 조성됐다. 공연·포럼·전시·쇼케이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펼치고 실험할 수 있는 장이다. 서울연극센터의 장수 사업인 연극인 역량 강화 교육 프로그램 ‘PLAY-UP 아카데미’를 비롯해 젊은 극작가의 축제 ‘희곡제’, 활발히 활동하는 배우들과 만나는 토크 프로그램 ‘퇴근 후 공연 전’까지, 다양한 자체 기획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예술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동시대 연극계 이슈나 어젠다를 다루는 학술행사, 시민 연극 워크숍도 마련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4층엔 대학로의 경치를 볼 수 있는 옥외 휴게공간이 마련됐다. 대기가 깨끗한 날이면 북악산과 성북동까지 선명하게 볼 수 있다. 도심 속에서 잠시나마 망중한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이곳 혜화역 4번 출구 앞은 긴 역사를 가진 터다. 1965년엔 서울북부교육청이 자리잡았고, 교육청이 떠난 1981년부터 혜화동사무소로 쓰이다 2007년부터 서울연극센터가 쭉 자리를 지켰다. 다사다난한 2년여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마침내 2023년 4월, 다시 문을 여는 서울연극센터에 또 다른 시간의 테가 새겨질 것이다. 대학로를 찾는 시민과 연극을 찾는 관객, 관객을 맞이하는 예술가가 서로 이어지는 만남의 장이 되길 바라본다.

김영민 서울문화재단 서울연극센터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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