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메뉴로 바로가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문화+서울 seoul foundation for arts and culture

문화+서울

문화+서울

  • 지난호 보기
  • 검색창 열기
  • 메뉴 열기

사람과 사람

9월호

작가의 방
‘작가의 방’에서는 문화예술계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를 선정해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본 게시글은 《한겨레》의 <서울&>에 소개되는 ‘사람in예술’에 동시에 게재됩니다.
우희서 작가 공사장도 당당한 전시장

“이 고난을 어떻게 하면 극복할 수 있을까?”

한창 철거가 진행 중인 대학로 한복판에 있는 옛 동숭아트센터. 내년 6월 개관을 목표로 리모델링에 속도를 가하는 이곳의 가림막을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킨 우희서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재작년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그의 앞길에 넘어야 할 문턱은 좀처럼 낮아지지 않았다. “전시를 하려고 대관 신청을 해도 번번이 떨어지더라고요.” 경력이 부족한 신진 작가의 한계였을까. 그러나 이에 굴하지 않고 가능한 한 많은 전시장 정보를 같은 고민을 가진 동료들과 공유하기 위해 <이 벽 뚫어도 돼요?>를 기획했다. 더불어 대중으로부터 외면받은 순수미술을 위해 기획한 <@개찰구>는 좀 더 많은 작품이 팔리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을 담은 프로젝트다.
우 작가는 자신에게 닥쳐온 역경을 한탄하기보단 스스로 개척하는 도전을 선택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도 그에겐 또 하나의 도전 과제였다. 기성 작가들이 멋진 화이트 큐브(White Cube)에서 전시하는 것을 빗대 혼잡한 공사장에서라도 작품이 공개되면 어떨까 고민한 실험적 아트 프로젝트인 <화이트 배너>(~6월 30일)를 준비했다.
“전시를 돋보이게 하는 ‘화이트’만 갖춘다면 어디서 전시를 여는지는 중요하지 않거든요.” 내년이면 예술가들을 위한 ‘예술청’으로 탈바꿈하는 이곳의 의미를 되살려 7월부터는 2주마다 다른 작가의 아이디어가 연속해서 이어졌다. 프로젝트 시작을 알린 우 작가는 코로나19 환자 치료와 방역에 사력을 다하는 의료진의 헌신에 감사의 마음을 담아 ‘섬데이 이즈 투데이(Someday is Today)’를 공개했다. 가림막엔 방진복을 입은 사람이 검은 천을 뚫고 나오는 모습이 나오는데, 작품 속 사진이 의미하는 바를 이렇게 들려줬다. “끝날 줄 모르는 코로나19가 언젠가는 종식되겠죠? 그 미래의 ‘언젠가’가 하루빨리 ‘오늘’이 됐으면 좋겠어요.”

우희서는 건국대학교 현대미술학과를 졸업했다. 기획 프로그램으로는 <이 벽 뚫어도 돼요?>(2020), <이야기청>(2020), <화이트 배너>(2020년 1~11월), <@개찰구>(2019년 11~12월), <A/S 성북진경점>(2019년 10월), <공연 For time-poor>(2018년 6~12월)가 있으며, 그룹 전시로는 <영, 바라보다>(2018년 8월, 써포먼트갤러리)가 있다.

임선이 작가‘낯섦’이라는 어떤 희망

“쇠 굽 달린 신발을 벗어버리고 가벼운 걸음을 시도해 보고 싶다”

중견작가 임선이 씨가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는 전시 <왼손의 움직임: 에필로그>(~7월 9일, 금천예술공장)를 연 이유를 이렇게 고백했다. 어느 날 문득 머릿속에 ‘반백 살에 쉼표를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그이기에, 쉬지 않고 달려온 자신을 되돌아보고 싶다는 고백으로 들린다.
그는 이번 전시를 “오른손의 수고를 잠시 접고, 왼손이 갖는 어설프고 낯선 중얼거림”이라 비유했다. 한 몸에 존재하는 왼손과 오른손의 차이는 무엇일까. 오른손잡이인 그에게 왼손의 어색함을 표현한 것이냐 묻자 이렇게 답했다. “수십 년간 쌓아온 작업과 대상에서 벗어나 잠시 시선을 옮겨 낯설게 보는 거예요.”
이번 전시는 동료 작가 8명과 함께 열었던 전작 <왼손의 움직임>의 연장선이라고 보면 된다. 전작에 참여한 작가들이 모두 1970년대에 태어난 화려한 경력의 작가들인데, 자신의 목표를 위해 달려오다 멈춰 서고 낯선 시도를 한 것이 공통점이다. 지금까지 공개된 것과는 다른 결과물이 전시됐다. 이전과는 다른 감각을 실험해 만든 것들이다.
모두 다양한 레지던시를 거쳐 만난 인연인데 그들에겐 공통의 관심사가 있었다. 2000년대 초반부터 많은 창작 활동 기회가 주어졌지만, 어느덧 40대 중반을 넘기자 지원의 사각지대에 빠지는 상황이 닥쳐왔다는 것이다. 임 작가 역시 한때는 건강상의 이유로 작업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그간의 노하우를 녹여내 다시 날갯짓했다. 제2의 인생을 위해 도약하는 그에게서 이번 전시 이후의 삶에 대한 기대를 엿볼 수 있었다. “청년작가들과 같이 ‘힙’하지는 않으나 ‘스타일’이라는 명분으로 자칫 고착될 수 있는 작업 양식 안에서 이번 전시를 통해 유연성을 얻어 새로운 작업을 해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임선이는 중앙대학교와 동 대학원의 조소과를 졸업했다. 주요 전시로는 <제1회 JCC 예술상&프런티어 미술대상 수상자 전시>(2017), <Photo-initially, finally>(2019), <반려생활-Companion>(2019), <아트경기 유니온아트페어>(2019) 등이 있다. 수상 경력으로는 송은미술대상전 장려상(2004, 2008), 제28회 중앙미술대전 올해의 선정작가25(2006), 대한민국청년비엔날레 청년작가상(2006) 등이 있다.

글 이규승_서울문화재단 홍보IT팀장
위로 가기

문화+서울

서울시 동대문구 청계천로 517
Tel 02-3290-7000
Fax 02-6008-7347