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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3월호

작가의 방
‘작가의 방’에서는 문화예술계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를 선정해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본 게시글은 《한겨레》의 <서울&>에 소개되는 ‘사람in예술’에 동시에 게재됩니다.
작가 유화수기술 발전과 장애의 관계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작업은 아니에요.”

예술과 기술이 만나는 융합예술 플랫폼 ‘언폴드엑스Unfold X’에 참여한 유화수 작가는 자신의 출품작 <데이지의 더 이상한 기계>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이 작품은 첨단 장비를 사용한 새로운 기술과 단순한 움직임을 보이는 진부한 기술을 통해 ‘기술 발전과 장애의 비대칭적 관계’를 설치와 영상으로 표현한 것으로, 김초엽 소설가의 <데이지의 더 이상한 기계>에서 출발했다. 김초엽 소설가는 소설에서 “기술의 발달이 과연 장애를 소거시켜 줄까? 그렇다면 기술의 효용가치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까”라는 물음을 던진다. 유화수 작가의 작품도 비슷한 질문에서 시작했다.
“우리는 신기술과 매체의 탄생을 지켜보면서 받아들이고 있지만, 그것을 자신의 삶에 어떻게 적용할지 상반된 차이를 보입니다. 여전히 1970년대에 머물러 있는 자와 제멋대로 오해하고 선택적으로 소화하는 자들이 혼재하죠.”
이렇듯 작품은 기술 이면에 존재하는 변종과 여기에서 발생하는 가능성에 주목했다. 수많은 기술이 탑재된 기계들이 가동되면서 기능적으로 충돌과 오작동을 하게 된다. “애초 제조 목적과 다른 지점에서 작동되는 기계는 애프터서비스가 불가하지만, 작업 안에서 상호보완적 기능과 역할이 발생해 나름대로 질서를 찾고 연립하는 구조를 가지게 됩니다.”
앞선 궁금증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작품에 기대하는 바에 대해 유화수 작가는 자기 생각을 이렇게 정리했다. “새로운 기술과 매체가 등장하면 동시에 배제되거나 소외되는 기술도 생겨요. 이는 기술을 받아들이는 자에게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받아들이느냐 마느냐로 나누기 전에 기술의 발달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여러 층위에서 고민하기 위해 <데이지의 더 이상한 기계>는 느릿느릿 더디게 돌고 돕니다.”

유화수는 동국대에서 조소 전공으로 학사와 석사 과정을 졸업했다. 개인전 <잡초의 자리>(2021) <Shadow Working>(2018, 중국) <Working Holiday>(2016, 독일), 프로젝트 기획 ‘잘못 보이고 잘못 말해진’ ‘정상궤도’(이상 2019), ‘당신의 각도’(2018) ‘세운+대림상가’(2017) 등을 개최했다. 중국·독일의 레지던시, 고양레지던시·창동레지던시 등에 입주한 바 있다.

음악가 김지현‘10년 무료 공연’의 열정
“저는 피아노를 가르칠 수 있는데, 혹시 배우고 싶은 친구가 있으면 연락해 주세요.”

서울 종로구 안국동 한국걸스카우트연맹 회관 10층 강당에서 열리는 송년음악회 <러브러브 콘서트>는 10여 년 전 김지현 교수가 한 장애인을 후원하는 블로그에 남긴 이 쪽지에서 출발했다.
얼마 뒤 그에게 앞을 보지 못하는 초등학생이 연락했는데, 처음엔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몰라 막막했단다. 그러나 서로 음악으로 소통했으며, 이제는 어떤 벽도 허물 수 있다고 믿게 됐다.
“악보를 읽힐 땐 제가 피아노로 쳐서 녹음해 들려줬어요. 그때 만난 아이가 상명대 피아노과 3학년이 돼 연주자로 나서요. 2018년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에서 만난 발달장애 중학생 쌍둥이 형제도 음대 졸업생이 돼 연주합니다.”
김지현 교수가 2010년부터 매달 열어온 무료 월례음악회 코리안컬쳐리더스 休 콘서트 시리즈 ‘카르페디엠’은 개최 140회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장애와 비장애 청소년이 함께하는 5월과 12월 행사는 “장애인만을 위한 행사는 지양한다”는 신념을 담았다. 오를 무대가 부족해 연주를 보여줄 기회조차 없는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은 행사란다. 그의 진심이 통했는지 2021년 9월에는 목표 금액을 달성하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일부를 후원해 주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크라우드펀딩 매칭지원사업’(카카오같이가치) 모금을 시작한 지 나흘 만에 목표액 300만 원을 달성했다.
10년 넘게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도움을 받지 않고 꿋꿋하게 행사를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일까. “장애 청소년들에게 제가 할 줄 아는 피아노를 가르치면서 개인적으로 시작했는데, 이제는 주위 많은 분이 도와주고 있어요. 그런데 계속된 지원을 보장받지 못하니까 자라나는 아이들을 잡고 있을 수는 없네요. 그래도 악기를 경험하지 못한 아이들을 계속 찾아나서는 일이 제게는 무엇보다 소중합니다.”

김지현은 독일 만하임 국립음대 학사·석사 과정, 쾰른-아헨 국립음대 박사 과정을 졸업했다. 현재는 가톨릭대학 음악과 겸임교수, 코리안컬쳐리더스 대표를 맡고 있다. 그동안 사단법인 서울튜티앙상블의 예술감독, 피터팬클럽(발달장애인 문화예술공동체) 예술감독, 서울시 시민청 운영자문위원장(2017~2021) 등을 지냈다.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IT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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